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존재
혼돈의 신 이그하람이 이끄는 혼돈의 세계에 살고 있던 존재들로서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평균 수명은 알 수 없지만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태초의 혼돈시기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는 자들이 있으니 거의 불멸에 가까운 생명력인 것 같지만, 유한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그들도 수명이 다 되면 죽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영원한 생명을 얻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려는 탐욕과 권력욕을 본능적으로 지지고 있던 것 같고 무한한 생명을 갖고 있는 태초의 빛 아크와 태초의 어둠이라는 두 개의 질서를 갖고자 엄청난 경쟁속에 살아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어느 사회에서나 그렇듯이 강자가 있으면 약자가 있는 법, 태초의 존재라고 해서 모두가 초월체 이상의 힘을 가진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착한 태초의 존재들
최초의 전쟁과 사슬전쟁 시기에 차원을 넘고 들어와 전쟁이 끝난 후에도 혼돈의 세계로 넘어가지 않고 빛과 질서의 세계에 있는 아크라시아 행성에 그대로 남은 태초의 존재가 있다.
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신들의 이질적인 모습을 감추기 위해 죽은자의 시체를 빌려 그 사람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거나 혹은 다른 종족, 짐승, 사물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아와 정체성의 동화
*에르제베트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제단에서 악마를 소환하여 아들을 부활시키려 했던 지고의 섬의 백작 부인 에르제베트, 애초에 악마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능력 같은건 없었다. 허기지고 배고픈 악마들에 의해 잡아먹힐 뻔한 그녀를 악마들과 함께 왔던 태초의 존재가 구해주었다.
악마를 다 죽이면 알아서 도망갈거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아들을 살릴 수 없다는 상실감에 죽여달라 하였고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시체에 기생하여 에르제베트 백작으로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며 매번 연회를 열어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생명을 긁어 모으고 있었는데 어쩌면 강림할 태초의 존재들의 생명의 연장과 관련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쿠크와 세이튼의 종답게 광기의 주인을 모시는 흑장미 사교도들이 있었으며 지하 밑에 환각의 연극무대를 설치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모험가와의 약조 후 에르제베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태초의 존재는 몸의 주인이었던 에르제베트의 기억 때문에 점점 인간의 감정을 알아가고 있고 말과 행동에서도 그대로 교양이 베어있다. 그리고 그 감정과 기억으로 인해 자신의 자아와 녹아들 수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 인간처럼 동화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쿠크와 세이튼
쿠크는 인형의 모습이고 세이튼은 광대의 성인 남성의 웃는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세이튼의 모습을 하고 있는 어둠의 생명체는 세이튼이라는 악마의 시체에 깃들여 그 모습으로 여러 그림자로 분열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태존자 한명은 세이튼이 가지고 다니던 인형에 깃들여 진 것 같다.
세이튼은 시시때때로 보여주는 경박한 웃음, 천박한 말과 행동에서 외형 그대로 광대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원래 육신의 주인이었던 악마 세이튼의 버릇과 정체성이라 짐작하고 있다.
천차만별
에르제베트처럼 태초의 존재들은 아크라시아 세계에 정착하여 여러 종족의 무리에 섞여 마치 원래 이 세상에 살았던 것처럼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다면 누구의 몸에 깃들어 있느냐에 따라 자아는 유지하되 천차만별로 성향과 신념이 다르고 지위와 신분, 어느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도 다를 것이다.
예를들어, 세이크리아의 황혼의 사제의 몸에 깃들여 있다면 빛을 추앙하는 인간으로 자신도 모르게 질서에 의지하고 악마와 데런을 증오, 실험체로 보고 있으며 대를 위해 수많은 희생자는 불가피한 것이다라는 신념과 극단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태초의 존재로서 자아는 있기에 황혼의 계획이 어느정도 자신들의 목적과 일치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존재도 있을 것이다.
< 언제나 미소를 보여주는 웃는 남자 >
격체가 높은 태초의 존재들이 강림하는 걸 원하면서도 어쩌면 나중에 인간처럼 동기화 된 태존자, 순수 태존자로 갈라져 결국엔 파가 갈리고 부딪치게 되는 스토리로 흘러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