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는 소나 키워. 저기 알리스타 지나가잖아. 아무리 짜봐야 우유는 안 나오겠지만. 아, 우유는 너에게서 나오겠...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죠? 소환사님?]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소나와 정신연결을 하면서 난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에 떨어진 지 3년.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좋아하고 랭겜도 많이 해봐서 처음에 왔을 때는 조금 들떠있었다. 마침 떨어진 곳도 정의를 표방하는 데마시아였고 말이지.
내가 여기에 소환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한 소환사가 자신의 제자를 얻기 위해서, 최고의 자질을 가진 사람을 직접 소환하려 했고 내가 거기에 걸려서 여기에 떨어지게 된 것. 소환사의 마법이 실패하지는 않았는지 정말 나에게는 재능이 있긴 했다. 솔직히 나에게는 민폐였지만.
이왕 온 것, 이러저러한 여캐들을 만나 썸씽이라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열심히 배웠다. 1년은 소환술의 기초를 배우고 2년 동안은 전쟁협회에서 미니언만 줄곧 소환. 그 덕에 나의 소환 레벨이 올라서 드디어 챔피언을 소환할 수 있는 소환사로 당당히 등극했는데!
[듀엣이 흐트러지고 있어요. 소환사님.]
하필 소나다. 서포터역할의 소나.
게임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로테이션 챔피언으로 10명을 고를 수 있지만, 여기 전쟁협회에서는 챔피언과 직접 대화를 나눠서 사전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특히 나 같은 신참 소환사는 더더욱.
챔피언이라는 것이 하나같이 자존심이 강하시기 때문에, 나 같은 건 눈길도 안 줬다. 같은 나라에서 왔다고 럭스가 조금 관심을 보여주기는 했는데, 무소속이라는 걸 아니까 바로 등 돌리더라. 럭스레기 주제에. 과거 내 주캐로 삼았던 애정이 싹 사라졌다. 워윅한테 뜯어먹혀버려라.
어쨌든 마법계열이나 딜탱계열의 캐릭터와 첫 계약을 맺고 싶었는데, 이 소나가. 마음씨 착한 소나님께서.
자기 목소리를 들었다는 이유로 날 멋대로 리그오브레전드의 첫 시합에 등록시켜버렸다. 자기와 콤비로.
서포터로 첫데뷔를 하면 다른 챔피언에게 주목받지 못한단 말이다!!
[라라라--]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도 용맹의 찬가를 연주시켜 상대 알리스타에게 데미지를 주었다. 이왕 한 거 질 수는 없잖아.
[집중하세요. 소환사님!]
“하고 있으니까 앞을 봐. 소나.”
정신연결을 하고 있으니 사실 내가 조종하는 거나 마찬가지긴 하지만, 게임과는 달리 미묘하게 내 컨트롤이 안 먹을 때가 있긴 하다. 아무래도 살아있는 사람이니까.
“귀환하겠습니다. 소나도 귀환해. 그리고...”
같이 하는 소환사에게 귀환 보고를 하고 상점 체크.
서포터로 갔지만, 여긴 아직 포지션이라는 개념이 안 잡혀있다. 계약제이다 보니 부릴 수 있는 챔피언이 몇 없어서 가능할 때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건 이런 개그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거지.
“여신의 눈물, 도란검을 사서 다시 출발.”
이 소환사들은 막타의 개념도 아직 잘 모른다. 시작한지 7분 정도에 1300원을 벌었으면 그럭저럭 벌었지. 더구나 나 혼자만 라인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오늘 신개념 AD소나를 보여주마.
캐리해 버렸습니다.
[아아, 전장에 그녀의 음악이 울려 퍼질 때! 상대 챔피언은 모두 공황상태에 빠졌습니다. 이것이 그녀의 힘! 마음을 울리는 음악입니다!]
시합이 끝나고 술집에서 아까까지 한 리그의 재방송을 보면서 난 시큰둥하게 잔을 기울였다.
[대단해요! 처음 입문한 소환사가 절 이 정도까지 다루시다니.]
“정석대로 가지도 않았는데 뭘.”
[정석? 그게 뭔가요?]
“아무것도 아니야.”
AP도 아니고 AD 소나. 원래 세계의 방송에서 가끔 예능으로나 하는 괴랄한 타입.
그게 여기선 통했다는 게 개그다. 무려 14킬 0데스 22어시의 기록.
그나저나 소나는 소나 키우라니까. 왜 내 옆에 있는 건데. 가슴은 커서 좋지만.
[어딜 보시는 건가요?]
소나가 가슴을 슬며시 가리고, 난 슬며시 딴청을 부렸다. 눈길이 조금 따갑구먼. 소나의 눈빛도, 주변 사람이 날 노려보는 눈빛도.
“너 이렇게 수다쟁이인거 다른 사람은 알아?”
[누가 수다쟁이란 건가요?!]
소나의 악기, 에트왈이 웅웅 울면서 날 향해 위협적인 파장을 내뿜었다.
넌 소나의 감정을 대신하는 거라며? 난 소나의 말을 직접 들을 수 있으니까 넌 나설 필요 없잖아. 도란링보다도 못한 아이템 주제에 콱.
[3일 뒤에 펜타킬 공연이 있어요. 오시지 않겠어요?]
내밀어진 손에는 보기도 무시무시한 포스를 풍기는 모데형님이 기타를 들고 포즈를 잡고 있었다. 펜타킬이라는 날카로운 글자를 배경으로.
아니, 펜타킬에 속한 챔피언들은 좋지만 데스메탈음악은 별로인데.
[꼭! 꼬옥! 오셔야 해요.]
“...알았어.”
얼굴이나 비추고 오자. 잘하면 펜타킬 멤버들과 친해져서 계약을 늘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소나는 소나 키워. 대체 왜 여기에 있는 건데?
녹서스 ‘죄 많은 달콤함.’ 모르가나의 빵집이 있는 광장이다. 오버 파워의 대명사인 모르가나와의 계약을 위해서 여기에 온 것까진 좋았는데.
왜 소나가 여기 계신지 모르겠다.
[여기엔 무슨 일인가요? 소환사님?]
“소나야말로 여긴 무슨 일이야?”
[제 소중한 팬 한분이 여기에 계시거든요. 직접 티켓을 전해드리려고 온 건데...]
...녹서스에는 스웨인이 있었지. 스웨인은 소나의 광팬이고.
“그래, 그렇구나. 그럼 볼 일 봐. 그럼”
[잠깐만요. 소환사님이 왜 오신지는 말 안해 주셨어요.]
“내가 그걸 말해야 할 이유가 있나?”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했더니 에트왈이 또 웅웅 거리며 운다.
이 여자는 심심하면 협박질이야. 정확히는 악기의 협박이지만.
“...그런 눈 하지 말라고. 계약을 위해 녹서스에 찾아온 거니까.”
[...저 하나로는 역부족인가요?]
역부족이고말고. 하지만 이 말을 꺼내면 바로 용맹의 찬가나 크레센토가 날아오겠지.
“물론 되도록 소나와 하겠지만, 소나가 다른 사람과 할 것도 생각해야 하잖아.”
[...그렇네요. 알겠어요.]
말로는 알겠다고 하면서 눈은 버림받은 강아지와 똑같군.
하지만 난 서포터에서 벗어나고 싶어. 빨리 가버려 쉭쉭.
소나가 사라지는 걸 손을 흔들어 배웅하고 난 원래 목적했던 장소로 발을 옮겼다.
저렇게 해두다니, 바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놨네.
어떻게 만들었는지, 영어로 MORGANA라고 큼지막하게 지어진 빵집이 보인다. 대리석으로 보이는데, 저 무거운 것을 어떻게 저런 평범한 목조건물이 버틸 수 있는지 신기하다.
“너희들은 고통 받을 것이다아아아!”
빵을 굽는데 어찌 저런 분위기를 낼 수 있는지...
계약을 위해서, 난 한걸음 앞으로 걸어 빵집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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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엔 정보만 얻으려고 왔는데 활동을 하려니까
렙이 5렙아 안되서 이런저런 제약이 있네요.
글 퍼와서 등급 올려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