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디셈버' 개발진의 동양 다크 판타지… '피지컬 조작' 중심 액션 RPG

크래프톤이 선보이는 동양 다크 판타지, '타래: 언바운드'

크래프톤이 게임스컴 2026에서 처음 공개한 '타래: 언바운드'는 장르의 선입견을 거부했다. 쿼터뷰 시점에서 적 무리를 쓸어 담는 게임이지만, 개발사 바운더리는 '핵앤슬래시' 대신 '액션 RPG'로 불리길 원했다. 빌드를 깎아 숫자를 올리는 재미가 장르 문법으로 굳어진 자리에 플레이어의 조작을 앞세우겠다는 이유다.바운더리는 '언디셈버' 개발 주역이 모인 스튜디오다. 구인영 대표 겸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박병호 아트 디렉터, 유명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중심에 있다.

'타래: 언바운드'는 불교의 육도윤회(六道輪廻)에서 영감을 받은 동양 다크 판타지 액션 RPG다. 플레이어는 6개 클래스 중 하나를 골라 윤회의 질서를 파괴하려는 존재 '아가사'를 저지하는 구도자의 여정에 나선다. 고요한 사찰과 폐허, 굿과 부적이 살아 숨 쉬는 무속의 땅, 도깨비와 요괴가 등장하는 세계를 무대로 80종 이상의 보스와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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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는 보스를 치밀한 공격 패턴과 다중 페이즈로 설계해 스탯이 아닌 조작과 전략을 요구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PC와 PS5, Xbox 시리즈 X|S로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6개 클래스는 동아시아 역사 속 실존 직업을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세 가지 자세(이도·돌파·발도)를 전환하며 싸우는 근접 딜러 '사무라이', 사격과 덫에 더해 사냥매·삽살개·원숭이를 특수 기술로 부리는 원거리 딜러 '착호갑사', 파괴력으로 압도하는 격투가 '투귀', 기동성과 정밀함으로 교란하는 암살자 '쿠노이치', 한국 무속 전통에서 영감을 얻어 초자연적 힘을 다루는 '만신', 오행의 기운을 쓰는 광역 딜러 '풍수사'다.



바운더리 구인영 대표 ©INVEN

첫인상은 '디아블로', 관건은 그 위에 무엇을 얹느냐

게임스컴 시연 빌드의 첫인상은 '디아블로'의 문법이었다. 나쁜 뜻은 아니다. 이미 핵앤슬래시 액션 RPG의 교과서 반열에 오른 IP인 만큼, 관건은 그 문법 위에 '타래'만의 색을 어떻게 입히느냐다. 다만 짧은 시연에서 액션 자체가 '디아블로'와 '패스 오브 엑자일'의 인상을 넘어선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데미지 숫자만 올리는 방식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조작의 중요성을 놓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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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 후 구인영 바운더리 대표는 그 지점을 차별화의 핵심으로 짚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유사 장르와의 방향성을 두고 고민이 많았는데, 세 명이 가장 크게 강조한 부분이 액션성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였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세팅의 재미나 빌드를 깎아 나가는 재미도 분명 있지만, 피지컬 액션의 느낌을 조금 더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차별화 포인트를 꼽는다면 액션을 많이 강조한 게임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캠페인은 싱글 플레이로만 진행한다. 온라인을 넣으면 동기화 같은 기술적 문제로 연출 스펙을 깎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러기보다 내러티브 전달에만 집중하자는 선택이었다. 목표 플레이 타임은 약 40시간이다. 구 대표는 "개발 중인 단계라 확답은 못 드리지만 대략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엔드 콘텐츠는 성격이 달라진다. 구 대표는 "싱글이 피지컬 액션과 내러티브 전달이 주였다면, 엔드 게임은 빌드를 깎는 재미가 주"라며 "본격적으로 빌드를 깎거나 파밍을 하거나 유저 간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대부분 엔드 게임에서 일어나야 할 상황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글에서 본 모습이 엔드 게임에서는 꽤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는 얘기다.

개발진은 "다른 캐릭터를 육성할 경우, 엔드 콘텐츠에서는 싱글을 계속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성장한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템도 싱글 캠페인에서는 선택한 직업에 맞는 것이 나오지만, 엔드 콘텐츠에서는 본인 직업의 아이템과 다른 직업의 아이템 중 무엇이 나오게 할지 플레이어가 고르도록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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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플레이는 4인 기준으로 기획 중이다. 구 대표는 "많게는 5명인데, 4인 플레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PvP에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그는 "이쪽 장르에서 워킹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협업 쪽으로 더 많이 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수익 모델은 PC·콘솔 동시 론칭에 맞춘 패키지 판매 방식만 잡혀 있다. 이후 BM은 퍼블리셔인 크래프톤과 논의할 단계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 다만 선은 그었다. 구 대표는 "스펙을 올려주거나 스텝으로 올려줘서 스펙 상승을 줄 수 있는 BM은 넣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운영은 시즌제다. 구 대표는 "시즌제를 했을 때 한 텀 한 텀 환기하거나 새로운 것을 열 때 시도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캐릭터는 DLC로 추가하고, 다음 에피소드도 DLC로 이어간다.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개발진은 "핵앤슬래시 장르는 일반적으로 캐릭터 미를 중요치 않게 여긴다는 인식이 기존에 있었다"며 "시간적·문화적 차이와 더불어 한국에서 만드는 게임인 만큼 캐릭터 외형과 미적인 부분은 글로벌 경쟁에서도 가지고 갈 수 있게 투자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탑다운 시점에서는 이런 디테일을 감상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벤토리와 꾸미기 창에서 확대·축소와 복장 교체를 지원한다고 답했다. 별도 로비를 두는 대신 스토리 진행 중 캐릭터들이 같은 공간에서 서사를 나누는 장소를 마련해 그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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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는 크래프톤과 손잡은 배경으로 "액션 RPG를 바라보는 시각의 방향성이 같았다"는 점을 들었다. 게임 방향을 설명했을 때 적극적으로 호응했고 같은 비전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언디셈버'의 경험을 두고는 이번이 같은 계열 장르로 세 번째 프로젝트라며 "예전부터 같은 장르 게임을 개발하는 노하우를 저도 그렇고 옆에 계신 분들, 팀장님들도 갖고 있어 차곡차곡 쌓여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소재의 글로벌 소구력은 이 게임의 승부처이자 아직 검증되지 않은 변수다. 개발진 중 외국 국적 인원은 없다. 개발진은 크래프톤에서 전달받은 자료를 근거로 "여러 국가의 동아시아 지역을 아울러 전면에 내세워 표현한 게임은 저희가 최초로 인지하고 있다"며 "문화적 차용에 대해 높이 평가받았다고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개발진이 직접 확인한 결과는 아니다.

구 대표는 "크래프톤 사업부와도 핵앤슬래시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액션 RPG를 표방하고 싶어서 보스 디자인이나 클래스들의 전투 스타일도 거기에 맞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핵앤슬래시에 뭔가 추가된 게임으로 비치는 건 원하지 않는다"며 "액션 RPG에 새로운 문법은 아니지만 잘 버무려진 게임이 나왔다는 느낌으로 전달됐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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