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T 중에는 게임 하느라 바빠서 후기를 이제야 적습니다. 이번 CBT에서는 서머너만 키웠는데 50레벨은 찍었고 아이템 레벨은 330밖에 못 찍었어요. 서브 퀘스트까지 하느라 이틀 남기고 겨우 50을 찍어서 만렙 컨텐츠는 별로 못 해봤습니다. 타워는 49층까지 클리어했고 레이드는 어둠, 빙결 레기오로스만 잡았습니다. 베르너의 저택을 너무 늦게 알아서 못 간 게 제일 아쉽네요. 2차 CBT에서 느낀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최근에 많이 했던 MMORPG가 검은 사막뿐이라 검은 사막과의 비교가 많을 겁니다. 검은 사막은 2016년 10월 이후로 접어서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1. 컨텐츠
MMOPRG가 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양질의 반복 컨텐츠 확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만렙 컨텐츠라고 부르는데 저는 만렙부터 시작이라는 개념 자체가 별로라고 생각해서 반복 컨텐츠라고 적겠습니다. 반복 컨텐츠가 핵심인 이유는 일회용 컨텐츠로는 개발 속도가 소모 속도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MMORPG에만 국한된 사실이 아니라 장르와 관계없이 반복해도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컨텐츠가 게임의 성공을 좌우합니다. 6년째 대세인 롤과 현재 대세인 배그를 봐도 같은 맵에서 같은 플레이를 반복하지만 매번 양상이 달라져서 새로운 느낌을 주니 성공할 수 있었던 거죠.
이런 관점에서 검은 사막의 가장 큰 문제점은 컨텐츠의 질보다는 양을 추구했다는 것입니다. 개발자를 갈아 넣은 듯한 엄청난 속도의 업데이트를 보여줬지만 컨텐츠의 양만 많지 따지고 보면 다 노가다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듣기로 기획 단계를 따로 거치지 않고 바로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속도는 빠르지만 큰 그림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일하게 노가다 아닌 컨텐츠가 PVP였는데 장비 성능의 영향이 커서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PVP 입문좀 해보려면 6개월은 돈 벌면서 장비 강화만 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생활 컨텐츠 중에 낚시를 예로 들면 오픈 초반에는 낚시 인기가 정말 많았습니다. 고급 어종일수록 키 입력이 복잡해지는 시스템이 처음에는 나름대로 손맛이 있었고 수역에 따라 어종이 달라져서 황금 어장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죠.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수역만 넓어지고 약간의 어종 추가만 있었지 다른 방향의 개선이 전혀 없다 보니 결국 자동 낚시하는 사람밖에 안 남았습니다. 하다못해 정기적인 낚시 대회라도 있었으면 훨씬 나았을 겁니다. (사실 로스트 아크 2차 CBT에서 낚시를 별로 안 해보긴 했지만 첫인상은 검은 사막보다도 훨씬 별로였습니다. 지정된 곳에서만 할 수 있다는 점도 실망스러웠고 손맛을 전혀 느낄 수 없어서 개선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연금도 초반에는 레시피 연구하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모든 레시피가 공개된 후에도 비약 종류만 조금씩 추가됐을 뿐 아무런 발전이 없었습니다. 그냥 공장처럼 수백 개씩 제작 돌려놓고 다른 일 하는 식이라 이게 게임인지 노동인지 의구심이 드는 수준이 되었죠.
그렇다면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컨텐츠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요? 딥러닝으로 몹 패턴이 점점 진화하는 수준의 획기적인 인공지능이 아니라면 PVE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롤이나 배그가 질리지 않는 이유도 결국 PVP이기 때문이죠. 로스트 아크에서 가장 호평받는 부분이 뛰어난 연출의 던전인데 단순히 일회용으로 쓰인다는 점이 참 아쉬웠습니다. 2차 CBT에서 추가된 던전 중에 크라테르의 심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딱히 여러 번 하고 싶은 생각은 안 들더군요. 던전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만렙용 상위 난이도를 추가하는 건데 모험의 서를 봤을 때 이미 계획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난이도를 올리는 방식이 패턴 다양화가 아니라 단순히 몹 숫자, 스탯을 올리는 수준이라면 우려먹기 취급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크라테르의 심장에서 호버보드 타는 부분이 난이도 올리기 좋긴 하지만 (탄막 슈팅 게임을 거의 안 해봤고 잘 못 하는 저한테도 쉽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모든 던전에 이런 파트를 넣는 건 어렵겠죠.
던전 반복 플레이를 덜 지루하게 만들려면 경쟁 요소를 도입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일 단순하게는 클리어 타임 리더보드를 만드는 방법이 있겠고 (이건 레이드나 타워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두 가지 경로를 만들어서 자동 매칭으로 두 파티가 각각의 경로를 클리어하고 먼저 클리어한 쪽이 추가 보상을 얻게 할 수도 있습니다. 더 좋은 방식은 스토리상 분기를 만들어서 두 파티가 대립 관계로 던전을 클리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슈테른에서 카인의 동기가 별로 이해가 안 갔는데 (사실 로스트 아크에는 평면적인 악역밖에 없어서 연출 말고 스토리 자체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습니다.) 양 진영에 충분한 명분을 주고 플레이어가 한 쪽을 선택하게 하는 거죠. 아르데타인의 마지막 던전인 에어가이츠를 예로 들면 카인을 선택한 파티는 에어가이츠를 방어하고 사샤를 선택한 파티는 이를 뚫어내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겁니다. 플레이어의 선택과 무관하게 결말은 동일하게 가지만 (아마도 양측이 타협하는 쪽으로 - MMORPG에서 결말이 아예 달라지는 분기를 구현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선택에 따라 양측 NPC의호감도가 약간 달라지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던전을 이런 식으로 설계하는 건 시간상 불가능하기도 하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매칭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승률이 비슷하게 나오도록 밸런스를 조절해야 하고 (불리한 쪽을 선택하면 추가 보상을 더 주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차선책입니다.) 이런 던전이 너무 많아지면 인원 분산으로 매칭이 잘 안 잡힐 수 있으므로 소수의 잘 만들어진 던전에 집중해야 합니다. 요점은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던전을 일회용으로 쓰지 말고 레이드나 전장처럼 핵심적인 만렙 컨텐츠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생활 컨텐츠도 마찬가지인데 시간이 부족해서 2차 CBT 중에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솔직히 검은 사막에 비해 나은 점을 잘 모르겠습니다. 생활 스킬이 나름 신선하긴 했지만 본질적으로 제작 재료를 모으기 위한 노가다라는 점에는 차이가 없더군요. 지령서를 써서 가는 플래티넘 영지도 처음에나 신기했지 몇 번 반복하니 흥미를 잃었습니다. 여기에도 경쟁 요소를 도입하지 않으면 금방 버려지거나 노잼이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노동으로 전락할 겁니다. 앞서 들었던 예처럼 두 파티를 랜덤 매칭해서 채집 목표(수십 가지 정도의 범위 안에서 랜덤하게)를 주고 먼저 달성하는 쪽에 추가 보상(던전도 마찬가지지만 이긴 쪽이 독식하는 게 아닙니다.)을 얻는 식이면 지금보다는 훨씬 오래 즐길 만한 컨텐츠가 될 것 같습니다.
앞서 검은 사막의 생활 컨텐츠를 노가다밖에 없다고 혹평했는데 그나마 재미있던 게 말 경주였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일단 말 한 마리 키우려면 무한 루프 만들어서 수십 시간씩 말을 돌려야 했고 그나마도 죽은 적이 있는 말로는 참여할 수 없어서 (사망 횟수 초기화는 물론 유료…) 하는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1년이 넘게 지나서야 죽은 횟수와 상관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으니 너무 늦은 조치였죠. 경주 시스템 자체는 잘 만들었지만 (위처 3의 노잼 경주 퀘스트와 비교하면 정해진트랙을 도는 게 아니라 몇 개의 포인트만 찍으면 돼서 그사이의 지름길을 개척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후 새로운 경로 추가가 없어서 질리기도 했습니다. 비록 미숙한 운영으로 사장되긴 했지만 유일한 꿀잼 생활 컨텐츠가 일종의 PVP인 말 경주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로스트 아크는 생활 컨텐츠를 양 늘리기에만 급급해서 단순 노가다로 만들지 말고 경쟁 요소 도입과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이처럼 PVE 컨텐츠에 PVP 요소를 도입해서 수명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증명의 전장 같은 기본적인 PVP 컨텐츠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2차 CBT에서는 시간이 부족해서 맛보기로 몇 판밖에 못 해봤지만 아직 다듬을 부분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전장이 흥하기 위해서는 빠른 매칭(혹은 최대한 MMR이 비슷한 매칭)을 위해 많은 인원이 참여해야 하는데 승리의 문장 같은 시스템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서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국내 MMORPG에는 초식 성향의 유저가 많아서 PVP를 즐기는 사람이 적은 편이라 이대로 나오면 그들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CBT에서도 마지막 날에나 이벤트 때문에 사람이 많았지 9일 차까지는 전장 매칭이 잘 안 잡혔습니다. 테라의 전장도 보상으로얻는 PVP 특화 장비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서 활성화에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상은 승리의 문장 대신 PVP에 이득을 주지 않는 종류로 정하는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골드, 칭호, PVE 장비 등) 그리고 기왕이면 아이템을 평준화해서 컨트롤 실력만을 겨룰 수 있는 전장도 추가하면 좋겠습니다. 보통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컨트롤 싸움에 불리하니 템빨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젊은 사람들이 없는 게임은 활력을 잃기 마련이에요. 저도 컨트롤은 안 좋은 편이지만 전장 외의 모든 컨텐츠가 템빨이니만큼 순수 손싸움 컨텐츠 하나 정도는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관전 모드를 보니 이스포츠도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려면 아이템 평준화는 거의 필수가 되겠죠.
2. 전투 시스템
로스트 아크의 스킬 사용 방식은 고전적인 키 하나에 스킬 하나를 대응하는 방식이라 좀 구식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방식은 스킬 종류가 늘어날수록 굉장히 불편해지거든요. 테라에서는사용할 스킬이 20가지가 넘어가니 어쩔 수 없이 다버튼 마우스(소위 MMO 마우스)를 산 적도 있습니다. 와우를 비롯하여 버튼과 스킬이 일대일 대응되는 방식의 RPG는 전부 마찬가지로 알고 있습니다. 로스트 아크에서는 아예 사용 가능한 스킬을 8가지로 제한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이것 때문에 생기는 단점도 많습니다.
제가 키운 서머너를 기준으로 사용 가능한 스킬이 8개밖에 없으니 전투방식이 매우 단조로웠습니다. 폭딜 타이밍에 (보스가 무력화되거나 마리린 도발이 성공했을 때) 스킬을 전부 쏟아부은 다음 쿨타임 중에는 평타로 짤짤이나 넣는 수준이라스킬을 전략적으로 사용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정 상황에서 A 스킬이 B 스킬보다 효율적이므로 B 스킬은 쓰지 않고 A 스킬만 쓰는 식의 선택 없이 쿨타임만 지나면 모든 스킬을 다 쓰는 식이라 그렇습니다. 물론 방어력 감소와 쿨타임을 고려해서 효율적인 순서를 정해야 하긴 하지만 이건 어느 게임에나 다 있는 기본적인 수준의 스킬 활용입니다.
이런 이유로 검은 사막처럼 키 조합(Shift+좌클릭, Shift+E 등)으로 스킬을 쓰는 방식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식이 많은 종류의 스킬을 편하게 쓸 수 있고 컨트롤하는 손맛도 더 좋습니다. 로스트 아크에서 스킬 사용에 쓰이는 8개의 버튼에 단순히 Shift 조합만 추가해도 16개의 스킬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성과 아이덴티티 스킬을 제외하면 서머너 스킬은 총 17개였습니다.) 좌클릭도 키 조합을 활용하면 여러 가지 상황에 쓸 수 있는데 단순히 평타에만 쓰인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지금 시점에 이 정도의 큰 변화를 결정하긴 어렵겠지만 꼭 고려는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지금 방식을 고수한다면 스킬 초기화 물약을 캐시로 팔거나 스킬 포인트를 노가다로 모아서 (모험의 서, 메달 퀘스트 등) 8개보다 많은 스킬을 올리는 식이 될 텐데 어느 쪽이든 별로 좋은 평을 듣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타워, 레이드, 전장에 갈 때 전부 다른 스킬셋이 필요해서 매번 초기화하느라 너무 불편하니 최소한 스킬 프리셋 정도는 지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편의성
편의성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이 많이 된 내용 같아서 간단히 적겠습니다. 우선 우측 상단의 미니맵이 너무 작아서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보통 TAB으로 확장맵을 켜서 길을 찾았는데 시야를 많이 가리니 계속 껐다 켜느라 많이 불편했습니다. 확장맵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하거나 미니맵 크기를 키워서 확장맵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불만이 많이 제기되었던 스퀘어 홀은 숫자를 꼭 늘리지 않더라도 위치 조정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슈테른에 있는 두 스퀘어 홀은 광장, 시장 대신 행정 지구, 지하 시장으로만 바꿔도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설정상 마을 NPC들도 스퀘어 홀을 중요한 이동 수단으로 쓸 텐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창고 이용 시 제일 불편했던 점은 예를 들어 1번 탭에 철광석이 있고 2번 탭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인벤토리에 있는 철광석을 우클릭하면 자동으로 1번탭으로 들어가지 않고 2번 탭으로 들어가서 한 자리를 따로 차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동 정렬 기능이 탭마다 개별 적용이라 같은 종류끼리 모으려면 수동으로 정리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계정 창고를 이용할 때는 우클릭을 하면 개인 창고로만 들어가서 무조건 드래그를 해야 했는데개인 창고, 계정 창고에 각각 체크 슬롯을 만드는 식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항해 시에는 보급품을 상인한테 살 필요 없이 항구 화면에서 구매와 동시에 채우는 방식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해 중에 보급품을 주웠을 때는 자동으로 배에 추가해야지 플레이어 인벤토리에만 들어가고 선원은 못 쓴다는 건 영 이상했습니다. 보급품을 1000개 단위로만 팔아서 남는 보급품이나 항해 중에 얻은 보급품이 인벤토리를 차지하는 것도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항해컨텐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한테는 대륙 간 이동이 너무 귀찮은 일이라 항구 간 자동 항해 정도는 추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유료화 정책
많은 사람들이 로스트 아크의 게임성이 아무리 좋아도 유료화 정책 때문에 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키에이지가 북미, 유럽 시장에 진출했을 때 CBT 중에는 극찬을 받았음에도 막상 오픈 후에는 Trion의 막장 운영으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압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이후의 CBT에서는 유료화 모델에 대한 테스트를 반드시 진행해서 반응을 살펴야 합니다.일정량의 캐시를 모든 유저에게 지급해서 CBT 중에 상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CBT 중에 결제하여 사용한 캐시는 오픈 후 환급하는 방식을 쓸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사전 테스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분 유료화 게임에서 욕먹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외형만 꾸미는 아이템이지만 로스트 아크는 쿼터뷰 시점의 한계로 롤처럼 스킨만 판매하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커스터마이징 개선과 카메라 회전 기능(게임 컨셉 때문에 어렵다면 스크린샷 모드에서만 지원하는 정도로), 의상 성능과 룩의 분리(서머너 하신 분은 공감하실 텐데 타워 350제 방어구 외형이 300제보다 훨씬 구린데 – 심지어 성능도 어빌리티 때문에 섞어 입는 게 나았습니다 - 아이템 레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하더군요.) 정도는 필요합니다. 검은 사막은 의상에 애매한 수준의 기능을 집어넣고 직접적인 현질 대신 거래소에서 다른 유저에게 팔 수 있도록 했는데 별로 좋은 방식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과금 유저도 거래소에서 구할 수 있으니 외형 아이템에 기능이 좀 있어도 괜찮다는 논리였지만 실상은 통제된 가격(현질 효율이 높아도 욕을 먹으니) 때문에 거래소에서 한참을 대기해야 겨우 살 수 있는 수준이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외형 아이템은 다른 기능 없이 외형만 꾸미는 게 좋습니다.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유료 아이템이 안 나오는 건 기대도 안 하지만 나오더라도 적절히 통합해서 종류를 너무 늘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검은 사막에서 밸류 패키지 같은 건 그냥 정액제 느낌이라 별로 거부감이 없었지만 무게, 가방칸, 교배 초기화, 펫, 메이드 등 필수적인 아이템이 점점 늘어나니 짜증이 나더군요. 이런 식으로 꼭 필요한 유료 아이템 종류가 너무 많아지면 신규 유저에게 첫인상이 많이 안 좋아집니다.
마지막으로 3차 CBT에 바라는 점은 테스트 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만렙 캐릭터를 하나 정도 지급하면 좋겠습니다. 목적이 테스트인 만큼 만렙 컨텐츠를 많이 해보거나 여러 가지 캐릭터를 키워봐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2차 CBT 중에 만렙조차 찍지 못한 분들도 많으니까요. 2차 CBT 중에는 미처 기록을 남기지 않아서 언급하진 못한 점이 많은데 3차 CBT에서는 더 좋은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장은 마법사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