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말에 이르기를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 했으니, 이는 부지런히 애써서 번돈을 헛되이 쓰지 말라는 충고이지 돈벌땐 '개같은 짓'이 용납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돈슨은 세계 최초로 부분유료화 수익모델을 만든 회사이며, 돈슨이 벌어들인 돈을 보며 사람들은 성과를 논하고 성공이라 평가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강도짓을 해도 벌수 있는것이 돈이니 많이 벌었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돈슨의 문제는 '부분유료화' 를 도입하는데 있어서 서비스 분할 판매 기법이 아니라 '아이템팔이'를 시작함에 있습니다. 이건 단지 도의적인 문제나 소비자의 넋두리가 아니며. 온라인 게임산업을 송두리째 불구로 만든 최악의 선택이었죠. 판매 상품을 게임에서 아이템으로 변형하고 보니 소비자는 더 이상 가격에 대한 합리적 판단/비교가 불가능 해졌습니다. 이는 폰팔이들 말장난 하는 수준을 넘은 치졸한 상술입니다.
A게임 아이템 / B게임 아이템은 서로 대체 보완이 불가능합니다. 언뜻 보기엔 두 게임이 경쟁하는 상대라 소비자는 두 제품을 구매할때 서로 비교하여 판단한다 착각하기 쉽지만 근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상호 대체성이 전혀 없는 선풍기와 토스트 둘중에 무엇을 살까 고민한들 선풍기/토스트가 시장에서 경쟁한다 말하지 않는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벤이 내다 파는 상품은 광고인데, 이 광고란건 세상 온갓것과 경쟁합니다. 다른 웹진,TV광고,지면광고,지하철광고 등등 ..게임을 알리는 방식은 수도 없이 많으며 수많은 것들 중에 간택 받아야 합니다. 게임사들 입김에 '나죽었소' 넙죽 업드린다 한들 놀라울것 하나 없습니다.
반면 게임사들은 영업이랍시고 하는게 '우리 아이템이 더 효과있고 좋다'고 말한걸 본일이 없습니다. '다른 제품보다 우리가 좋다'를 어필하지 않는, 아니 어필을 아예 할수 없는 제품이 세상이 있나 싶으실겁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게임사가 판매하는 아이템이란 물건은 애초에 '비교우위'를 선전하는것 조차 불가능합니다.
게임들이 서로 경쟁을 하는 과정에 있으니 마치 아이템 판매도 치열한 경쟁속에 있는듯한 착시를 불러 일으키기 쉽지만, 가격을 매기고 판매하는 '상품'이 아이템인 상황에선 궤변에 불과합니다. 분신술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커피숍과 중국집에 동시에 들어가 있지 못합니다. 결국 둘중에 하나 선택해야 하는것이니 아래집 커피와 윗집 짜장면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는 품목이라 우기는 셈입니다.
'제품'의 상호보완성과 대체성이 없다면 그건 다른 경쟁 상품이며, 10여년 전 돈슨이 상품을 게임에서 아이템으로 바꾼 순간 게임산업은 사라지고 아이템 판매산업이 시작되었다 할수 있겠습니다. 사람들이 미쳐 깨닫기도 전에 부당하며 소비자에게만 극도로 불리하기만 한 판매전략이 시장을 잡아 삼켜먹었지요. 당시 돈없던 꼬맹이들은 과금비가 없어도 게임을 할수 있다는 말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는데 .. 내 그들을 어찌 탓할수 있단 말입니까?
이제와서 수십조 성장했다는 게임시장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말이란게 '물건을 많이 사주는 문화'를 구걸하는 겁니다. 제작에 돈이 들었으니 사줘야 한다며 바른 소비 문화를 주장하는게 듣기엔 너무 사려깊은 말입니다, 게임사의 권리를 누가 무시하고 그들의 것을 훔치고 있다는듯 걱정하는게 꽤나 그럴싸합니다. 하지만 돈낸자만 게임을 하게끔 하는것은 그들의 정당한 권리이며 그 누구도 막을수 없습니다.
패키지 게임 복제로 인해 회사의 권익이 침해되었다며 길길히 날뛰는데 그것은 정말 부당한 일이지만, 온라인 게임은 태생이 배타권을 행사하기 좋은 품목이며 패키지 마냥 침해될일이 없을게 뻔한데도 이둘을 연결짓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가격을 매기자 소비자가 외면한다면 그에 걸맞는 가격 경쟁력 없다 평하는게 당연할진데 .. 이 동네는 남에것 훔치고 빼앗기 좋아하는 한국 게이머들의 문화적 후진성을 유추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켠에선 물건너 온 게임이 시장을 헤집고 있는데, 한국게임사가 금과옥조처럼 떠받들던 (1인당 결제액) 따위는 안중에 없는 놈들인가 봅니다. 상품가치를 가상세계의 기준으로만 판단이 가능하게 만들어서 소비자들의 비교/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든후, 돈이나 뽑아먹는 양아치 상술에서 벗어난놈이지요. 결국 진짜 박리다매가 시전되었습니다.
오래된 유져들 뽕이나 뽑는 심정으로 더 악독하게 구는건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도 연식이 있는 차라 주변에 리니지 시리즈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 게시판에서 찌질거리지 않고 쿨하게 돈 많이 써준다는 그 충성스런 린저씨들의 현실은 나보다 더 열심히 게임사 욕하기 바쁘더군요. 그들이 열심히 분통을 터트릴때, 고개나 끄덕이며 위로 해주는게 내 역할입니다.
나날이 한국에서 템팔이가 여의치 않아지고 있다는건 삼척동자라도 알수 있을것 같습니다. 눈물 방울 또르르 흘려가며 구걸을 하자는건지, 사기극을 제대로 하기 전에 미안해서 우는건지.. 10년이 넘게 온갖 궤변과 변명으로 일관하며 양아치 상술로 돈 긁어 모아왔던 돈슨이 망하건 말건, 나에겐 일말의 아쉬움도 없을겁니다.
길드워2에 대한 결정 보면 국내 최대 규모 게임 회사의 마인드와 사이즈가 딱 나오는겁니다. 게임 서버 운영하는데 돈이 얼마나 드는지 내 무지해서 그런지 모릅니다만 .. 사회적 환원 이랍시고 자선단체 가서 사진만 찍는게 사회환원 이랍디까 ? 한국 게임사들이 아무리 떼돈을 번들 야구팬에게나 좋을일이지 내 좋을일은 아닌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