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뒤, 런던 근해.
“선장님! 저기 보십시오!”
전망대의 선원이 칼에게 소리쳤다. 칼은 제임스로부터 망원경을 건네받아 선원이 가리킨 방향을 보았다.
“해적이군.”
“예?”
“우려했던 일이긴 한데. 별수 없지. 무시해.”
“알겠습니다. 해적들을 무시해라! 최대속력을 낼 수 있도록 돛을 조정해라!”
칼은 해적을 무시하고 런던으로 입항하려했다. 그러나 그의 뜻대로 쉽게 되지 않았다.
“선장님! 해적선이 빠르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제길, 역풍인가. 프레드릭, 앞뒤 보지 말고 런던으로 들어가. 가서 해군에 도움을 요청해. 피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러자 프레드릭은 칼의 머리를 찍어 눌렀다. 월등한 키 차이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는 씨익 웃으며 어린 선장에게 말했다.
“꼬마 녀석 혼자 두고 도망가라고? 날 그런 놈으로 밖에 안 봤냐? 이 녀석아. 명색이 바다 여단이다. 안 그래?”
칼은 머리에서 프레드릭의 손을 치우고 나서 한숨을 푹 내쉰 뒤에 대답했다.
“네 맘대로 해라. 대신 뒷일은 책임 못 져. 물건 하나라도 털려 가봐. 그땐 손해배상 단단히 청구할 테니까.”
“이 형님은 돈은 안 떼먹으니 걱정마라.”
프레드릭은 자신의 배로 돌아갔다. 칼은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전투준비! 적은 얼마 안 된다! 신속히 처리 한 뒤 런던으로 돌아간다!”
“와아아아!!!!!”
칼의 말대로 해적선단은 코그가 주를 이루었고 기함으로 보이는 배가 캐러벨이었다. 칼의 작전은 다음과 같았다.
“일단 저 작은 배들부터 박살내놓고 생각하자고.”
“그게 좋겠습니다.”
“좋아. 발포하라!”
그의 명령에 따라 그가 타고 온 카락뿐 아니라 프레드릭의 클리퍼들도 포를 쏘았다. 화약 터지는 소리가 바다를 가득 메웠고 해적선단의 코그들이 하나둘씩 격침되었다. 그때 칼의 카락에 캐러벨이 접근하기 시작하여 곧 칼의 배에 붙었다. 그러나 해적들이 넘어오지 않고 그 대장인 듯한 남자가 칼의 배로 넘어왔다.
“여기 선장이 누군가? 지휘를 참 잘하더군.”
“나다.”
“뭐야? 이 꼬마가 선장이라고?”
해적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기도 안찬다는 듯한 표정으로 칼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칼은 심각했다. 사람 죽여본적도 없거니와 목숨 걸고 1대1로 싸워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뭐, 좋아. 나랑 1대1로 붙어서 내가 이기면 여기 물건 다가져가겠어. 물론 내가 지면 깨끗이 물러나마.”
“통이 크군.”
“칭찬으로 알도록 하지.”
칼은 뽑았던 검을 다잡았다. 적당한 각도로 휘어있는 환도. 아버지의 유품이기도 했다.
“처음 보는 검인데?”
“처음 봤을 테지. 유럽은 물론 투르크에도 없는 검이니까. 그리고 난 말이지.”
칼의 자세가 더욱 낮아졌다. 그리고 갑판을 박차고 달려 나가며 외쳤다.
“해적이라면 전부 지옥에 처넣고 싶거든!”
깡하는 소리와 함께 검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칼이 밀리고 있었다. 힘이나 기술에선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경험의 차이였다.
“나이에 비해 괜찮구만. 처음 보는 검술이라 나도 애먹었지만.”
“후. 칭찬 고맙군. 간다! 열화천수검결!”
칼의 검이 불꽃이 튀기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상대를 압박해갔다. 해적선장은 곤란한 표정으로 검결을 하나하나 방어하고 있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모든 공격을 다 막아냈다.
“몇 가지 가르쳐 주지. 너의 검술은 상당히 좋다. 기술과 힘, 속도에서 나와 비슷해. 그러나 그렇게 힘을 빼서는 끝까지 못 버티고 죽는다고.”
“당신이 걱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뭐?”
칼의 말에 그는 자신의 몸을 보았다. 생채기들이 여러 군데 나있었고 심한 곳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후후, 멋진 놈이로군. 통성명이나 해보자. 나는 프란츠라하지 성은 없어.”
“칼리온 디트리히다.”
“오오, 네가 그 아프리카에서 당했다는 상인의 아들인 모양이구나. 그쪽 해적들이 말해주더군. 디트리히라는 성을 가진 상인을 거의 전멸하다시피 해서 이겼다고.”
“담소는 나중으로 미루도록 할까 하는데?”
“후후, 건방지긴. 내 어릴 적과 같군 그래.”
두 사람은 다시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 모습은 해적들도 칼의 선원들도 넋 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뿐 아무도 끼어들지 못했다. 마치 투신들의 싸움을 보는 듯 했다. 그때 런던으로부터 함선 몇 척이 다가오고 있었다. 잉글랜드 해군이었다.
“젠장! 오랜만에 괜찮은 놈 만났는데. 해군이 나타나다니!”
“그래 어디 괜찮은 놈한테 죽어봐라!”
칼은 뒤에 차고 있던 단검을 뽑아 프란츠의 허리에 박았다. 피가 튀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칼은 피에 젖지 않았다.
“이 건방진 자식!”
콱.
프란츠가 칼에게 달려든 순간 칼의 환도가 프란츠의 쇄골부터 허리까지를 갈랐다. 프란츠는 입에 피를 물고 쓰러졌다. 그리고 칼을 보며 말했다.
“큭. 네놈은…반드시…크게…될 거다.”
“곧 죽을 놈한테 그런 말 들으니 기분 뭐 같군.”
“건방…지긴, 흡, 나와…같은…자여.”
프란츠는 그 말을 끝으로 죽었고 칼은 검을 떨어뜨리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선장!”
“내가 이긴거지?”
“예, 장하십니다, 도련님.”
“후후후, 사람을 죽인다는 건 정말 기분 더럽군.”
해군의 배는 프란츠의 캐러벨을 순식간에 나포하여 선원들을 모조리 체포했다. 그리고 해군의 배에서 누군가 넘어왔다. 고든이었다.
“도련님. 어서 이 배에 오르십시오. 아가씨께서 찾으십니다. 어서요!”
“누나가? 누나 아직 안 죽었지?”
“아직 살아 계십니다. 자, 어서요.”
“잠깐만. 제임스, 날 선실까지 데려다 줘.”
칼은 제임스의 부축을 받아 선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물건 하나를 챙겼다. 암스테르담에서 산 페티코트였다.
“이걸 잊으면 안 되지. 그렇지?”
제임스는 말이 없었다. 고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거의 카렌이 죽어간다는 말과 같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칼만 모르고 있었다. 칼은 페티코트가 들어있는 상자를 챙겨서 갑판으로 나왔다. 프레드릭은 어느새 왔는지 고든과 함께 있었다.
“이봐 어린 당주. 빨리 가자고.”
“알았어. 제임스 런던에 입항하거든 선원들 단속 잘해. 내가 올 때까지 배에서 내리지 말라고들 해. 적재품도 처분하지 말고 놔둬.”
“예, 도련님.”
제임스는 칼을 부축해 고든에게 넘겼다. 고든도 칼을 붙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가시죠. 여기 죽어있는 자는 누구입니까?”
“프란츠라 하더군.”
“네? 유틀란트의 프란츠 말입니까?”
“그것 까진 모르겠고 내가 베었어. 그거면 됐지? 가자.”
고든이 이끌고 온 배들은 쾌속선이어서 금방 런던에 입항할 수 있었다. 배를 항구에 정박시키고 내려야 했으나 칼은 걷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프레드릭이 그 모습을 한심한 듯한 눈빛으로 보았다.
“뭐냐, 도대체.”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아까 힘 뺄 때 알아봤다. 자, 업혀라.”
프레드릭은 칼을 업고 고든과 함께 냅다 뛰기 시작했다. 칼은 프레드릭에게 업혀있는 상태로 고든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서둘러? 누나가 어떤데?”
“정말 모르십니까? 동생 얼굴은 보고 죽겠다며 버티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런 겁니다.”
“뭐? 누나가…어쨌다고?”
“일단 가서 보십시오.”
흠...크리스마스 이벤 중인데..
카리비브 가기가 너무 무서워서..
상대카를 빨리 타던가 해야지 원...
렙되면 고용할 제2부관 카라 확정..그리스어 지우고 터키어 배우고 인도어는 안배운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