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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적안과 별-(20)

Carllion
댓글: 6 개
조회: 369
추천: 1
2007-01-01 23:14:27
그렇게 뛰길 한참 뒤. 칼은 프레드릭이 내려놓자마자 집안으로, 정확히 카렌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항구에서 다리가 풀려 일어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누나!”

“칼, 이제 왔니?”

카렌은 동생을 보며 힘겹게 웃었다. 칼은 병석에 누워 힘겨워 하는 누나를 보고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누나, 괜찮다며. 왜 거짓말했어?”

“그랬으면 네가 안 갔을 거잖아.”

“누나, 누나. 이거 봐.”

칼은 상자를 뜯었다. 암스테르담에서 산 페티코트가 들어있었다.

“누나 이거 갖고 싶어 했잖아. 그래서 사왔단 말이야. 그러니까…그러니까…”

“칼. 그런데, 누나가 이래서 못 입어 보겠네. 칼, 나 좀 일으켜 줄래?”

칼은 카렌의 상체를 부축해 침대에 앉아 있게 해주었다. 카렌은 칼에게서 페티코트를 받았다.

“예쁘다.”

결국엔 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러니까 죽지 마. 앞으로 누나 말 잘 들을 테니까 제발…제발…”

“칼, 가까이 와봐.”

칼이 얼굴을 가까이 하자 카렌은 칼의 얼굴을 잡고 자신의 입술을 그의 입술에 가져갔다. 잠깐의 시간 뒤에 카렌은 입술을 떼며 칼을 보며 웃었다.

“내 처음이자 마지막 키스야. 오늘 네 생일이잖아. 미안해, 누나가 줄게 이것밖에 없어서. 그리고 나 죽으면 이 옷 입혀서 묻어줘. 알았지?”

칼은 말없이 카렌을 껴안았다. 그는 흐느끼고 있었다. 카렌은 동생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카렌은 라이자와 윌리엄을 보았다.

“라이자, 윌리엄 오빠, 내 동생들 잘 부탁해.”

“걱정 마라.”

윌리엄은 그렇게 대답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역시 울고 싶었다. 그러나 군인 자존심에 어떻게 눈물을 보이겠는가.

“내 동생처럼 보살펴줄게.”

라이자가 대답했다. 그리고 카렌은 칼에게 말했다.

“내가 키스해줬으니까 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 해, 알았지? 그리고 에리카에게도 잘해주고. 어머니 말씀 잘 듣고.”

“응. 흑…”

“에리카, 이리 와.”

에리카도 언니의 부름에 언니 가까이로 갔다. 카렌은 두 동생을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에리카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오빠 말 잘 듣고, 어머니 말씀 잘 듣고 착하게 지내야 돼. 알았지?”

“언니, 아빠한테 가는 거야? 가지 마, 언니야…”

에리카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카렌은 막내 동생을 토닥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인 엘리스를 보았다. 엘리스 역시 흐르지 않을 뿐 눈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어머니. 죄송해요. 저 먼저 갈게요.”

“…….”

엘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카렌은 동생들을 놓아주고 침대에 다시 누웠다. 그리고 카렌의 눈이 스르르 감긴 것은 순간이었다. 누나가 미동도 않자 칼은 혹시나 싶은 생각으로 누나를 불렀다.

“누나?”

“…….”

“누나!”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혹시나 하여 그녀를 흔들어 보았으나 역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칼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으아아아!!!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다고! 내가 해적하고 싸우면서까지 돌아온 이유가 뭔데! 이게 뭐냐고! 으아아아!”

칼은 세상이 끝난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누나를 계속해서 흔들었다.

“누나, 장난하는 거지? 일어나서 ‘시끄러워!’하면서 나 때려야지. 누나…누나…”

“칼, 이제 그만해. 카렌은…돌아오지 않아.”

퍽!
타격음이 방안을 메웠다. 칼이 라이자를 친 것 같지만 그가 친 것은 방의 벽이었다. 칼의 주먹이 들어간 벽은 움푹 패여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을 본 라이자는 경악하고 말았다.

“부, 붉은 눈…”

“뭐, 뭐라고?”

엘리스도 놀라서 아들의 눈을 보았다. 딸의 죽음보다 그녀를 더 놀라게 한 그의 붉은 눈. 흑안(黑眼)이었던 그의 눈이 갑자기 적안(赤眼)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스스로를 질책했다.

“난, 지금 내 자신의 무력감에 분노를 느껴…내가 떠나지만 않았다면…”

붉은 색으로 변한 눈에서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 나왔다. 에리카 역시 울고 있었지만 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갑자기 칼이 품에서 단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카렌의 머리카락의 일부를 잘라냈다.

“크리스틴.”

“네, 도련님.”

칼은 그녀에게 자신의 환도와 잘라낸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가서 머리카락은 방부 처리해. 그리고 칼자루에 고리가 있지? 그 고리에 달아줘.”

“네?”

“항상 보면서 내 무력함을 인지해 나가겠어. 나는 더 강해지겠어. 누나 말처럼 후회 없이 살아갈 거야. 반드시.”

“알겠습니다. 그 의지, 아가씨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크리스틴은 칼에게 받은 물건을 들고 방을 나갔다. 그는 누나의 시신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다시 오열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제부터라도 잘 해야지 했는데, 왜 지금 가야만 하는 거야? 누나한테 잘못한 것도 많은데…”

“칼, 이제 됐어.”

라이자는 칼을 일으켰다. 칼은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라이자는 그런 칼을 안아주었다.

“누나…누나…”

“됐어. 실컷 울어도 돼.”

그렇게 카렌은 18살의 어린 나이에 죽었다. 칼은 누나의 죽음과 사람을 죽였다는 충격으로 한동안 바다는커녕 집밖에도 나가지 못했다. 후에 윌리엄의 격려와 다그침으로 회복되어 다시 항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뭐, 대충 정리하자면 이 정도로.”

“그것도 생일에…”

“상관없어.”

에스텔은 칼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녀의 품에 안긴 형국이 된 칼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냉소적으로 물었다.

“너 왜 그러냐? 오늘 너답지 않은 행동이 자주 보이는데?”

“흑흑, 미안해. 그런줄도 모르고.”

칼은 가증스러운 연기라고 생각했지만 에스텔의 얼굴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의외의 모습에 칼은 당황했다. 이미 냉철한 판단력을 잃어버린 그의 머리로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너, 왜 그래?”

그럴수록 말없이 에스텔은 칼을 더욱 꼭 안을 뿐이었다.

‘누나?’

칼의 머리에 죽은 누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순간 그의 무의식속에서 이대로 계속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린 듯한 그는 에스텔을 살짝 밀어내고 그녀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좌우로 강하게 흔들었다.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멍한 표정은 그대로였다.

“너, 너 오늘 뭐, 뭐 잘못 먹었냐?”

“그렇게 말하는 너는 표정이 왜 그런데? 오호라, 또 누나 생각났나 보구나. 내가 누나 해준다니까 그러네.”

에스텔이 다 안다는 듯한 말투에 환하게 웃으며 말하자 칼은 더욱 당황하여 말을 계속 더듬었다.

“시, 시끄러. 내, 내일 아, 아침에 일찍 깨울 거야. 그, 그러니까 자, 잘 자.”

칼은 허겁지겁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그것도 맘대로 되지 않았다. 문도 열지 않은채 걷다가 문에 쾅하고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는 젠장이라는 말과 함께 이번엔 제대로 문을 열고 나갔다. 에스텔은 그런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웠다. 여전히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어머님 말씀 그대로네. 아직 어려. 후후후. 동생처럼 대해달라고 그러셨지? 종종 이렇게 해볼까?”

에스텔이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시간의 칼의 선실. 칼도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잠은 오지 않았다.

“젠장, 젠장! 왜 또 누나가 보인 거냐고!”

칼은 계속 이 말을 되뇌었다. 오늘은 완전히 에스텔에게 주도권을 뺏겼다. 칼의 오늘 하루에 대한 생각이었다.

“하여튼. 난 절대로 쟤를 누나로 보지 않아. 절대로! 누나보다 아래라고! 어떻게 저런 애가. 말도 안 돼. 암, 그렇고말고.”

“오? 그렇단 말이지?”

“에?”

에스텔이었다. 칼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틀 동안 거의 가지고 놀다고 오늘 아주 호되게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그래, 오늘은 내가 깨끗이 졌다. 오늘 무슨 마가 끼었나.”

“결국엔 그런 것이었군. 너 솔직히 말해. 누나 생각나서 나 고용한 거지?”

“시끄러, 가서 잠이나 자라고. 그런데 누가 여기 앉으래? 또, 누가 머리 쓰다듬으래? 내가 무슨 엄마가 옆에 없으면 잠 못 자는 어린애인줄 알아?”

“내 눈엔 그렇게 보여.”

“빨리 가!”

에스텔은 침대에 걸터 앉아있었다. 뿐만 아니라 칼의 말처럼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칼의 표정은 더욱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러나 에스텔의 대답은 간단했다.

“내 맘.”

“…제기랄. 오늘 왜 이런다냐.”

“너희 어머니께서 나에게 널 동생처럼 대해주라고 하셔서 난 그 말씀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뿐이야.”

“하여간 어머니도. 별 쓸데없는 짓을 시켜가지고. 에잇,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냐? 얼른 가서 자라고!”

“이것 봐. 네가 어린애라는 게 밝혀지잖아.”

“후우…”

“호호호, 그럼 이 누나는 가서 잘 테니 잘 자렴, 아가야.”

에스텔은 어울리지 않는-칼의 개인적 생각-간드러지는 웃음을 흘리고 자기 선실로 돌아갔다. 칼은 여전히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아가? 내가 그렇게 보인다고? 어디서…”







전직하고 군렙작 하고 있습니다..
바바갤 썰어보는것도 스릴 넘치는 군요..ㅎ
이번에 제 캐릭을 머리빼고 철판으로 도배했습니다. 길드의 누님께서 만들어 주셨어요^^감사합니다ㅎ
오늘 10시간을 컴터앞에 앉아있었더니..흠..
글 보시고 그냥가지 마시고 댓글좀 달아주세요^^제가 글쓰는데 있어 피가되고 살이되는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v11 Carl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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