게임, 회사, 부스 그리고 이벤트까지. 저마다 다른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현장을 찾은 팬들. 올해는 무얼 기대하고, 또 어떻게 찾아왔는지. 입장 전 기다리는 팬 직접 물어봤습니다.

1 지스타 신작? 이건 꼭 해봐야 해!
지스타를 찾는 가장 많은 이유는 단연 지스타를 통해 직접 플레이하고, 또 처음 만날 수 있는 신작일 겁니다. 실제로도 많은 팬들이 지스타를 찾은 이유를 신작 플레이로 꼽았기도 했고요.
물론 팬들마다 기대하는 게임의 이름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게임은 '아이온2'였는데요. 물론 이번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긴 했지만, 출시를 얼마 앞두지 않은 만큼 다른 게임보다는 언급이 덜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일부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아이온2'의 실제 플레이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은 분명 커보였습니다. 지스타의 문이 열리고 가장 많은 팬이 몰리고, 가장 빨리 시연 줄이 채워졌던 곳도 여기였으니까요.
만만치않게 이름이 많이 언급된 게임에는 '팰월드 모바일'도 있었습니다. 팰월드가 분명 기록적인 스팀 플레이어 수를 달성하고, 인기도 많았던 게임인 만큼 이걸 모바일로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게 그 이유입니다.

'몬길: 스타 다이브'를 기대하고 지스타를 찾은 팬들도 많았습니다. 몬스터 길들이기 IP 신작인 만큼, 전작을 플레이한 팬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몬길: 스타 다이브' 플레이를 가장 기대한다고 말한 팬 중 절반은 전작을 해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이번 신작이 신규 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혹은 IP의 힘이 강력하다고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대형 게임사가 아님에도 많은 팬이 꼭 플레이하고 싶었던 게임으로 꼽힌 게임은 '산나비: 귀신 씌인 날'입니다. 이번 외전은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담당하긴 했지만, 원더 포션이 개발하는 인디 게임 포지션의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전작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팬들의 기대가 높았습니다. 현장 시연 대기줄 역시 빠르게 채워지기도 했고요.
팬들은 이렇게 지스타에서 직접 시연한 게임 플레이가 향후 게임을 즐길지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습니다. 분명 지스타가 게임을 알리는 데, 팬 층을 확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2 어디 재미있는 부스 없나요?
신작 게임에 대한 기대를 가진 팬들은 보통 지스타에 앞서 게임사의 특설페이지, SNS, 유튜브 채널 등을 직접 찾아갈 정도로 지스타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얘기는 반대로 그런 정보를 직접 찾기보다는 회사 이름 정도만 찾아보고 현장을 찾는 팬도 많았습니다.
사실 부산이나 가까운 인근 지역에서 지스타를 방문한 팬들이 이렇게 현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 하나를 보고 오기보다는, 일종의 지역 축제로서 지스타를 찾아오는 거죠. 그런데 의외로 먼 지역에서 처음 지스타를 찾아왔음에도 회사에 대한 간단한 정보나 행사 자체를 즐기러 온 팬들도 많았습니다. 서울, 화성, 대전 등 각지에서 찾아온 팬들이 지스타의 모습을 직접 체험해보고자 처음 지스타를 찾았죠.

기대하는 부스, 회사도 달랐습니다. 아이온2 외에도 '신더시티'의 시연, 그리고 새롭게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새롭게 공개하기도 한 엔씨 소프트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낸 팬들이 많았죠. 웹젠의 경우 신작 '게이트 오브 게이츠'의 플레이존을 마련하고, '프로젝트 G'의 영상도 새롭게 공개했죠.
구글 플레이 부스 역시 관심가는 부스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특히 구글 플레이 이용자를 위한 이벤트와 플래티넘 멤버 이상을 위한 전용 보물찾기 이벤트를 따로 준비해 이용자들이 꼭 방문할 만한 내용으로 꾸려졌습니다. 해외 게임쇼에서도 느끼는 부분이지만, 의외로 현장에서 주는 굿즈, 이벤트 상품을 얻기 위해 게임 이벤트를 찾는 팬들도 많습니다. 지스타 역시 여러 부스 돌아다니며 집에 갈 때는 양손 가득 상품을 챙겨갈 수 있는 행사니 충분히 매력이 있고요.
별다른 정보 없이 현장을 찾아온 팬들도 있습니다. 첫날은 행사를 넓게 둘러보고, 내일이나 주말 본격적으로 재미있는 게임들을 시연하고, 또 부스를 찾아가겠다는 거죠. 이렇게 지스타를 즐긴다는 유저도 20% 정도는 됐습니다.
확실히 지스타가 단순히 열성 게임팬만을 위한 축제에 그치기보다는, 다양한 팬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인디, PC, 콘솔 게임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지스타
앞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올해 가장 기대를 받는 게임 중에는 '산나비: 귀신 씌인 날'이 있다고 했죠? 이 게임을 꼽은 팬들은 앞서 언급된 다른 많은 게임에 대한 선호도는 비교적 낮은 편이었습니다. 평소에 즐기는 게임 플레이 성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찾은 많은 팬이, 연령에 상관 없이 평소 모바일 게임을 많이 즐긴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인디 게임이나 스팀 PC 게임만을 플레이한다고 말한 팬들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주요 게임사의 모바일 게임이나 PC/모바일 멀티플랫폼 게임보다는 PC/콘솔향 게임에 관심을 많이 드러내고 있고요.
그런 부분에서 올해는 이래저래 볼거리가 있습니다. 일단 제1전시장에 오진상사 부스에서는 다양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만날 수 있고, 산나비: 귀신 씌인 날도 1전시장에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제2전시관에서는 더 다양한 게임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워호스 스튜디오에서는 '킹덤컴2: 딜리버런스'를, 세가 아틀러스 부스에는 '페르소나'와 '메타포 리판타지오'로 꾸며진 부스를 접할 수 있습니다. 반다이남코는 에이스 컴뱃 시리즈 30주년을 맞아 시리즈 역사를 살펴볼 수 있게 했고, 블리자드도 다양한 현장 이벤트로 팬들을 맞았습니다.

인디 게임 플레이를 원한다면 코모도의 지스타 인디쇼케이스2.0 부스, 유니티월드를 방문해볼 법합니다. 단순히 대형 게임의 시연 부스 몇개로 채워진 게 아니라, 수많은 인디 스튜디오와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걸어두고, 직접 현장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제1전시관에서 관심 가는 게임 몇 개 즐기고 곧장 제2전시관으로 향하겠다는 팬들도 많았고요.
반대로 제1전시장 중앙에도 다양한 대학교 부스들이 있습니다. 제2전시장으로 향하기 전에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담긴 게임을 체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실제로 대학관에 자신의 작품이 걸려있다고 말한 팬이 두 명 있었는데요. 쑥스럽지만 많은 분들이 게임을 체험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4 팬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기대감을 안고 올해 처음 지스타를 방문한 팬들도 있었지만, 지스타는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행사가 된 만큼 이미 여러차례 지스타를 재방문했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습니다. 잠시 멈췄던 몇년을 제외하고 10년 이상 줄곧 현장을 찾았다는 팬도 드물지 않았죠.
그만큼 지스타는 분명 다시 방문할 만한 행사였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여러번 방문했기에 보이는 아쉬움도 분명 있었고요.

가장 큰 아쉬움이 나왔던 부분은 대기줄 관련 부분이었습니다. 게임 플레이 시간, 관람객들의 밀집도를 생각하면 시연존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오래 기다릴 수야 있다지만, 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줄이 잘리고, 길게는 게임 하나 플레이에 8시간 이상 걸렸다는 팬도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대기가 적은 인디게임 등을 플레이하고 싶어도, 이미 다른 게임 대기줄에 서있으니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한 팬들도 있습니다. 다른 게임 행사처럼 사전 대기표 배부 같은 방식, 그게 없더라도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쓰지 않게 해달라는 이야기도 나왔고요. 상대적으로 제1전시관에 많은 팬이 모일 부스가 몰려있어 인원 통제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예년보다 아쉬운 게임사 참여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즐기는 게임, 관심있는 게임사가 참여하지 않으니, 그만큼 기대감도 떨어진다는 거죠.
반면 꾸준히 투자가 이루어진 컨퍼런스 G-CON에 대한 기대감은 더러 드러났습니다. 사실 연사 면면이 어지간한 국제 게임 컨퍼런스 이상이다 보니, 평소 보고싶었던 유명 개발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으니까요. 꼭 게임 개발자나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올해만큼은 G-CON에 참여하겠다고 말한 팬도 많았습니다.
여전히 만족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분명 개선과 변화를 기대한 관람객도 많았습니다. 올해는, 올해 그렇지 못했다면 내년은,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더 나은 지스타가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