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아동 청소년 또는 아동 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 4호(성교 행위, 유사 성교 행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자위 행위)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 비디오물 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 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현재 이행되고 있는 아동청소년보호법(이하 아청법)의 핵심이자 논란의 중심에 있는 2조 5항이다. 아동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범위가 모호하게 규정되어 있어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에서 순수하게 가상으로 창조된 캐릭터에도 위 아청법이 올곧이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문제가 거론되는 게 현실이다.
현행법의 한계점을 되짚어보고 추후 어떻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하기 위해 금일(12일) 서울 여의도 소재의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실 제1세미나실에서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단법인 오픈넷과 우리만화연대, 문화연대, 그리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등 문화산업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단체가 주관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아청법 2조5호, 범죄자 양산인가? 아동 청소년 보호인가?'이다.
이번 토론회의 주최자 중 한 명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그저 말 뿐으로 끝나는 토론회를 바라는 게 아니다. 우리 의원실은 본래 입법 취지와는 달리 천만 명 이상의 잠재적 범죄자를 양산하는 아청법 2조 5항의 현황에 강력하게 항의한다. 모호한 부분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오늘 토론 참가자들도 우리의 의견에 힘을 보태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 아동 포르노 그린 작가 = 아동 성폭행범?
이번 토론회의 핵심은 오픈넷 이사 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리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재직 중인 박경신 이사의 '발제'였다. 일부를 제외한 다수의 토론 참가자 의견 역시 박 이사의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
그가 준비한 발제는 '가상아동포르노그래피 규제의 위헌성'이라는 주제로 시작된다. 박 이사는 본격적인 발제에 앞서 "규제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되는 게 아니라 아동성범죄로 처벌한다는 게 논란인 것이다. 가상 아동물을 두고 아동 성범죄로 처벌하는게 타당한지 아닌지, 여기에 핵심을 두고 말하겠다"고 언급했다.

박 이사는 단호했다. "어린 아이를 성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그린 사람이 아청법 적용으로 징역 5년이예요. 실제 아동에 피해를 주는 그림이 아닌데도요. 단지 아동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최저 징역이 5년인 겁니다. 여기에 강간범을 비롯한 성범죄자들에게나 적용되는 위치추적 20년 치의 형벌도 추가되죠. 이게 진짜 타당한 건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현행법을 적용하면, 아동을 대상으로 한 그림을 그린 사람이 실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보다도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현실과 가상 간 균형이 맞지 않는 정도를 넘어선 것. 또, 박 이사는 아청법이 실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인지, 문화콘텐츠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수단인지 모르겠다는 네티즌의 의견도 많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동포르노 규제법안의 원래 목적은...
아동포르노 규제법안의 당초 취지는 아동포르노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동 성학대를 예방하자는 것이었다. 아동이 성행위에 대한 인식 수준이 부족하다는 게 대부분 국가에서의 법적 해석이다. 즉, 아동 본인이 촬영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해당 행위는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로 구분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 역시 큰 발전을 이뤘고 이 기술은 아동포르노 분야의 장르적 발달도 불러왔다. 실제 아동이 연기하지 않았더라도 그와 유사하게 영상을 조작하는 방식이 떠오른 것이다. 물론, 문제 해결 방안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단호했다. UN아동권리협약 의정서에는 '실제 아동이 성행위를 연기했거나 조작된 영상이더라도 똑같이 법적 처벌을 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해당 아동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라면, 결국 그 아동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기술의 발전은 멈추지 않았고 아동포르노 역시, 표현 방식에 꾸준히 변화를 거듭했다. 실사가 아니지만 해당 아동임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한 포르노물도 등장했다. 이 문제에 UN아동권리협약은 "실존하는 인물을 극사실로 표현한 만화, 애니메이션이 아동 포르노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면 그 역시 해당 아동에게 피해를 준다"고 명시해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당 법안이 2002년에 도입됐다. 실제 아동을 소재로 한 만화나 애니메이션이라면 처벌이 가해진다는 법안을 헌법재판소에서 승인한 것. 그러나 지난 2011년, 아청법 적용과 함께 이 법안은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으로 개정됐다.
문제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이럴 경우 국회에서 가상 아동의 인정 범위를 정교하게 책정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가상 인물과 실제 인물의 법적 구분선을 없애버렸고, 결국 똑같은 처벌 대상으로 지목하게 만들었다고. 그는 여기서 "이런 식으로 법 개정된 것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가상물에 나오는 아동 성애라도 그 정도에 따라 처벌이 행해질 수 있다는 것에는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처벌 강도예요. 마약을 미화한 영화 제작한 감독을 마약 한 사람과 똑같이 처벌하겠습니까. 혹은 살인이 표현된 영화 감독으로 해보죠. 이 사람은 살인자랑 동일한 처벌을 받나요? 아니죠. 만약 굳이 처벌을 받는다면 살인 미화죄로 처벌이지, 이런 식으로는 절대 처벌 못한다는 겁니다"
박 이사가 강조하는 문제의 중심은 아동포르노 관련 처벌의 우선 순위다. 아동포르노 규제는 해당 콘텐츠를 보고 벌어질 2차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당 콘텐츠를 제작할 때 발생하는 아동성학대를 막기 위해 생긴 법안이라는 것. 즉, 음란물 규제는 해당 콘텐츠를 옭아메기 위한 게 아니라 성도덕 타락을 막기 위해 나왔다는 게 골자다.
발제 뒷 부분에선 현재 아청법으로 인해 급격하게 높아진 범죄율이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2011년 한 해 발생한 아동성범죄는 100여 건이지만, 법 개정 후 2,224건으로 증가했다. 박 이사는 이 수치가 아청법의 근본적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갑자기 늘어난 데 이유가 있는 겁니다. 예전에는 그냥 음란물이었던 것들이 법 개정되니까 아동성범죄물로 바뀌었잖아요. 일본 성인여자가 교복입고 포르노 찍은 영상 갖고 있으면 아청법 걸려요. 원래 이런 거는 경찰들한테 따로 가산점 없었습니다만, 법이 개정된 후에는 경찰 승진점수에도 들어갔던 적이 잠깐 있었어요. 지금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청법 규정 상 음란물 배포는 여전히 4대 범죄에 들어가기에 경찰의 관심이 굉장히 높습니다"
■ 토론 주요내용
박 이사의 발제가 마무리된 후 곧바로 진행된 토론회는 본 발제와 거의 동일한 의견이 다수였고, 이에 조금 더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이 중 주목할 의견으로는...

"아청법이 2011년 개정되면서 처벌이 굉장히 강화됐습니다. 당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기에 개정된 것이기는 하나 너무 과도한 처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법적 처분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기에 벌어진 일이라 여겨집니다"
"실제 아동이나 청소년을 음란물에 등장시키는 경우 강간죄보다도 더 강한 처벌이 가해지는 것은 피해 아동의 특성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인이 단지 아동처럼 분장해 연기하는 것을 생각해야죠"
"연기자가 성인이니까 아동보호법에 적용 안되는 겁니다. 여기에서 이미 우리나라 아청법은 분명한 차별이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아청법으로 인해 처벌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10대~ 20대 초반입니다. 이사람들은 거의 사회 초년생 혹은 초범입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이 법이 과역 막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잡고 보면, 이 사람들 대다수가 본인 행위에서 어떤 잘못이 있는지 잘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질렀습니다. 결국 다시 빼 줍니다. 이렇게 빼 주려면 왜 굳이 잡아들여서 사람 괴롭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속 기준을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아동 포르노로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성인 애니 하나 공유한 거 실수로 걸리면 취업제한 10년, 신상공개 20년 가요. 젊은 사람 인생 하나 망쳐버리는 겁니다"
"토렌트로 성인 애니를 다운받으면 기술적으로 업로드가 자동입니다. 이 업로드를 배포라고 경찰이 해석하기에 다운로드 받자마자 배포자로 몰리게 되는 것도 문제죠. 토렌트 이건 얘기할 게 많습니다. 파일을 조각조각으로 나눠 각기 다른 사람들이 업로드하니까 애매하거든요. 조각 자체만 보면 음란물 아니잖아요. 하지만 법원은 공유 방식까지도 배포로 통일하다보니 문제가 되는 겁니다. 아청법이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합니다"

"청소년, 아동이 등장하는 성인물이 보는 사람에게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의견 아래 세워진 것이 아청법입니다. 성범죄와 포르노가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만, 상관관계는 있다는 자료가 꽤 있습니다"
"아동 성범죄자들이 해당 범죄를 일으키기 직전 아동 음란물을 시청했다는 경우가 일반 성범죄자들의 비율보다 높았고, 성범죄자들 과반수가 아동음란물이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청법이 가상 음란물과 직접 연관을 갖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아동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법 집행 위치에 있기에 경찰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작년 8월, 9월에 발생한 아동 성폭행 살인사건 범인들이 아동 음란물에 탐닉해 있었다는 보도기사가 엄청 많이 나갔습니다"
"그 때문인지, 아동 음란물 현행법이 있는데 왜단속 안하냐는 요구가 굉장히 많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작년 9월부터 원래 직책에도 없는 아동 음란물 단속팀을 따로 만들어 집중 단속했고, 그 덕에 적발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겁니다. 이후 네티즌들이 아동음란물 단속 관련해서 여러 언질을 줬죠"
"논란이 될 수밖에 없어요. 법을 그대로 해석하면 처벌 범위가 너무 넓어집니다. 또, 실제 해당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우려도 있죠. 이 부분은 제가 담당 부서를 꾸준히 교육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
"경찰 특성상 현장에서 국민들과 불필요한 마찰이 많이 생깁니다. 좀 더 깊이있는 논의가 이루어져 입법적으로 해결해 주었으면 합니다"
■ 아청법 2조 5호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마지막으로 이날 현장에서 발표된 아청법 제 2조 5호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짚어 보겠다. 그리고 그 대안과 기대 효과에는 어떤 것이 있다고 언급되었지도 공개한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아청법 제 2조 5호가 적용됐을 때의 문제점
1. 피해자가 없습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경우, 가상 캐릭터라 실존하는 피해자가 없는데도 실제 아동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와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2. 처벌되는 기준이 모호합니다.
아청법 상 아동 청소년은 19세 미만인데,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장 캐릭터 나이 판별은 매우 불명확해 수사기관의 자의적 해석에 맡겨집니다. 결국 국민들은 표현물의 처벌여부를 사전에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매우 불안합니다.
3. 청소년들이 범죄자로 낙인찍힙니다.
아청법으로 인해 호기심으로 해당 콘텐츠를 다운받는 많은 청소년들을 처벌해 범죄자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높습니다.
4. 문화콘텐츠 제작이 위축됩니다.
모호한 처벌 기준과 과도한 처벌로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됩니다.
5. 처벌이 과도합니다.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 제작은 최소 징역 5년에 신상정보등록 및 취업제한까지 가해지는데, 이는 강도죄보다도 중한 처벌입니다. 더욱이 아청법은 표현물을 단순 소지만 해도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1. 피해자가 없습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경우, 가상 캐릭터라 실존하는 피해자가 없는데도 실제 아동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와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2. 처벌되는 기준이 모호합니다.
아청법 상 아동 청소년은 19세 미만인데,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장 캐릭터 나이 판별은 매우 불명확해 수사기관의 자의적 해석에 맡겨집니다. 결국 국민들은 표현물의 처벌여부를 사전에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매우 불안합니다.
3. 청소년들이 범죄자로 낙인찍힙니다.
아청법으로 인해 호기심으로 해당 콘텐츠를 다운받는 많은 청소년들을 처벌해 범죄자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높습니다.
4. 문화콘텐츠 제작이 위축됩니다.
모호한 처벌 기준과 과도한 처벌로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됩니다.
5. 처벌이 과도합니다.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 제작은 최소 징역 5년에 신상정보등록 및 취업제한까지 가해지는데, 이는 강도죄보다도 중한 처벌입니다. 더욱이 아청법은 표현물을 단순 소지만 해도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대안 및 기대 효과
만화나 애니메이션에는 일반 음란물 규정을 적용하면 됩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음란성에 대해 처벌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 피해자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형평에 맞도록 처벌하자는 것입니다. (현재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실존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만 아청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을 적용하면 처벌 대상이 명확해지고,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을 더욱 강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아청법이 개정되면 수사기관이 만화,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청법을 적용하여 자의적으로 수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도 어떤 표현물이 아청법으로 처벌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존하는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하여 아동과 청소년들을 더욱 강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에는 일반 음란물 규정을 적용하면 됩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음란성에 대해 처벌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 피해자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형평에 맞도록 처벌하자는 것입니다. (현재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실존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만 아청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을 적용하면 처벌 대상이 명확해지고,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을 더욱 강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아청법이 개정되면 수사기관이 만화,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청법을 적용하여 자의적으로 수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도 어떤 표현물이 아청법으로 처벌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존하는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하여 아동과 청소년들을 더욱 강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 현장에서 공개된 PP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