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에 서 있는 야스오가 움직이지 않는다.
블리츠크랭크의 "우리 인베가죠" 라는 우렁찬 채팅소리에도 아이템 구매는 커녕 움직이지 조차 않는다.
1분 30초 쯤이 되자 불안한 럼블은 우물쪽에 퇴각핑을 마구 찍어댄다.
" 야스오님 뭐하세요;; "
움직이지 않던 야스오는 적군이 무리지어 쌍둥이 포탑을 제거하고 넥서스를 막 두드리려던 14분쯔음
소환사가 다시 연결 되었습니다. 그리고 " 아 엄마 심부름 다녀옴" 이라는 두가지 메세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화가난 럼블은 저 극악무도한 인간에게 리폿 해줄 것을 요구한다. "다음판에 님들이랑 같이 만날 수도 있음." 이라는 협박성 강요메시지도 빼놓지 않고.
골드로 향하는 벼랑끝 승급전 2승2패 상황이던 상대편 이즈리얼은 5수 끝에 골드가 되었다는 기쁨에 탈주자에게 리폿을 해달라는 상대편의 부탁을 잊어버린것 인지, 애초에 우리팀 아니면 나만 좋은거지 뭐라는 생각이었는지 매몰차게 나가버린다.
상대편 레넥톤은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 기분이 매우 좋았다.
좋다 못해 야스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어 명예로운 적으로 칭찬을 해주었다.
심지어 게임을 해보지도 못하고 패배한 블리츠크랭크는 4:5게임이 15분여 가량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체념한 탓인지 리폿을 잊어버리고 그냥 한번더하기를 눌러버린다.
럼블은 억울하다. 아무리 엄마 심부름이라지만 저 녀석 하나 때문에 자신의 귀중한 일요일 밤 마지막 게임을 우물에서 화염방사기나 지지고 있었으니, 화가 치밀어 오를 수 밖에.
허나 리폿을 해도 저 녀석이 몇일 정지를 당했는지, 그 다음에는 또 어떤 핑계로 또 탈주를 할지, 혹시 다음판에 또 만날지 모르는 일이다.
미드를 주지 않으면 투 미드를 가겠다는 5픽도,
내 야스오를 밴했으니 총명과 유체화를 들고 적군 미드포탑에 계속해서 다이브를 해버리겠다는 3픽도,
내가 캐리해주겠다며 제드를 골라놓고 0킬 8데스를 기록한 1픽도,
명확하게 트롤 행위라고 구분짓기는 어렵다.
미드는 한명이 가는게 효율적이라는 것이지, 라이엇에서 그렇게 지정해 놓은것은 아니며.
상대 미드포탑에 계속해서 죽어버리는 친구들을 일일이 라이엇측에서 걸러내기도 쉽지 않다.
그냥 못한다는 이유로, 혹은 몇차례 실수했다는 이유로 3일 정지,7일정지 등을 당하면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티어가 낮으신 분들은 1년중에 접속할 수 있는 날짜가 몇일 안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 '탈주'는 내가 말한 위에 세 예시들과는 다르다.
일단 명확하게 구분이 가능하다.
탈주는, 탈주다. 트롤링이고 자시고 얘가 고의성이 있었든 없었든, 일단 나간건 나간거다.
4:5 한타만 벌어져도 탑에서 스플릿 푸쉬 중이신 우리 정글마이님이 노발대발 하는 마당에,
탈주자가 있는 팀의 팀원들은 4:5 한타가 아니라 4:5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혈압이 높으신 분들은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꾀나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오후 10시전후로 탈주자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미칠 노릇이다.
바텀 듀오 놈들은 왜 자꾸 밤 10시만 되면 동시에 쳐 나가는 걸까.
이유는 피시방에서 밤 10시에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탄성소리에 있지 않을까.
롤의 MMR 공식은
진팀의 깍인 총 MMR = 이긴팀의 오른 총 MMR 로 알고있다.
즉, 랭크게임을 진행한 모든 사람들의 MMR을 전부 더하면 1200이 되어야 하는게 맞는 걸로 알고있는데 ( 이건 확실하지 않음.)
그러므로 탈주자에 대한 제재, 그리고 이유없이 진 팀원, 꽁승을 챙겨간 상대편까지 공정하게 만족시켜줄 수 있는 방법이 되게 손쉽게 계산된다.
그냥 이긴팀원들의 상승 MMR을 탈주자에게서 다 깍아버리면 그만아닌가?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형평성에 맞게 다듬어야 하겠지만
여하튼 탈주자에게 가하는 부가적인 MMR 하락, 그리고 이유없이 손가락빨다 져야만 하는 팀원들에게 명확한 보상책 아닌가?
' 우리팀 블츠가 너무 못끌어서 나 안함 ㅈㅈ' 라는 이즈리얼보다
그냥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행방이 묘연한 이즈리얼때문에 지는게 나는 백만배쯤은 더 화가난다.
쓰다보니까 일기처럼 되버렸네요.
여하튼 핵심은 탈주자에게 MMR 하락 몰빵해버리자 이겁니다.
사실 어뷰징같은 이유로 악용될 소지도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가다듬으면 확실히 탈주자 수를 많이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허겁지겁써서 빠뜨리거나 놓친 부분이 있을수 있으니 너그럽게 봐주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