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다카 디렉터 "헌드레드 라인, 100개의 엔딩 마음껏 즐기기를"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단간론파 개발진의 신작, '헌드레드 라인-최종방위학원'이 한국어화 출시 확정과 함께 AGF 2025에 참가했다.

'헌드레드 라인'은 '단간론파' 시리즈로 유명한 코다카 카즈타카와 극한탈출 시리즈의 우치코시 코타로가 처음으로 손을 잡아 기획 및 시나리오로 참여한 타이틀이다. 도쿄에 살던 평범한 10대 소년 스미노 타쿠미가 어느 날 기괴한 마물들과 기묘한 생명체들을 만나게 된 뒤, '최종방위학원'으로 전송되면서 100일 간 겪게 되는 일련의 이야기를 타워 디펜스식 방어전과 SRPG, 어드벤처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아크시스템웍스를 통해 한국어화 출시를 확정한 '헌드레드 라인'이 AGF 2025에서 출시 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현장에 방문한 코다카 디렉터와 이노 슌타로 프로듀서가 한국 미디어와 인터뷰회를 진행했다.



▲ (좌) 투쿄 게임즈 코다카 디렉터 (우) 애니플렉스 이노 슌타로 프로듀서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한국어화 진행 중, 타 작품도 선보이고 파"

Q. 출시 후 시일이 지난 지금, 한국어화를 결정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하다.

이노 프로듀서 = 원래는 한국어판과 다른 언어판의 동시 발매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어판 기준으로 600만 자 이상의 방대한 텍스트 분량을 가진 게임이라서, 하나의 언어를 현지화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됐다. 이런 방대한 분량의 로컬라이징을 핸들링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도 어려워 출시 전에는 현지화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다행히 기존 언어로 발매된 후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덕분인지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에서 좋은 제안을 주셨다. 그래서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와 함께 한국어화 작업을 준비하게 됐으며, 발매 이후 조금 늦은 타이밍이지만 한국어 버전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에서 굉장히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 인터뷰를 비롯해 AGF 부스 및 블루 스테이지 이벤트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고 있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대가 크다.


Q. 기존 버전에 한국어가 업데이트되는 방식인가, 아니면 별도의 한국어판을 새로 발매하는 것인가?

이노 프로듀서 = 기존 버전에 한국어가 추가되는 식이 아니라,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가 퍼블리싱하는 새로운 버전으로 출시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닌텐도 e숍에 올라간 기존 글로벌 버전은 일본어와 영어만 지원한다. 현 시점에서는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에서 새롭게 한국어가 포함된 버전을 별도로 발매하는 것으로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 즉 기존 게임에 언어 하나를 덧대는 것이 아니라, 최신 사양이 적용된 한국어판을 새로 발매하는 형식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코다카 디렉터 = 헌드레드 라인은 출시 후 하드 모드 추가 등 유저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왔다. 한국어판 유저들은 아마 제일 완성도가 높은 버전을 플레이하게 될 것이다.





Q.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 유저들에게 어떻게 어필하고자 하나?

코다카 디렉터 = 오랜 기간 게임 업계에 종사해왔는데, 예전만 해도 한국은 온라인 게임 중심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단간론파’ 시리즈도 그렇고, 많은 타이틀이 한국어화가 되지 않았음에도 한국 유저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주더라. 이러한 성원을 보면서 콘솔 게임에 열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헌드레드 라인을 계기로 그간 한국어로 출시되지 않았던 나 자신의 게임을 한국에 새롭게 선보이고 싶고, 한국에서도 유명해지고 싶다.


Q. 한국어판 출시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코다카 디렉터 = 물론 한국 유저 중에서도 일본어나 영어로 플레이할 수 있는 분들이 있겠지만, 플레이할 때 아무래도 모국어로 하는 것이 이야기를 100%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한국어로 발매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그간 만들었던 다양한 타이틀을 한국어로 선보이고 더 유명해지고 싶다.

이노 프로듀서 = 한국 게임 유저들은 인구 대비 게임에 대한 열의가 굉장히 높다. 한국어로 게임을 발매했던 경험이 없지만, 이번에 한국어로 게임을 출시하면서 유저들이 어떤 시나리오를 좋아할지 궁금하다. 애니플렉스는 굿즈가 매우 강한 회사인 만큼, 함께 할 파트너사가 있다면 그와 관련해서도 전개를 넓혀가고 싶다.


"시나리오의 양과 질로 승부, 그래서 나온 100일과 100개의 엔딩"



Q. 작품 기획 의도 및 세계관은 어떻게 구상했으며, 처음 ‘헌드레드 라인’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코다카 디렉터 = 투쿄 게임즈 설립 시절부터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사 IP를 만드는 것, 또 하나는 우치코시와 함께 만드는 것이었다. 회사 설립 후 개발해왔던 타이틀들은 과거 작품들처럼 퍼블리셔가 있었고 그들의 서포트를 받으며 작업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행하다가 중지되어 버린 프로젝트가 있었다.

최초 설립 목표가 자사 IP를 만드는 것이었으니까, 자비를 들여서라도 만들겠다 싶어서 우치코시와 함께 우리가 계획한 안을 만들기로 했다. 만약 퍼블리셔 쪽에서 마음에 안 들어하면 우리끼리 자사 IP로 만들어가자고 한 것이었고, 그것이 헌드레드 라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영감이라 하면 ‘분노’였을 것이다. 일단 테마나 그런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가 차근차근 고쳐서 발전시켜 나가자고 결정했다.

영감을 정리해서 말하자면, ‘우리를 다시 보게 만들어주자’는 반골 정신과 작품에 대한 사랑 두 가지라 하겠다. 이 과정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대량의 빚을 지고서 목숨을 걸고 만들었다든가, 애니플렉스와 만나서 같이 개발해서 이제 겨우 만들어냈다든가 하는 일들이 있었다.


Q. 100일, 100개의 멀티 엔딩, 15명의 학생이라는 특정 숫자들이 눈에 띈다. 그 의도는 무엇인가?

코다카 디렉터 = 이 부분이 특별하다는 포인트를 정해두지 않으면, 세간의 많은 게임과 경쟁하기 힘들다고 판단해서였다. 우리가 목숨을 걸고 게임을 만든다는 각오는 있지만, 어떻게 경쟁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우리는 시나리오 라이터들이 많으니까 시나리오의 양으로 승부를 걸자고 생각했다. 그런 차원에서 임팩트 중심으로 ‘100일, 100개의 멀티 엔딩’이라는 목표를 만들었는데, 개발진들이 절망하더라(웃음).





Q. 헌드레드 라인에서 말하고자 하는 테마나 메시지는 무엇인가?

코다카 디렉터 = 우선 핵심 메시지가 무엇이냐보다는, 그 작품 자체를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택지에 따라서 엔딩이 바뀌는 것이 특징인데, 단순히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처럼 이야기가 좀 바뀌는 정도가 아니라 선택지에 따라 장르까지 다 바뀌어버린다. 그런 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고 보면 되겠다.

100개 루트 안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그 이야기의 다양함 자체를 즐겨줬으면 한다. 비주얼 노벨은 한 번 끝내면 안 한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서 아예 끝나지 않는 듯한 느낌의 볼륨감을 만들자는 생각에 100일간의 100개 엔딩이라는 시도를 했다. 유저들이 모든 것을 다 할 필요는 없고, 특정 엔딩에 대해서 마음에 들고 납득이 된다면 끄는 등 스스로 조절하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 비주얼 노벨 계열 게임에서는 전대미문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것이 헌드레드 라인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Q. ‘절망’이라는 키워드에서 과거 단간론파 시리즈와 연관성이 느껴진다.

코다카 디렉터 = 처음으로 자사 IP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태까지 우리가 만들었던 게임의 총집편, 베스트를 만들자는 목표가 있었다. 의도적으로 단간론파를 탈피하거나 회피하려는 생각은 없었고, 나 자신도 단간론파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일부러 떼어놓고 생각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서 약간의 유사성은 있을 수 있으나, 작품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Q. 100개의 엔딩을 만들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코다카 디렉터 = 아무리 만들어도 끝이 안 나더라. 시나리오의 양이 너무 방대해서 아무리 쓰고 또 써도 새로 써야 하는 게 보였다. 우치코시 디렉터는 회사에서 몇 개월 동안 숙식하기도 했다. 우리 회사는 시나리오 라이터가 연출과 스크립팅도 함께 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시나리오 라이터가 ‘이때 이 음악이 나오면 좋겠다’, ‘이런 장면이 있으면 좋겠다’ 하는 감각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면서 연출 스크립트까지 다 했는데, 시나리오를 다 써도 스크립트 작업이 안 끝나더라.

또 SRPG 부분도 신경을 쓰다 보니까 생각 이상으로 깊이가 생겨서 개발이 끝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개발 기간이 늘고, 빚도 늘고, 이자도 늘더라. 매우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를 다시 보게 해주자’는 분노가 원동력이 되어 액셀을 밟고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Q. 100일이라는 시간을 따라가면서도 특유의 긴장감과 완화를 균형 있게 짜맞춘 시나리오 구성 노하우를 꼽자면?

코다카 디렉터 = 단간론파 등 내가 관여한 작품 모두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따분한 장면을 쓰지 않는 것이다. 웃기거나 서스펜스가 있거나 하는 것은 쓸지언정, 유저들이 따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쓰지 않도록 의식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는 이야기가 미스터리로 가득하도록 짜고, 전개하면서 조금씩 풀리게 하여 유저들이 더욱 궁금하게끔 해 수수께끼 풀이의 욕구를 컨트롤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Q. 다수의 캐릭터를 매끄럽게 표현하기 위해서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코다카 디렉터 = 이 작품 외에도 단간론파 등 내가 관여한 작품은 모든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한 번 다 쓰고 난 뒤 반복적으로 읽고 재검토하는데, 그때 각 캐릭터의 시점에서 봤을 때 이게 맞나 하는 차원에서 훑어보는 편이다. 이런 캐릭터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에 모두를 품고, 모든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것 같다.


Q. 그간 코다카 디렉터는 스토리로 호평을 받아왔는데, 이번 헌드레드 라인은 어디에 초점을 뒀나?

코다카 디렉터 = 이번 작품은 다른 시나리오 라이터와 함께했는데, 다른 시나리오 라이터들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작업에 먼저 중점을 두었다. 처음에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처럼 한 이야기에서 여러 분기점으로 빠지는 걸 생각했으나, 시나리오 라이터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선택지에 따라서 장르나 스타일마저 바뀌는 멀티버스적인 구성을 생각하게 됐다. 예를 들자면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같은 식이라고 할까. 시나리오 라이터들이 똑같은 설정을 갖고서도 자기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갔다.

이번 작품 키워드 중 하나가 ‘전쟁’인데,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키워드였다. 이 부분에 대해 비장함, 젊은 아이들이 싸울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 그런 것을 좀 더 정갈하게 쓰고 싶다는 차원에서 여러모로 고민했던 것 같다.





코다카 디렉터의 새로운 도전이자 또다른 대표작, '헌드레드 라인'
Q. 시나리오 중심 어드벤처 파트와 SRPG 파트를 교대로 진행하는데, 이런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코다카 디렉터 = 나 자신이 게임을 처음 생각할 때 게임 시스템보다는 스토리를 먼저 생각하는데, 보통의 게임 크리에이터들과는 좀 다른 발상이 아닐까 싶다. 이번 헌드레드 라인은 15명의 학생이 억지로 전쟁에 끌려나간다는 콘셉트를 먼저 생각했다. 그런 전쟁에 나서는 비장함이나 죽일 기세로 싸우는 장면을 게임 시스템으로 소화하려면 어떤 게 좋을까 고민했다. 15명이 등장해서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구도라면 SRPG가 좋다고 보았다. 액션이 되면 한 명에 포커스가 쏠리는 동안 나머지 캐릭터에 대해 소홀해지기 때문에, 15명이 같이 싸우는 구도를 표현하기엔 SRPG가 더 좋다고 판단했다.


Q. SRPG를 도입할 때 고민한 부분은?

코다카 디렉터 = 내가 고민한 부분은 크게 없다. 시나리오 집필할 때 ‘이런 상황에서 적이 등장하고, 전투에 들어가며, 어떤 이야기가 있었으며, 이런 위기가 발생한다’ 그런 것을 모두 시나리오에 적어놨다. 전투팀 역시도 이미 이런 상황들을 인지한 상태였다.

전투 부분을 맡아준 미디어비전이 SRPG 개발 능력이 높은 회사라서 이를 바탕으로 전투를 훌륭히 구현해냈다. 예를 들어 동료가 죽으면 죽을수록 강해지는 시스템이 있는데, 적의 부대장을 죽여서 그 피를 흡수해 힘을 얻는 등 그런 내용도 시나리오에 있었다.

미디어비전에서도 “SRPG를 더 재미있게 만들자”라는 의욕도 넘쳤고, 우리도 ‘페르소나’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던 스태프들도 있어서 “SRPG 부분을 더 재미있게 만들자”는 의견과 아이디어가 계속 나왔다. 그 의견들이 부풀어 오르다 보니까 이 부분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고민이었다. 그렇게 진행한 덕분에 동료들을 희생시키면서 좀 더 강해지고 한 방에 역전할 수 있는, 지금까지의 SRPG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






▲ 스토리 전개와 몰입감, 그리고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고루고루 다루기 위해 어드벤처 그리고 SRPG를 선택했다


Q. SRP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위해 어떤 완화 장치를 마련했나?

코다카 디렉터 = 이지 모드를 만들어놨다.

이노 프로듀서 = 이지 모드로 웬만한 사람들은 다 클리어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게임 오버를 몇 번 당하면 무적 모드가 발동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이 클리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Q. 스토리와 전투 비중은 어느 정도로 고려했나?

코다카 디렉터 = 사실 이 부분에서 비율을 크게 생각한 적은 없으나, 몰입감이 더 생기려면, 또 읽을 만한 시나리오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사실 나는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게임’을 의식해왔기 때문에, ‘내일까지 하고 관둘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적이 습격하면 유저가 그만두지 못하겠지, 그런 식으로 빌드업을 해오곤 했다.


Q. 선행 피드백 중 인상 깊었던 것과, 개발진으로서 더 만들고 싶은 것이 있다면?

코다카 디렉터 우선 가장 놀라운 것은 유저들이 더 어려운 모드를 만들어달라고 한 것이었다. 그래서 익스트림 디스피어라는, 하드를 넘어서 정말 어려운 모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한 2주 정도 공들여 쓴 야한 루트가 하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평가가 좋아서 기뻤다.





Q. 디렉터로서 만족한 부분과 보완할 부분을 꼽자면?

코다카 디렉터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이라면 유일무이한 시나리오 체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SRPG도 생각한 것의 배 이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졌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굳이 개선점을 찾자면, 일단 사장이기도 하니 이렇게 빚을 많이 떠안으면서 개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Q. DLC 등 추가 계획이 있나?

이노 프로듀서 = 한국어판의 출시와 함께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 부탁한다. 다만 DLC가 만일 신규 시나리오나 캐릭터 추가 부분이라면 현 시점에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현재 상황에서 우선 본작의 판매 수량을 더 늘려나가고, 그러고 나서 조금 더 생각해보고자 한다.


Q. 학원물 장르를 그간 꾸준히 선택해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코다카 디렉터 = 개인적으로 주인공과 등장인물이 성장하는 이야기가 좋다. 처음 시작할 때 캐릭터의 인상과 끝날 때의 인상이 확 달라지는, 그런 성장을 해나가는 이야기를 항상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나 자신이 나이가 들어 아저씨가 되어버렸으니까 미래고 무엇도 없지만, 좀 더 젊고 창창한 미래가 있는 학생들이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Q. 어른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나?

코다카 디렉터 = 아까 한 말과 상반될지 모르지만, 그 역시도 쓰고 싶다. 아무래도 어른의 대화, 긴장감, 연애, 그런 것만이 줄 수 있는 무드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한 번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Q. 아틀러스에게 있어 페르소나3처럼, 헌드레드 라인이 투쿄 게임즈의 매출 호조를 이끈 작품이자 상징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하나?

코다카 디렉터 = 매출적으로 특별히 의식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대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벌어들인 만큼 새로운 콘텐츠나, 혹은 새로운 언어로 번역해서 더더욱 헌드레드 라인이라는 게임을 많은 유저에게 선보이고 싶다. 이걸 엄청 판다고 해서 벼락부자가 되는 건 아닐 테니, 안티 팬들도 안심하고 사주셨으면 한다(웃음).


Q. 작년 TGS 때 플랫폼 확장 관련 질문에 대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본에 선출시를 했던 만큼 현재 플랫폼 확장 계획이 궁금하다. 또 시리즈화 계획이 있나?

코다카 디렉터 = 더 추가해서 헌드레드 라인을 ‘사우전드 라인’까지 만들고 싶다, 이런 건 불법 건축된 건물 같은 게임을 본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선 이번에 낸 게임에 대해서는 좀 인지도를 넓혔다고 생각해서, 시리즈 신작보다는 미디어믹스화 등의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나가는 걸 생각하고 있다.

이노 프로듀서 = 코다카 대표가 말한 불법 건축물 비유는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안 하는 것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애니플렉스는 크리에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가 떠올리는 열의 있는 아이디어를 소중히 하고 싶다. 그런 만큼 어느 한 이야기에 덧대고 덧대며 늘려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인 이야기이긴 하나,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플랫폼 확장은 개인적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고 초기에도 유저들이 “PS로 내주면 안 되겠냐” 이런 반응을 보였다. 이미 발매한 타이틀을 다른 플랫폼으로 내는 건 현실적으로 검토해볼 부분이 있다. 좀 더 넓은 곳으로 확장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으나, 플랫폼의 추가는 신중하게 움직여야 할 부분이다. ‘하고 싶다’보다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다.


Q. 국내 스트리머들도 이제 헌드레드 라인을 방송하게 될 텐데, 스트리밍 관련해서 스포일러 방지 방침이 궁금하다. 또한 빚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괜찮은가?

이노 프로듀서 = 스트리밍 정책 관련해서 금지된 구간은 딱히 없다. 원하는 대로 영상을 제작해도 좋으나, 당부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다. 첫 번째로 몇몇 장면들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썸네일이나 영상 제목으로 쓰지 말고 해당 파트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는 주의문을 넣어주었으면 한다. 또 본인의 목소리나 얼굴 없이 게임 플레이 영상만 올리는 건 가급적 지양해주셨으면 하고, 스트리머들이 얼굴 혹은 판을 노출하면서 그리고 이야기에 대해 같이 리액션을 보이면서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코다카 디렉터 = 이번 헌드레드 라인은 내가 그간 게임을 발매하면서 스트리밍 금지 구간을 설정하지 않은 첫 사례인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다 올리려면 다 올려봐라’라는 것이다. 다만 일본이나 미국에서 아무 내레이션 없이 무언으로 올리며 재생 수만 올린 영상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좀 지양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목숨을 걸고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왔던 만큼, 스트리머들도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자신만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수단으로 우리 게임을 활용해주셨으면 영광이겠다. 뭐 그렇다 쳐도 아마 100가지 엔딩 보기 전까지 안 자는 챌린지 같은 건 아마 나도 못 볼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웃음).

빚 얘기를 하자면 변제는 거의 가능해졌고, 식생활은 컵라면에서 탈피해 샐러드까지 왔다.





Q. 우치코시 라이터와 스토리 협의를 안 하고 각자 맞춰봤다고 했는데, 우치코시 라이터의 분량을 봤을 때 소감은? 코다카의 시나리오에 대해 우치코시 라이터는 어떻게 반응했나? 추가 협업할 계획 있나?

코다카 디렉터 = 일단 우치코시가 내 시나리오를 다 읽은 뒤에 본인의 시나리오를 썼다. 따라서 우치코시는 내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 반면 나 자신은 우치코시의 이야기를 다 안 읽었고 테스트 플레이를 하면서 그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걸 보고 ‘우치코시 월드다’ 싶은 시나리오였고, 그런 의미에서 우치코시 씨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엔딩을 읽고 나서 쓴 엔딩이었는데, 그걸 보고서 감동을 했다. 다만 우치코시 씨의 시나리오에 도달하려면 허들이 꽤 높다. 시간이 된다면 경험해보셨으면 한다.


Q. 슈퍼 단간론파2X2의 코이즈미 요이치로가 어찌 보면 제자 같은 느낌인데 어떤 시나리오 라이터인지 소개해줬으면 한다. 또 단간론파 IP를 자식처럼 아끼고 있는데, 코다카 디렉터가 빠진 완전 신작으로 그 시리즈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나?

코다카 디렉터 = 코이즈미 라이터는 단간론파 시절부터 같이 해왔고, 그 이후에 나온 단간론파 애니메이션이나 V3 같은 것도 함께 했다. 투쿄 게임즈에 와서는 제일 엄격하게 다뤄왔던 라이터로, 나보다 더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작가라고 기대하고 있다.

나 자신이 맡지 않은 단간론파라고 하면 좀 많이 무섭긴 하지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만약 잘 안 된다면 높은 금액으로 제시하면서 내가 맡아보겠다고 할까? 하는 것도 생각은 하고 싶다. 반대로 좀 더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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