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에는 참 신비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수많은 항해자들이 보고하는 의뢰의 내용과 보상을 어김없이 척척 알아맞추는 여급이라든가, 런던 은행에 맡긴 대포를 꺼내주는 켈리컷 은행원. 망망대해에서 의뢰를 포기할 때에도 선급금을 수령(!)해가는 의뢰 중개인.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장 신기한 사람은 바로 이사람.. 바로 아팔타멘토의 집사입니다. 대머리 반짝에 세월을 새겨넣은 중늙은 영감님.
아팔타멘토..는 황당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죠. 먼저 500만 두캇이라는 거금에 어울리지 않는 단칸방. 뭐, 수많은 항해자들이 사는 아팔타멘토를 한 사람의 경비가 지키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출입구가 하나라는 뜻이겠죠-현대의 아파트와 비슷하게 차곡차곡 쌓인 닭장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각각의 단칸방을 마치 주사위 쌓아올리듯이요(그럼 A군은 세뱌 아파트 101호고 B양이 102호.. 난 1615호쯤 되려나--a). 이런 식으로 따지고 보면 이건 슬럼도 이만한 슬럼이 없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런던이나 리스본에 아파트를 가진 항해자가 얼마나 많을 것이며, 그 아파트들을 고작 단 한 사람의 경비(!)가 지키는 것이라든가. 그 수많은 단칸방이 조그마한 건물에 쑤셔박혀 있다는 사실이나(각국 수도 맵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든 단칸방이 들어설만한 건물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각국 정부(...은행일까요?)는 500만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이 열악한 단칸방을 판매하고 있는 겁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건, 이 '단칸방'에 집사가 상주하고 있다는 것.
주인이 멀리 인도로 카리브로 떠돌 동안 홀로(혹은 3부관과 함께) 묵묵히 집을 지키고 있는 집사들. 이들은 보수도 없습니다. 부관은 물론이요, 선원들도 일당을 받는데 말이죠(여기서 다시한번 운용 고랭크 유저들 밑에 학대당하는 많은 이들에게 묵념..). 게다가 경악할만한 사실은, 그 수많은 단칸방에 상주하는 수많은 집사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겁니다!!!! 이 수 많은 집사들이 공급된다는 사실도 놀라운데-부관이나 선원과 달리 이들은 고용이나 해고조차 할 수 없습니다-집사 사관 학교라도 있는 걸까요? 졸업을 위해서는 삭발하고 수염까지 길러야한다거나.. 덜덜덜....
게다가 사람좋은 중늙은이로 보이는 이 난감한 영감님들은, 생긴것과 딴판으로 수납의 대가들이십니다. 아무리 봐도 조그마한 단칸방인데, 그 안에 사파이어 999개라든가, 후추 999개 따위를 척척 쌓아올리는 일은 기본입니다(게다가 향신료를 아무리 쟁여놔도 이웃에서 냄새난다는 항의도 들어오지 않는다죠;;). 어느 살벌한 분은 화약을 수백통씩 멀쩡히 모아두거나(담배라도 태웠다간 수도 전체가 날아갈텐데요...) 무려 대형 선미루나 충각 같은걸 그 비좁은 방에 들여놓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분들이 얼마나 수납을 잘 하시는지, 이 모든 것들은 절대로 항해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봐도 텅빈 방과, 마네킹, 집사, 부관, 끝.
어떻습니까. 자주 보기도 힘들뿐 아니라 장비품을 하사한다거나 맥주 한잔씩 돌려 노고를 치하해 줄 수도 없는 우리 집사님. 그럼에도 언제나 묵묵히 아파트를 지켜주시는 집사님. 조금은 다시 보이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