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매튜 릉-해리슨(Matthew Leung-Harrison) 리드 게임 디자이너가 있다. 그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LoL이 단순히 한타로 승리하는 게임을 넘어, 깊이 있는 전략의 재미까지 담겨 있기를 바랐다. 특히 그는 한국 시장을 '전략의 마스터'라고 칭하며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 유저들의 날카로운 분석력과 창의적인 플레이가 이번 시즌의 잠재력을 만개시킬 열쇠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타칸' 삭제부터 정글러 역할의 재정의까지. 그가 직접 밝히는 2026 시즌의 개발 철학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매튜 릉-해리슨 리드 게임 디자이너와의 일문일답이다.

2026 시즌을 앞두고 공들여 만든 '아타칸'이 삭제된다. 구체적인 배경이 궁금하다.
“정글 유저들을 포함해 많은 플레이어들로부터 "맵에 오브젝트가 너무 많아 과부하가 걸린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오브젝트가 지나치게 많으면 스플릿 푸시나 공성전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아타칸을 통해 오브젝트 위치 변화 등 의미 있는 실험을 했지만, 유저들의 피로도를 낮추고 게임의 직관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개발자로서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삭제하는 것이 아쉽지는 않은가?
“리그 오브 레전드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적응하는 게임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반응이 엇갈리면 과감히 제외하는 과정 또한 게임 발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모든 유저가 보편적으로 사랑했다면 유지했겠지만, 게임이 복잡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기에 삭제를 결정했다. 이러한 유연함이 롤을 계속 살아있는 게임으로 만든다고 믿는다.
신규 챔피언 시네마틱에서 아타칸이 죽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 패치와 연관된 것인가?
“아타칸의 삭제가 결정된 뒤에 게임 시네마틱 팀과 어느 정도 협업이 진행된 건 맞다. 이번에는 상황이 잘 맞으면서 게임적으로 결정된 요소가 시네마틱을 제작할 때 잘 반영이 되었다. 이런 작은 요소들이 모여서 유저들이 LoL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글러의 영향력을 줄이는 패치를 단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 구간에 걸쳐 "정글러가 너무 강력하다"는 의견이 꾸준했다. 특히 첫 바위게 교전 결과가 게임 전체의 승패를 너무 일찍 결정짓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우리는 정글러뿐만 아니라 모든 포지션이 공평하게 게임에 기여하길 원했다. 또한, 라이너들이 정글러의 개입에 대한 과도한 공포 없이 라인전 자체의 묘미를 즐길 수 있도록 밸런스를 조정하고자 했다.
이런 큰 변화는 프로게이머들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점을 고려하고 있나?
“물론이다. 패치 노트의 텍스트로 볼 때보다 실제 게임 내 체감 변화는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선수들의 커리어와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에 언제나 매우 면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게임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표와 선수들의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맹의 방패' 달성 여부를 게임 도중에 알 수 있나? 악용 가능성은 없나?
“게임 도중에는 알 수 없고, 종료 후에 알려준다. 미리 알게 될 경우 고의로 게임을 망치는 등의 부정 행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챔피언 선택 창에서 포지션을 교환(스왑)하여 이득을 취하거나 매칭을 조작(어뷰징)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포지션을 교환하면 용맹의 방패 혜택은 사라지도록 설계했다. 악용 사례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즉각 대응할 것이다.
이번 패치의 목표로 '다양한 운영'과 '전략적 플레이'를 꼽았다. 어떻게 정의하는가?
“스타크래프트의 상성 관계를 떠올리면 쉽다. 프로토스의 한타 조합을 저그의 기동성과 게릴라 전술로 상대하듯, '가위바위보' 같은 물고 물리는 전략 구조를 만들고 싶다. 현재는 한타 조합이 너무 강력해 스플릿 운영이 무력화되는 경우가 많다. 각 전략이 확실한 강점과 보상을 가져 서로 비등하게 겨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미니언 생성 시간이 빨라지고 주기도 짧아졌다. 게임 템포를 올리려는 의도인가?
“그렇다. 발로란트나 모바일 MOBA 등 빠른 호흡의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니즈를 반영했다. 다만 기존 유저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속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푸시하고 싶을 때 미니언이 이미 도착해 있는" 쾌적한 흐름을 만들고자 했다.
한국 PC방에는 로딩 시간에 잠시 자리를 비우는 흡연자 유저들이 많다. 시간이 줄어들어 아쉬워할 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웃음) 더 빠른 게임 시작과 몰입을 위한 변화인 만큼, 이번 기회에 조금 더 건강한 대안을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만큼 게임이 더 흥미진진하게 빨리 시작될 테니 자리를 지켜주시길 바란다.
전 세계 랭크 게임에 '듀오 큐'가 도입되는데 한국만 제외됐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라이엇 코리아 오피스의 조언을 전적으로 따랐다. 한국은 매우 경쟁적이고 독자적인 로컬 문화를 가진 지역이다. 한국 오피스에서 현지 유저들의 성향을 고려해 시기상조라 판단했고, 우리는 그 의견을 존중했다. 닫힌 결말은 아니며, 한국 오피스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 도입 시기를 조율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전략(Macro)' 이해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번 시즌은 전략적 깊이가 핵심인 만큼, 한국 유저들이야말로 이 변화를 가장 잘 활용하고 새로운 메타를 정립할 '마스터'라고 생각한다. 한국 유저들이 보여줄 창의적인 플레이와 최적화된 전략이 롤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정말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