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저녁, 의상실로부터 연락을 받은 칼은 옷을 보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의상실 주인은 겉보기에도 화려한 웨딩드레스 두 벌을 칼 앞에 내놓았다.
“오른쪽의 드레스가 키 큰 아가씨의 것입니다.”
“음. 둘 다 좋군. 얼마요?”
“벌 당 200만 두캇입니다.”
“일찍 해주었으니 한 벌 당 50만씩 더 드리겠소.”
그러면서 칼은 수표에 금액을 적고 서명하여 의상실 주인에게 넘겼다.
“은행에 가서 돈을 찾으시오. 그거면 충분할거요.”
“감사합니다. 여기 포장 해두었습니다. 살펴 가십시오.”
칼은 잊어버리지 않게 각자의 포장에 S와 E를 적어두었다. 드레스가 바뀌는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는 드레스를 먼저 세라의 집에 전해주고 여관으로 돌아와 에스텔에게 보여주었다.
“와아, 예쁘다.”
“내일인가 벌써?”
“응. 내일이네. 왜 내 예쁜 모습이 기대돼?”
칼은 그녀의 말을 간단히 무시하고 모자를 벗었다. 그때 에스텔이 물었다.
“사이먼은 예복이 없잖아?”
“배에있는 내 옷중에 쥐스토코르 하나 더 있을걸? 그거 입히지 뭐. 그녀석이랑 나랑 체구는 비슷하니까.”
“돈 들이기 싫다는거 아냐?”
“후후. 뭐 그 녀석 줘도 되고. 난 집에 몇 벌 더 있으니까.”
에스텔은 뭔가 불만인 듯 했지만 그래도 예쁜 옷이 한 벌 생겨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칼이 그녀의 옆에 앉아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맘에 들어?”
“응, 맘에 들어. 그런데 그건 왜 물어봐?”
“아니 그냥.”
칼은 딴청부리듯 대답했지만 에스텔은 다시 칼을 놀리기 시작했다.
“헤에? 그냥 이 누나의 아름다운 자태가 기대된다고 해. 여기 너랑 나 둘밖에 없어.”
에스텔이 장난스레 말하자 칼의 표정은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 둘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잠자리에 들면서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예외가 있다면 ‘잘 자.’ 라는 말 한마디.
다음날 아침, 플리머스의 교회는 결혼식 준비에 바빴다. 교회의 목사가 그를 알아봤는지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자작님.”
“목사님이시군요. 오늘 하루 폐 좀 끼치겠습니다.”
“아닙니다. 주님의 아이 둘이 하나가 되는데 폐가 될 리가 없지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저야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잠시 후에 다시 뵙지요.”
목사와의 짧은 대화를 마치고 칼은 에스텔과 세라가 준비하고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려했다. 그러나 동네 아녀자들의 제재가 있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요. 아직 다들 치장을 다 못했으니까.”
칼은 멋쩍은 듯 웃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교회 밖에서 긴장한 듯 서있는 사이먼을 발견했다.
“뭐 그리 얼어 있느냐.”
“혀, 형님.”
“왜? 옷이 맘에 안드나?”
“아, 아닙니다. 제 팔자에 언제 이런 옷 입어보겠습니까. 그저 형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칼은 씩 웃으며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참으로 맑았다. 칼은 깃털로 장식된 보닛을 고쳐쓰며 말했다.
“그래, 한 가정의 가장이 되니 기분이 어때?”
“글쎄요. 전 아직 나이도 어리고…”
“후후, 어린놈이 벌써 사고치고 결혼하느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형님이야 말로 에스텔 씨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습니까.”
“뭐라고?”
“솔직히 런던에서 출항하던 날도 그랬고 일전의 싸움에서도 느꼈습니다. 제 느낌은 확실합니다.”
그의 말은 조금이나마 그를 축복해주고 싶었던 칼의 눈빛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사이먼은 아차 했다. 입에 담아선 안될 말은 그 앞에서 해버린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칼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했다. 물론 차디찬 말은 그대로였지만.
“그런가? 난 별로지만, 재밌는 말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그 소릴 입 밖에 냈다간 그날로 가정 파탄내주지. 알겠나?”
“네, 네.”
“좋아. 선원들 다올테니 한 대씩 맞을 준비나 해라. 나이도 제일 어린놈이 제일먼저 결혼한다고 다들 난리던데. 후후후.”
“…….”
칼은 굳어버린 사이먼을 뒤로하고 교회로 들어갔다. 마침 한 중년여성이 칼을 불렀다. 무슨 뜻인지 안 칼은 여자들이 준비하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눈을 가렸다.
“어머, 그냥 들어가려고요? 신랑이라면 내쫓았을텐데 특별히 들여보내주는 거예요. 이렇게 해야 기대가 좀 되지 않겠어요?”
세라의 나이쯤 되어 보이는 소녀의 목소리였다. 칼은 피식 웃으며 눈이 가려진 채로 여자들의 손에 이끌려 방안으로 인도되었다. 방으로 들어오자 그의 눈을 가리고 있던 소녀는 그의 눈에서 손을 뗐다. 갑작스런 명암의 변화로 칼은 눈을 조금 깜빡거린 후에 앞에 있는 두 명의 여자를 보았다.
“…….”
“자, 자작님?”
“아, 죄송합니다. 꾸미고 나니 아름다우시군요.”
“가, 감사합니다.”
칼의 칭찬에 세라는 얼굴을 붉혔지만 에스텔은 그게 아니었다. 자기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이 그래서 화를 낼 수도 없어서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었다. 참고 있는 그녀의 이성의 끈을 툭 놓게 만든 것도 다시 바로잡게 만든 것도 바로 칼이었다.
“쯧. 내가 자기에 대해 말도 안한다고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있구만.”
“뭐, 뭐라고?”
조금도 수위를 끌어올리면 폭발한다.
칼이 알고 있는 에스텔의 일반적인 특징이었다. 그래서 그는 적절히 수위를 조절해가며 그녀를 놀리고 있었다.
“것보다 키가 커서 의상실 주인이 만들기 어려웠다는 말도 들리는데…”
“너, 너 정말!”
“왜 내가 너에대해 말을 안한건지 짐작도 못하나?”
“뭐?”
“오늘의 주인공은 세라 양이라고. 알간? 너 예쁜거 다 아니까 속으로 투덜대지마.”
“…….”
‘저 능글맞은 인간, 언젠가 내가 복수해 주겠어! 두고 봐! 네 입에서 ‘누나 잘못했어요.’ 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어 주겠어!!’
그렇게 점점 결혼식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네 정말 오랜만입니다..;;
대항에 너무 빠져있어 글을 안쓰고 있다는게지요..;;
곧 중간고사이가도하고...
요즘은 모험에 빠져있다지요...[작위가 탐나서...현재 일등훈작사]
그리고 요즘 허리휩니다.
아는 누나가 복귀해서 먹여 살리느라..ㅡㅡㅋㅋ
아무래도 다시 벨벳하러 인도 가야겠네요
시험 기간이라도 글쓰게 되면 꼭 업로드 하겠습니다.
곧 월요일이네요
좋은 한주일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