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소설/카툰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Stranger Explorer Epsode]2.그 남자가 마왕이 되려 하는 사연

데일리잇
댓글: 2 개
조회: 515
추천: 1
2005-11-18 14:42:12
*이 이야기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픽션입니다. 지금도 스카스메로 씨는 열심히 베이루트에서 다우온라인에 매진하는 중입니다. 불쌍한 과거를 치유하는 일은 여러분들의 조선 의뢰라고 스카스메로 씨가 전해달랍니다-_-/




사람의 과거는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현재 이 망망대해를 달리는 선장들은 제각각 사연을 담고 항해를 하고 있고, 우리 길드의 사람들 역시 각자의 목표를 위해 항해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스카스메로라는 별난 이름의 소유자는 좀 독특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현재 이 사람은 바다의 마왕이라는 칭호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뭐, 그런 것에 비하면 정말 눈물 나게 처절한 것이 현실이다. 마왕이라고 하면서 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천재적인 전투감각이 있어서 명성을 드날리는 것도 아니고, 딱히 운이 좋거나 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현재 길드원들은 그를 만나게 되면 이 말부터 한다.



“저기, 그거 언제까지 하실 겁니까?”



하지만, 모두 그의 과거를 알고 있기에 딱히 ‘하지 마!’ 라고 딱 잡아떼서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다. 사실, 그가 당한 일련의 사건을 보자면 별 재력도 갖추지 않은 채 모험을 떠나는 내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뭐라도 좀 도와줬으면 하는 심정이지만…



그럼, 과연 그 남자는 어째서 마왕이 되려 하는 것인가.




꽤 오래 전의 이야기다. 희망봉을 넘어서면 향료의 땅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길드의 사람들은 제각기 이 꿈의 땅으로 한몫 챙기기 위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인도에 가면 후추 열매를 공기놀이에 쓸 만큼 넘처난대!”

“아니, 그것보다는 난 사파이어가…”

“제 생각에는 그 상선들 노리는 해적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은데요?”

“그 인도란 곳에 가면 뭔가 유적이라도 있겠지?”

“가자!”



리스본 주점에서 모인 사람들은 자세한 사정도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은 채 저마다 망상에 가까운 희망을 품고 출항을 하려고 흥분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최근에 발견한 아부심벨 신전에서 무슨 새로운 것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정신이 없었다. 그 곳에서 발견된 라의 눈이라는 문양, 꽤나 낯이 익은 문양이었고, 그것이 태양신 라의 상징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어쩌면 내가 알고자 하는 것도 그것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았기에, 간단히 말해서 길드원들의 관심을 쏟건 말건 인도는 내 알 바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내가 아부심벨 신전이 발견된 나일강 상류를 향해 돛을 펼치던 순간, 수많은 길드원이 제각각 돛을 펼치고 인도를 향한 기나긴 원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게 남들 말처럼 부유함을 가져오는데다 간단한 일이라면, 이미 갑부는 세상에 넘치고 넘치는 것이 되겠지. 훗, 대국을 볼 수 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나는 이렇게 비웃어주면서 아부심벨 신전으로 떠났다.


하지만 이게 왠걸, 무언가가 발견되기는커녕 헛탕만 치고 말았다. 무언가를 알 수 있을 때까지는 단서가 아직도 부족했던 것일까. 리스본에서 알렉산드리아 까지 거리가 가까운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이 일어나면 여러모로 힘이 빠진다. 리스본에 어깨가 축 늘어진 채로 돌아온 나는 인도로 떠나서 텅 비었을 길드사무소 대신 리스본의 주점에서 쓰린 속을 달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 곳에서는 이미 다른 누군가가 쓰린 속을 채우기 위해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스카스메로, 바로 그였다.



“아니, 스카스메로 씨. 희망봉 찾아서 떠난지가 언젠데 벌써 돌아오신 겁니까?”

“…사정이 있어요.”



내 기억으로 그는 분명 ‘소는 신성한 동물일 터이니 소를 싣고 가서 신성한 동물을 값비싸게 판 다음에 그걸로 후추랑 사파이어를 긁어 모아서 인생 역전!’을 외친 것으로 기억한다. ‘나도 부자가 될 거야!’ 를 외치면서 선원들을 닦달하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그의 얼굴은 그야말로 실의에 빠진 남자의 그것이다. 설마 인도나 아프리카에서 여자에게 차여서 그런 건 아니겠지? 나는 테이블에 합석하여 그를 바라보았고, 무슨 일을 당했냐고도 묻기 전에 그는 입을 열었다.



“…당했어요.”

“무슨 말입니까?”

“해적이요, 해적… 다 털렸어요.”



상세한 연유를 들어보니 그는 말라가에서 구매한 소를 싣고 순풍을 타고 남하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바다에 들어서자 왠지 모를 기분에 그는 여러모로 기대가 차 있었고, 그 덕분에 주위 경계를 소홀히 해 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리고, 마침 늘어난 선박을 상습적으로 털어대던 헉이런이라는 별호를 가진 해적에게 제대로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를 잃으셨습니까?”

“…28만 두캇이요. 그리고 팔아먹으려던 소도 뺏겼어요.”

“…거 독특한 해적이군요. 소라면 훔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원래 가축이라는 것은 운반하기가 영 힘이 든다. 선박에 실을 때도 힘이 들지만, 선박에서 선박으로 옮길 때는 정말 힘들다. 그런데, 선박끼리 근접으로 붙은 상태에서 상대는 선원들을 모두 제압하고 유유히 소를 싣고 떠났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목숨은 건졌지만 소를 싣고 간 것이 자신을 농락한 것으로 판단한 그는 재정비를 한 뒤 그 해적을 습격했지만 결과는 보나마나, 남아 있던 것마저 다 털려버렸다고 한다.



“그,그러길래 왜 무모하게 덤비신 겁니까?”

“그게… 한번 당하니까 눈이 뒤집어져서…”

“…….”



평범한 사람이 한번에 맛이 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이성의 끈이 끊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뒤에는 언제나 쓰라린 피해만 보는 법. 스카스메로가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었던 것이다. 별 수 있나, 나는 그의 술잔에 술을 채워주며 위로나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자,자. 그냥 마시고 잊어버려요.”

“내 돈…”



그 이후로 그가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전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뭐, 내가 곁에서 들러붙어서 그의 상태를 살펴본 것은 아니고, 그냥 왔다갔다하다 길드원들에게 그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재기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동 지중해, 꽤 오래된 항로이기에 이 항로를 항해하는 선박은 많고, 이 선박들을 고정수입으로 노리는 해적들이 포진하는 곳이 바로 여기다. 그렇기에 혼자서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알비레오와 스카스메로는 함께 동지중해를 항해하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곳에서 천일유혼이라는 해적을 만났다는 것이다. 아테네 주점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알비레오와 아크투르스와 함께 주점에서 그 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나는 무언가가 생각났다.



“그 이름을 들어보니 무슨 동방의 나라에서 온 해적인 것 같은데.”

“에이, 그냥 별명이겠지. 무슨 놈의 동방인이 여기까지 와서 해적질이야? 오스만 제국보다 더 동쪽에도 바다가 있다던데 거기서 해적질이나 해야 하는거 아냐?”



내가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아크투르스는 그렇게 말했다. 하긴, 이런 먼 곳에서 해적질이라니. 그냥 어딘가에서 들은 말을 별칭으로 쓰는 것이겠지.

알비레오는 한 잔을 쭉 들이킨 뒤 다시 설명을 해 나갔다.



“그러니까, 간디아 앞바다를 항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왠 선박이 달려들었지요. 마침 그 때 저는 다우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바람을 타고 재빨리 그 배에서 멀어졌지요. 하지만, 스카스메로 씨 선박에는 이런 저런 짐을 싣고 있었고, 거기다가 선박도 많이 싣는다고 개조를 해버려서 속도도 느렸지요. 그래서…”

“그래서?”

“딱 걸린 거에요. 멀리에서 살펴보니까, 해적들이 개미떼같이 달려들어서 막 이것저것 약탈해갔지요. 스카스메로 님 말을 들어보니 44만 두캇이랑…”

“어이고, 많이도 털렸네.”

“거기에 밀가루 5포대랑 데미캐논 12문이었어요.”

“…밀가루 5 포대?”

“혹시 그 해적, 배가 쓰러질 것 같이 고팠던 거였어?”

“그래도 데미캐논이라면 꽤나 비싼 대포인데…”

“대포를 쓸어간 게 미안해서 해적들이 교역품은 적당히 뺏어가자고 생각한 거 아냐?”



나와 아크체스트는 털린 물건들에 대해 서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고, 알비레오는 그 사이 한 잔을 더 마신 뒤 말했다.



“그게, 그 12문 전부… 스카스메로 님이 이제는 더 못쓰는 고철이라고 갖다 버리려고 하시려던 거였어요.”

“…….”



대포란 건 영영 쓸 수만은 없는 것이다. 포신의 내부가 엉망이 되면 더 이상 포로서 쓸 수 없고, 그러면 어떻게 수리할 방도도 없이 고물로 갖다 버려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고물상에나 넘길 대포 12문이랑 밀가루 다섯 포대밖에 뺏기지 않았단 말이야?



“아니, 44만 두캇이 문제에요. 그것 때문에 상심이 컸었어요.”

“하긴… 44만이 좀 큰 액수이기는 하지.”

“후, 나에게는 뭐 푼돈밖에 되지 않는데…”

“…댁이 비정상으로 부유할 뿐이잖습니까.”

“에이, 길드마스터 댁도 나처럼 인도에서 한 탕 크게 터뜨리면 많이 벌 수 있어.”

“뭐, 그거야 그렇다고 치고…”



나는 한숨을 쉰 뒤 알비레오를 바라보았다.



“스카스메로 이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는거야?”

“그게…저…”

“왜?”

“마왕이… 된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어요.”

“마와앙?”

“네, 마왕.”

“……..”



그 두 건의 해적사건 이후 스카스메로는 완전 상심을 해 버린 뒤 한동안 잠적했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리들은 그를 길드사무소에서 볼 수 있었다.



“하이, 여러분들. 마왕 스카스메로, 지금 등장.”

“…뭐야, 그 어마어마하게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유치한 멘트는.”

“훗, 앞으로 마왕이라고 불러 주세요.”

“…….”



그 이후, 스카스메로는 자칭 마왕이 된 이후, 각종 민폐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름은 길드마스터인 나는 그를 말리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한 번 비뚤어진 인간이 개과천선하는 것이 그리 쉽던가?



“하아… 이를 어쩐다?”

“음… 그게 말이야… 하아, 어쩌다 사람이… 저렇게 되었을까…”



나와 폴라리스는 길드사무소의 테이블에 앉아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 얼마 있지 않아 노틸러스 길드 사무소에 썩은 계란이 날라올지 모른다. 폴리리스 씨는 내 고뇌에 굳이 동참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길드 마스터가 혼자서 끙끙대는 것이 안쓰러운지 함께 끙끙대고 있었다. 아, 원래 이 사람은 말투가 저렇다. 굳이 끙끙대는 것이 아니지만, 그 때 내가 듣기에는 함께 고뇌하는 것으로 들렸다.



“저대로 놔두면 민폐덩어리가 될 터인데…”

“그렇겠지… 아마… 길드에… 피해가.. 클 거야….”



적당히 일거리를 줘서 무언가 갱생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겠지만, 지금 스카스메로는 마왕 열풍에 빠져서 다른 것에는 눈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걸 어쩐다.



“다들 오랜만이에요.”



길드에서 가장 정중하신 분이신 Hia님이 슬쩍 길드사무소의 문을 열고 나타나지만, 반갑게 맞이하기에는 상황이 조금 심각했기에 환영은 과감히 생략하고 한숨을 쉬었다.



“상황이 별로 안 좋습니다아.”

“음?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신데요?”

“그게…”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명료하게 이 상황에 대해 설명했고, Hia님은 잠시 고민을 한 뒤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그 분의 마음을 돌리면서 건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네, 그렇다는 것이지요…”

“제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네?”


이후, Hia가 스카스메로와의 대면에서 비밀스럽게 대화가 오간 뒤 스카스메로는 갑자기 전 자산을 들고 조선업에 뛰어들겠다는 말과 함께 아디오스라고 외치며 조선의 성지, 베이루트로 떠났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스카스메로는 열심히 조선공이 되기 위해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고 있다. 뭐, 좋게 말해서 이렇다는 거지 실상은 목재를 조립해서 배를 짜맞춘 뒤 다시 그걸 해체한 뒤 이걸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조선기술을 배우기 위해 간 베이루트의 조선소에서는 한켠에서는 배를 조립하는 사람들과 다른 한켠에는 그 조립된 배를 부품으로 해체중인 사람들이 있었다. 하긴, 조립 방식이니까 6일만에 배 한 척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지.



하지만, 무엇 때문에 스카스메로가 이렇게 조선기술에 매달리게 되었을까? 그것이 궁금해진 나는 Hia에게 그것을 물었고,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뭐… ‘바다의 마왕이 되기 위해서는 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했을 뿐이에요.”

“…그,그런 것이었습니까.”



스카스메로, 그는 오늘도 마왕이 되기 위한 꿈을 안고서 열심히 베이루트에서 배를 조립하고 분해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혹시라도 그의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할 길이 있다면 누군가가 그에게 선박건조를 의뢰하는 때이리라.

Lv7 데일리잇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