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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과 온라인게임에 대한 작은추억

아이콘 Cocoa
댓글: 1 개
조회: 997
2006-03-30 19:40:45


초등학생과 온라인 게임에 대한 작은 추억



내가 갓 스물이 되었을 때다.
성년의 날이었던가.



나와 같은 1학년들은 제각기 연못에 빠지기도 하고 술독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 당시 PC방 알바였던 난 부리나케 PC방으로 향했다.



한가한 시간이었지만, 양심상 진득하게 앉아서 해야 하는 MMORPG는 못하고
간단간단하게 할 수 있는 모 캐쥬얼 온라인 게임에 접속했는데 마침 기념이라고
20세인 유저들에게만 빨간 장미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넣어주었다.





[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이 아니라; ]




공짜 아이템이라고 히죽대면서 내 캐릭터에게 장착(!)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방을 골라 게임에 참여했는데, 게임 도중 한 유저가 다른 유저에게 욕을 하기
시작한거다.



XX 아기야, XXX 하지 마라, XXX 여자(순화-_-)가 어쩌니 저쩌니....

공짜 아이템에 좋아진 (단순한) 내 기분은 한순간에 망가져버렸다.



"너 몇학년이냐! 이 XYZ야! 난 4학년이다!"
"ㅋㅋㅋ 어린놈이... 난 6학년이다!"
"XYZXXXABCD..... 6학년이면 어쩔건데! 너 어느 초등학교냐! 난 XX초등학교 일짱이다!"




.......-_-;;;;;



"저기 XXX님, 조금만 자제해 주시면....."



그래도...아무리 그래도 초면에 어떻게 심한 말을 하겠나.
그래도 명색이 스무살이나 먹은 어.른.인데......



무슨 사정이야 있겠지만 보기 안 좋으니 슬쩍 말을 걸었다. 그런데



이 유저들.... 방금까지 입에 침이 튀도록 서로를 욕하던 정다운 모습은 어디가고
동시에 타겟을 나한테로 돌리는거다.



"넌 또 뭐야! XYZABCD...."
"이런 개나리..."



이 나이 든 여성아, 나이를 어디로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드셨으면 나이값을 하시라.
할미꽃 들고선 나이 드셨다고 자랑하는거냐, 정신이 많이 이상한 여성아. (순화-_-;)




등등으로 시작해서



꺾여진 인생 주제에 남 일 참견하지 말고 입 닫고 게임이나 해라. 이 할머님아. (순화-_-;;)



라고.....ㅠ.ㅠ



그 날 아무 생각 없이 PC방에 놀러온 친구는 영문도 모른 채 내게 밥을 사야 했으며
내게 그 게임을 권한 친구는 그 후 몇달간 나의 갈구미네이션을 피할 수 없었다. -_-;;



"요즘 초등학생들 다 그래."
"설마....설마... 내 사촌동생도 초등학교 들어갔는데...."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그런댄다."
"설마... 설마....ㅠ.ㅠ"




그 후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사촌동생이 집에 놀러왔는데 바로 모 캐쥬얼 게임을 하더라.
나는 "재밌게 놀아~" 라고 말하고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왔다.



순수하고 귀엽고 깜찍한 내 사촌동생도 그럴거라 생각하니...
차마 그걸 내 눈으로 볼 수는 없었으니까...ㅠ.ㅠ





로한 인벤 - Cocoa
(cocoa@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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