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사회에 말을 걸다, 첫 게임콘서트 개최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0개 |



넷마블문화재단(이사장 방준혁)이 게임 관련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 '2019 넷마블 게임콘서트'를 오늘(27일) 사내카페에서 진행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게임콘서트는 건강한 게임문화조성 및 확산을 위해 넷마블이 마련했다. 앞으로 6월 29일, 8월 31일, 11월 30일에 더 개최한다.

게임 및 관련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연령제한 없이 누구라도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서 '2019 넷마블 게임콘서트'를 검색, 원하는 강연 일정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오늘 행사에는 우리나라 코스프레 1세대이자 Team HARA의 송석화 대표와 '리니지2 레볼루션' 개발실장 박태욱 PD가 연단에 올랐다. 송석화 대표는 코스프레 문화의 시작과 발전과정 등 전반의 역사를 살펴보고, 국내외 코스프레 산업을 전망했다. 이어 박태욱 PD는 게임 개발과정에서 기획자의 역할을 살피고,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비결을 설명했다.

서브컬쳐에서 메이저 문화로 발돋움하는 코스프레
Team HARA 송석화 대표



▲ Team HARA 송석화 대표

'2019 넷마블 게임콘서트'에서 Team HARA 송석화 대표는 코스프레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산업으로서의 의미를 간략히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코스프레는 서양권에서 역사적 인물을 추모 또는 재현하는 의미에서 분장한 것을 처음으로 여긴다. 현재 만화나 영화 캐릭터를 코스프레하는 문화는 근대 일본에서 시작됐다.

송석화 대표는 1980년대 말 등장한 '아마추어 카툰 연합(아카)'를 우리나라 코스프레 문화의 시조로 보았다. 이후 1998년, 만화잡지 '나인'의 편집자 중 한명이 마로니에 공원에서 행사를 열어보자는 제안을 했고, 그것이 코스프레 문화가 대중 매체에 소개된 최초의 기록이다. 송석화 대표는 "그간 음지에 있었던 국내 코스프레 오덕들이 처음 밖으로 나온 게 이때라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005년 에버랜드에서 열린 코스프레 파티를 그들의 역사에서 중요하게 꼽았다. 이른바 코스프레 세계 대회라 할 수 있는 '코스프레 월드 서밋' 참가권이 에버랜드 코스프레 파티 수상자에게 주어져서다. 송석화 대표는 "지금도 에버랜드 코스프레 파티는 매년 10월에 열리니 관심이 있다면 참가해보라"고 권했다.



▲ 송석화 대표가 정리한 국내 코스프레 커뮤니티 역사

송석화 대표는 우리나라 코스프레 첫 산업화 사례가 '씨노트(C-Note)'라고 소개했다. 씨노트에 이어 2009년에 스파이럴 캣츠, 2010년 Team CSL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코스프레 산업화가 게임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 나진이 창단식에 스파이럴 캣츠를 고용한 일이다. 게임사가 직접 코스프레를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다. 일례로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를 홍보하기 위해 게임에 등장하는 악마 코스프레를 자주 선보였다.

코스프레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게 된 계기는 네이버가 메인으로 선정하면서부터라고 송석화 대표는 말했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화면 게임 탭에는 코스프레가 최상단에 자리했다. 이는 일반인들이 코스프레를 자주 볼 수 있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으며, 게임사가 코스프레를 더 주목하게 됐다. 이전까지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임사 입장에서 거액의 돈을 써 광고를 해왔다. 그런데 코스프레에 투자하면 더 좋은 자리에 자신들의 게임을 알릴 수 있게 됐다.

다음으로 송석화 대표는 코스프레 산업이 크게 모델과 사진가, 제작자로 나뉜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델이 겉으로는 하는 일이 단순해 보여도, 포즈를 연구하는 데 많은 고민을 하고 체력 소모도 힘들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사진가 역시 최고의 컷을 위해 수백여 장의 사진을 찍고, 제작자는 가벼우면서도 퀄리티 높은 소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직업"이라고 요약했다.



▲ '2019 넷마블 게임콘서트'에 참여한 Team HARA


'리니지2 레볼루션'의 탄생 과정
넷마블네오 박태욱 PD



▲ '리니지2 레볼루션' 박태욱 PD

이어지는 세션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을 만든 박태욱 PD가 직업으로서의 게임 기획자를 청중에게 전했다. 본론에 앞서 박태욱 PD는 "우리는 언제부터 게임을 했을까?"라고 물었다. 게임을 놀이로 치면, 모든 사람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놀았다는 게 그의 답이다. 즉, 게임을 한다는 것은 매우 원초적인 욕구이자 행동이다.

박태욱 PD가 소개하는 기획자는 단순하다.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게 기획자가 하는 일이다. 하지만,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과거 '아타리 쇼크'처럼 단순한 생각만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수 없어서다. 박태욱 PD는 기획자를 요리사에 빗대며 대중이 맛있어하는 음식과 같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장어젤리' 음식과 같은 게임은 조금 곤란하다.

그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커뮤니티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MMORPG인 만큼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느낌을 게이머에게 선사하는 게 중요했다. 이를 위해 박태욱 PD는 클라이언트, 서버 개발자에게 적절한 업무를 설명하고 배분했다. 약 1년 6개월 동안 개발한 '리니지2 레볼루션' 시장에 내놓는 순간, 캐릭터가 처음 생성되는 지점에 수만은 유저가 몰리는 것을 보고서야 안도했다고 박태욱 PD는 회상했다.



▲ MMORPG다운 모습을 보인 '리니지2 레볼루션'

게임 기획자를 희망하는 청중에게 박태욱 PD는 "성적보다 포트폴리오"라고 강조했다. 농담으로 "학점이 높으면 게임은 안 하고 공부만 했냐"라고 묻는 것이 게임업계라며 "특정 게임을 어느 정도로 많이 했는지, 업적이나 랭크 등을 어필하는 게 유리하다"고 그는 말했다.

다른 직군에서 기획자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개발자, 아티스트, 프로젝트 매니저 출신인 기획자도 꽤 된다. 게임업계에 내려오는 전설적인 일화로 일반 유저가 간담회에서 심도깊은 건의를 하다가 채용된 사례도 있고 박태욱 PD는 들려줬다.

기획자가 됐다면, 동료와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고 박태욱 PD는 말했다. 그는 "기획자의 일은 단순히 기획서를 쓰고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개발과정을 팔로우업하고, 테스트를 해 평가할 줄 알아야 하며, 모든 일에 있어서 동료와 의견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기획자의 역량을 '벽을 허무는 능력'이라고 칭했다.

끝으로 박태욱 PD는 '다독다작다상량(多讀多作多商量)'을 잊지 말라고 했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듯이 기획자도 많은 게임을 하고, 평하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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