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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에스파냐 이벤트 2부 제1장 - 대낮의 출몰

바람부는날
조회: 338
2007-01-06 11:49:22
그로부터 벌써 이년 쯤은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지난 이년동안 너무나도 무료하게 살아 왔던 것 같다.


고향으로 귀국한 이 이후로 내 신변에 마치 거짓말처럼 평온이 계속 흘려갈 뿐,
적어도 이년 전까지 파란만장한 여러가지 많은 일이 있는 것에 비해서..

돌이켜 보면 수 많은 사연이 모두 내 가슴 속에 묻히고 있음을..
아아, 매번 각인하고 있었지만 떠나가는 이들은 다시는 돌아올 수가 없다.


과연, 떠나가는 자와 남겨진 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느새 나는 헛디딘 발걸음을 옮겨 항구의 부두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금은 정오라 대항구마저 별로 분주하지는 않는 듯하다. 이제 겨울은 끝나고 봄이 접은지 벌써 한달이 되어가고 있었다.

저 너머에 두대의 무장되어 있는 갤리온 사이에 계류하고 있는 나의 산타마리아호가 보인다.

그랬지.. 정말 수 많은 세월을 지나가는 동시에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운 넋들은 이제 떠나가고 남은 것은 여기에 있는 단 한사람, 나와 나의 배 산타마리아호 뿐..
내 배도 역시 나와 함께 동고동락한 세월을 품고 있음을, 물론 그도 역시 나의 일부였고 나의 숨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고향으로 귀환한 이 후로, 한동안 미동조차 없는 나의 산타마리아호..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부르기 전까지는.

언젠가...
기약 없는 머나먼 여정을 시작할 때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
과연... 그날은 다시 찾아 올려나..?


세비야의 햇살이 눈부치게 비추고 따스한 실바람이 윙윙 부는 한가한 어느날, 나는 모르게 상념에 잠겨 있었다.

지금-, 나는- 무얼할까..?

마치 가을의 정적, 다가올 겨울에 만고의 준비를 끝나고 무료함을 음미하는 노인처럼..
그렇기에 난 아직은 너무 젊은 나이였다.
고개를 들여 저 수평선 너머로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남향으로- 순간 나는 모든 것을 회상해 보았다.


내 생애에 있어 어떤 대단한 일이 벌이는 시작과 끝-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남쪽 바다의 외딴섬, 마데이라에서 마지막으로 본.. 이제는 사라진 고국의 영웅 발타자르와 리스본의 대상인이자
그의 친구인 디에고 살미엔트..그리고 모든 것이 종적임을 예시했던 질붉은 황혼, 오직 그것만이 전부였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거짓말처럼 전설이 되어 세비야 거리에서 언제나 화제였다.
특히 동네 어린아이와 시를 들려주는 거리의 음유시인이 주 대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어느땐가 어린아이들이
발타자르를 흉내며 하이레딘 역할하고 있는 상대와 검술 싸움하던가. 그리고 거리의 광대들 특히 좋은 구경거리였다.
그 중 알바공의 이중인격을 그들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약간 과장되는 면이 있지만.

세비야에서 소문이 시작되면서 수도 마드리드까지 닿으면 과연 어떻게 될까? 생각만하면 절로 웃음이 난다.
왕국쪽에 아마 자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것 같음을 짐작된다.
원래부터 자국 민중의 지지도가 낮은 알바공의 잔인한 성품을 잘 알던 에스퍄냐 민중 전체를 어떻게 설득할지.

그정도로 화젯거리의 주인공은 이제 에스퍄냐의 공공의 적으로 각인되었음을 어쩔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물론 세비야에서 태어났고 염연히 에스파냐 백성이다. 그러한들 어떠하리..


불행하게도 우리 국왕은 알바공의 네덜란드인 무차별 학대에 관심조차 없는 모양이었다.
네덜란드의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아, 심각할 정도로 불안한건 사실이다. 마치 바람 앞에 생명을 잃듯 말듯한 등불처럼.
이대로 가면 에스파냐의 네덜란드 평정이 오래 유지될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러는 임에 불구하고 국왕은 다른 데로 전력을 쏟고 있었다. 물론, 카톨릭의 신성화 표본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먼저 기반 잡고 잘 다스려야지 국외의 충격으로 정통 맞는 걱정거리도 없다만.

그래서 나는 온갖 부정과 거짓계략이 가득찬 정치라는 무대를 그다지 즐겁게 관람한 편이 아니다.
생각하면 머리가 쑤실 정도로.., 하지만 그들은 즉 '필요악'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타닥타닥-


발소리?
누군가 내 앞으로 똑바로 정면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 같았다. 가까이 올수록 귀에 들어온 소음이 더욱 진동하게 느껴졌다.

"어이 이봐, 거기 지나가는 아저씨!"
날카롭고 또렷한 외침 또한 범상치 않았다. 지금 내 눈 앞에 '꼬마 아이'가 똑바로 우뚝 서 있었다.
그는 숨을 헐레벌떡 쉬는 걸 보니 방금 전까지 계속 달리고 있음을 알아볼 수가 있었다.

..빛나고 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연상한 그의 붉은 머리칼이 눈에 부셨다. 햇빛이 너무 강렬한 탓인가.

"날 좀 숨겨줄수 있겠어?"

그의 눈빛 역시 보통 이상이었다. 머리색과 상반되는 차가운 깊은 바다와 닮은 날렵한 푸른 눈동자.
거만하고 그지 없는 '그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보기에 보통 아이 나름의 허름한 복장을 입고 있는 저 아이가 자기를 숨겨 달라고 지금 당부하고 있다.


'숨바꼭질이냐..?'

하기야.. 참, 어린아이들의 놀이란.. 그정도껏 해야지. 뭐하러 지나간 타인에게 숨어달라고 당부하게?
그러나 저 아이의 얼굴에 불안이 가득찬 모양이었다. 하지만 모른다, 어디서부터 비롯된 일인지.

"난 심각하다고. 얼간이 경비병 아저씨들이 날 쫒고 있다구. 잡히면 끝이야! 시간이 없어!"

그는 있는대로 힘껏 내 옷 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절대 풀어주고 떠나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되려, 적합하게 숨을 만한 공간이 있는지 흘끔 눈치를 보았다. 맞는 편에.. '아뜨리느' 주점이 보인다.
그러나 저 곳은 어린아이가 입장할 수 있을만한 공간이 아니였다.

"그래! 거기! 미안하지만 아저씨는 내 아버지 행세 좀 해야겠어."

나는 아연질색했다. 어린 것이 얼마나 영악하고 그지 없다는 것을.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요구에 응해 따라가고만 말았다.



"누구게? 저 꼬맹이는?"

주점주인인 야칸이 희아한 눈으로 우리를 슬금 살펴볼 수 밖에 없는 대우를 받는 사실이 처참했다.
물론, 나를 잘 알고 있던 그에게 저 아이의 핑계대로 먹혀봐자 소용이 없다.

"내 조카야. 방금 우리동네에 올라와서 그런지 얘도 많이 고픈 모양이야. 내가 평소에 하던 그것을 좀 주게."
"천만에, 마신 것은?"

나는 그의 눈에 맞춰 눈썹을 치켜들고, 고개를 크게 절레 젓었다.
내 의도를 알아차린 그는 고개를 끄떡이며 웨이터를 부르고 있었다.


"정말 고마워. 그럼 난 이쪽 구석 자리에 가 있을께."
"그런데 넌 어째서 왜 쫒는거냐?"

나는 야칸이 눈치 채지 않게 되려 시선을 살피면서 조심하게 말을 내고 있었다.

"공범이냐?"
"아니야!"


갑자기, 뒷편에서 대문 여는 광장한 소음이 들려왔다. 저 너머, 무장한 세명의 경비병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주위를 주의깊게 살피면서 실내 손님들에게 말을 걸고 있을때, 나는 문득 미심썩은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그 아이가 있는 쪽을 보았는데 벌써부터 어디선가 사라지고 없었다.

"어찌된 일이야?"
야칸이 내 쪽으로 다가와 맞는 편에 앉았다. 야칸은 똑바로 내 눈을 응시하면서 저 경비병들이,
한명의 어린아이를 찾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러니, 나도 공범이 된 기분이 들니 솔직히 불쾌했다.

"혹시 모르지, 다른 아이를 찾고 있거나 하면.."
"이보게, 자네, 지금 주점 안에 어린아이는 딱 한명일세.."

야칸은 피식-, 아무렇지 않게, 헛웃음을 짓으면서 다행히도 지금 주점 안 사람들 모두 만취한 상태라,
경비병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나를 일단 안심하려고 여력을 한 모양이었다.
그런 다음에 그는 일어서서, 경비병 쪽으로 다가가 삽시간 조금 넘게 설득하자,
마침내 그들은 주점을 떠나갈 수가 있었다. 떠나가는 동시에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끼이익-,
바로 옆에, 잘 차린 술통 틈에 빠져나온 '그 꼬맹이'가 보였다. 나는 내 나름의 성질을 일으켜,
마침내 그의 양어깨를 세게 쥐었다.

"자총지종 설명해 봐? 지금 어른들 상대로 불장난 하는거야 마는거냐"

그 꼬마가 갑자기 울음을 떠뜨렸다. 그 때 야칸이 다가와 나를 진정 시키라고 애를 먹었다.
그렇다고 나는 무얼 해야 좋을지 모른다.

"난 아무 잘못 없어. 병사 얼간이들 멋대로 착각을 한거야! 사실 방금전까지 동네 아이들과 함께 전쟁 놀이를 하고
있었어. 난 단지 대장로써 우리편 무리를 짓어 로이파 두목을 포위하려고 하는데 얼간이들이 갑자기 쫒아왔지 뭐야.
그래서 여기까지 달아났다가 아저씨를 보게 된거야."


믿어야 할까 말까.
어째튼 저 아이가 하는 말은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혼을 낼 수가 없었다.

"하하, 어째튼 아이들이란.."
야칸은 웃음을 터뜨렸다. 저 꼬마도 야칸의 웃음 소리를 듣자 멈칫거렸다.

"진정하게. 상대는 철부지 아이라고, 너그럽게 봐 주게. 네 아내 뱃 속에 있는 아이를 생각하면..,
결국은 모든 아이들은 악의란게 없어. 모두 순수하고 언제나 사고뭉치거든. 너도 나도 이런 적 있지 않았던가?"

"미안해, 아저씨."

".... 됐어. 날이 저물었다. 꼬마야, 그만 집으로 가게."

어찌된 일인지,
저 꼬마는 절대 떠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참나, 생긴건 이래도 고집불통이라니.

"아니, 난 돌이갈 수가 없어. 아저씨가 항해사라면 나 좀 데려가 줘."
어떻게 저 아이가 날 항해사로 알아본거지? 야칸이 나 대신 물어보자 그 아이가 대답했다.


"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 그리고 아저씨 몸에 배인 바다 냄새가 났어. 정말 항해자 맞지?"

"과연.. 어린 것들이 참 예리하군!"
야칸이 크게 웃음을 쳤다. 정말이지, 야칸도 가끔 날 타협할 맘이 없는건지.
참나, 야칸이 아니였다면, 나는 끝내 모른 척하고 마는 것이다.

"좋아, 그러면 나를 리스본으로 데려가 줘. 리스본만이야."
"거긴 왜?"

그 아이는 당연스레 고개를 끄떡이면서
"이 동네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으니까. 물론 보수 정도는 넉넉히 지불할께."


앞서 이미 얘기했지만, 나는 긴 항해를 끝내고 거의 은퇴할 듯한 처지였다.
요즘들어 빈번히 들어오던 의뢰도 드문 일이고, 지금 다시 항해하기에 무리한 시기였다.
게다가 나는 곧 아이를 둔 아버지가 된다. 저 언덕 위의 저택에 있는 아내를 생각해서,
더더욱 떠나서는 안될 처지였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나의 산타마리아호를 경매에 넘길지 마는지 깊이 고민 해왔다.




그러나....

저 아이, 냉정하고도 열정적인 푸른 눈빛 또한 예사롭지 않다. 마치 예전 내가 알던 누군가와 닮은 눈빛..
내가 막 항해사로 시작될 무렵에, 손을 내밀어 바다 너머로 함께 가자는 그 사람..
태양의 작열 아래에 순풍 타고 키를 돌려 짙푸른 바다의 수평선 너머로,


이년 간 잠재워 있던, 내 안에 있던 무엇가가 끓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아, 그래. 나는 누구인가.
바다에 길들이고, 바다에 정들고, 바다에 정열을 쏟을 수 밖에 모르는 단순한 바다 사나이일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가자.. 그래, 가자 바다로..


"그건 훔친게 절대 아니니까 괜히 의심하지마. 그게 내 것이거든."

그 아이는 주머니를 뒤척이며 몇개의, 황금 코인이 들어 있는 한 다발의 주머니를 주었다.


이런, 나를 상대로 장난하는 건가..

솔직히 그것 갖고 출항하기엔 너무 적은 돈이었다. 고작 그 돈으로 날 유혹할 셈인가.
물론, 어린 것이 지니고 있기엔 큰 돈이긴 하지만..,

그래서, 나는 호탕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어린 것들은 너무나도 몰라.
다만, 이례적으로 딱 한번 인도까지 다녀와 후추를 팔아 일획천금한 경험이 있던 나에게는,
너무 씁쓸한 보상이었다. 그러한들 어떠하리.

"됐어, 태워준다고 돈 받을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다시 나의 항해사 초기 시절으로 돌아간다면 저 가치쯤은 내겐 고마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너무 많이 봐왔고, 너무 많이 알았다. 그리고 너무 많은 금화를 쥐어봤다.

"그렇다고..! 로드리고씨는 통이 너무 커."
야칸은 씁쓸한 미소를 짓었다.
"다시 항해하면 우리 한동안 볼 수 없는거니, 매일같이 우리 가게에 와줬는데.."


야칸은 어쩔수가 없고, 내 아이를 품고 있는 아내에게도 사실 무척이나 미안스러웠다.
하지만 다가온 정체불명의 미래를 거부할 수가 없는 내 처지를 어찌 해야 막을 수 없는지 모른다.

확실히 그게 내 운명임을 어쩔수 없는 사실을..


그래, 도박은 시작되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생사를 앞둔 거대한 도박이 시작되었다.
그것으로는 나의 두번째 역사의 시작에 불과하지만,
아직은 예측할 수가 없다. 앞으로 과연 어떤 일이 벌어는지,
그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도..





<<에스파냐 에피소드2-1장 개요>>

이베리아의 따스한 햇살 비추는 세비야 거리의 어느 한가한 오후, 난테없이 (플레이어명)에게 나타낸 한 꼬마,
그는 (플레이어명)에게 자신을 숨겨 달라고 애원하자 이에 응한 (플레이어명)는,은
성심껏 주점 안까지 몸을 숨겨준다. 이 후에 발자국 고동 소리와 함께 수상한 호위 병사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목표물 되는 그 아이를 뒤척이며 찾기는 혈안이 되 있자 (플레이어명)는,은 심상치 않게 여긴다.
그러자, 끝내 못 찾고 떠나간 그들을 보자, 자신을 이상하게 노려보는 (플레이어명)를,을 보고 그는 해명한다.
자신은 단순히 동네패거리랑 노는 것 뿐이라고, 오히려 오해한 건 그쪽일 것 같다고 말한다.

(플레이어명)를,을 보고 항해자 아니냐고 질문을 한 그는 자신을 리스본까지 데려가 달라고 한다.
심지어 주머니에 있는 돈까지 모두 내면서 요구를 더욱 응하는데..

<1장 끝>



***
글 재주가 없어서 진로가 너무 느리게 나가고 있네요.ㅜㅜ;;
아무튼 글 잘 쓰신분들 부럽죠?+_+

이건 소설이라긴보다 팬으로써 취미를 갖고 만든 작품이다 보니,
팬소설으로 바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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