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T34를 플레이한지 1,200판이 다 되어 가는 SoloesT라고 합니다!
갓삼사라고도 불리며 골탱 치고는 좋은 성능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많은 전차장들이
구매하시는 T34!
이렇게 인기가 많은 전차인 만큼 초보 전차장분이 운용하시는 T34를 많이 봐 왔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T34의 장점들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별 활약을 하지 못한 채 폭발해버리는 전차장분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T34를 처음 구매한 초보
전차장분들이 이 글을 많이 읽기를 바라며 시작하겠습니다.
0. 들어가기에 앞서
T34운용의 안 좋은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필자의 경험이기도
하구요.
입소문을 듣고 골드를 탈탈 털어 출고한
T34.
이야 멋있어요. 막 광이 납니다. 저 잘 빠진 주포. 보기만 해도 흐뭇하죠.
기대에 들뜬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아니 근데 이럴수가. 존나게 느려요. 포탑회전도 느리고, 차체회전도 느리고, 주행 속도마저 느려요.
그렇게 엉금엉금 전선에 기어가서 마주한 적 탑티어 중전차를 조준합니다.
그런데 이게 뭐에요. 에임 쪼는 속도마저
느립니다. 더럽게 느려요.
쪼이다 못해서 그냥 쏩니다.
네 튕겨요. 좋지 않은 곳에 맞은
포탄이 팅 하고 튕깁니다. 이제 우리 마빡에 핏발도 하나 픽 생깁니다.
곧바로 적 전차가 쏜 포탄이 우리 배때지에 찰지게 꽂힙니다. 마빡에 핏발이 꿈틀해요.
왠지 적 전차장이 막 비웃고 있는 거 같아요.
사나이 자존심에 맞기만 하고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번엔 침착하게 조준을
시작합니다.
네. 더럽게 느리죠. 에임 조이다가 적 뒤편에서 날아온 포탄에 한대 더 맞습니다.
침착하게 조준 후 발포한 포탄이 시원하게 박힙니다.
400 언저리의 데미지! 뭔가 어정쩡합니다.
그래도 나름 복수했다고 생각하며 엄폐물에 들어가서 숨습니다.
아니? 그런데 우리 체력이 왜 이러죠? 언제 이렇게 빨피가 된 걸까요??
이 상태로 나갔다간 분명 한대 맞고 터져버릴 것 같아요.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사이, 적 미듐이
– 혹은 적 자주포라던지 – 아니면 방금 뜨끈한 딜교환을
한 적 중전차라던지 – 포탄을 갈깁니다.
어디서 본 건 생각나서 나름 차체를 꿈틀꿈틀 해 보지만 여지없이 차고로 직행하고
말죠.
안타깝습니다.
이럴 순 없어요. 이게 뭡니까. 고작 한발 박으려고 산 만이천골드짜리 탱크가 아닌데.
자 여러분들은 방금 정말 안타까운 – 혹은
토나오는 – 슈퍼떡볶이의 한 판을 감상하셨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사례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하고, 이 총체적 난국을 탈피하기 위한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고자 합니다.
1, 전차의 장단점을 파악하라
T34라는 특정 전차에 국한되는 항목이 아닌, 모든 전차를 운용하기
전 필수로 알아야 하는 항목입니다.
병과 – 자주포를 타고 중전차와 부대끼는- 를 넘어서,
국가 – 중꿔로 헐다운을! 련방제로 티타임을! – 를 넘어서,
자신의 전차와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는 전차장을 기다리고 있는 건 적 전차들의
수많은 포탄들뿐입니다.
앞으로 설명할 어떤 항목들보다 가장 중요시해야 하고 기본이 되야 하는 항목입니다.
T34. 미국의 8티어 중전차. 단단한
머리와 좋은 부앙각, 높은 관통력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전차입니다.
반대로 낮은 순발력, 느린 에임 속도, 빈약한 차체 장갑 정도를 단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전차는 자신의 단점을 죽이고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셔먼은 높은 곳에서 포탑만 내놓고 적 처칠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셔먼은 처칠의 상판을 포함하여 전차 전체를 볼 수 있지만, 처칠은 셔먼의 포탑 부위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렇듯 단단한 포탑과 상응하는 좋은 부앙각을 살리고,
낮은 차체 방어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포탑만 내놓고 적 전차들을 타격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서 전투를 진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루인베르크의 폐허더미, 호반
도시의 계곡, 험멜스드로프의 성당 언덕길 등등 맵을 잘 보시면 차체를 가리고 전투할 수 있는 지역이
어디든 존재합니다.
또한, 낮은 순발력을 보완하기 위하여
근접전은 가급적 삼가하고, 적 자주포나 구축전차의 포격에서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는 엄폐물을 끼고 전투를
진행하여야 합니다.
엄폐물이 없는 개활지의 언덕에는, 포탑만
내놓고 무적이라고 가만히 계시지 말고, 불규칙하게 앞뒤로 움직이는 방법도 적 자주포의 포격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종합해서 말하면, 엄폐물이 존재하며
수시로 포탑만 내놓고 적을 타격할 수 있는 적당한 중거리의 교전 지점이 T34에게 최적의 전투 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발 차체 대주지 마세요.
2. 라인 도착
앞서 설명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투를 하기 적합한 자리를 찾고, 적이 보인다면 본격적으로 주위의 아군과 함께 형성된 라인에서 전투를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적이 보이지 않는다면?
나가지 마세요. 안 그래도 시야 짧은 T34인데 괜히 나갔다가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날아온 포탄 맞고 뒈짖합니다.
묵묵히 기다리다가 적 전차의 위치가 대부분 미니맵에 표시되었을 즈음, 적당히 계산하고 아군과 의견 조율 후 진입할지 대기할지 기다리십시오.
제발 안보인다고 나가지 마세요. 경전한테 맡겨요.
3. 라인전과 중전차의 역할
중전차의 기본은 ‘안 아프게 맞고, 아프게 쏘기’ 입니다. 물론
어떻게든 안 맞는다면 더 좋겠지요.
안 아프게 맞는다는 것은, 탄을 튕긴다거나, 궤도로 흡수하는 등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 없이 적 전차의 포탄을 소비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T34의 포탑 전면은 10티어 전차도 뚫기 어려운 두꺼운 장갑과 포방패까지 존재합니다.
이 점을 이용하여 포탑만 내놓고 상대의 탄을 아프지 않게 소비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포탑에게도 해치라는 약점 부위가 있기에 포를 위로 치켜 올려 해치를 가려
주시고 차체와 포탑을 함께 도리도리 해 주시면 해치를 조준해야 하는 상대는 멘붕이 올 겁니다.
그렇게 적 탄이 빠지고 한 차례 방어에 성공하고 나면, 공격을 할 차례입니다.
하지만 대상 전차의 주위에 날 노리고 있는 전차가 많을 경우에는, 굳이 나가서 공격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가서 사격해도 큰 피해가 없다고 판단될 시,
정확하게 조준하고 사격하면 되겠습니다.
8티어치곤 높은 관통력이라고 해도, 중전차나 9,10티어 전차들의 경우에는 약점 사격이 필수입니다.
정 약점을 모르시겠다 하시는 분들은 약점 스킨을 까셔서 감각을 익히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선두에 서서 적의 포탄을 받아주고, 적에게
압박감을 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주위 아군들에게 든든한 중전차의 역할을 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괜히 딜 넣어보겠다고 차체 다 드러내고 나가서 한발 쏘고 두세발 맞는 것보다는, 묵묵하게 포탑만 내밀고 적 탄을 소비시키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입니다.
물론 적 탄이 빠졌고, 피해 없이
딜을 넣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당연 그렇게 해야겠지만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궤도가 차체 옆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T34의 경우 역티타임의 효율이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위 이미지처럼 엄폐물을 이용해 측면을 급경사로 적에게 노출하여 탄을 허비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해 현가장치가 파괴되어 위험해지는 상황에서는 사용하면 안 되겠죠.
또한, 적이 고티어 구축전차나 대구경 포를 장비한 전차라면 역티타임은 위험한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당신은 라인에서 없으면
안될 중요한 존재입니다.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당신이 책임진 라인의 운명을 결정짓습니다. 쓸데 없이 탄과 체력을 허비하지 말고 묵묵히 버티며 중전차의 역할을 수행하세요.
무리하지 않고 안전하게 적 탄을 튕기며 적재적소에 유효타를 꽂아 주는 중전차야말로
빛나는 존재입니다.
제발 400딜 넣고 1500딜 맞지 마세요.
4. 라인전 그 후
어렵사리 라인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사실, 라인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당신이 운용한 T34는 그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압도적으로 승리해 2선의 구축전차와
미듐들까지 모두 정리가 되었으면 별 문제가 없이 그 게임은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부분의 라인전은
승리한 쪽도 피해가 막심합니다.
당장에 보이던 1선의 적 전차들이
정리되었으니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승리에 기쁨에 겨워 당당하게 라인을 뚫은 쪽으로 진격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미니맵을 주시하십시오.
당신의 라인전이 승리로 끝났다고 해도, 반대쪽
라인이 밀려있을 수도 있고 2선 구축전차들은 아직 건재할 수도 있습니다.
판단을 하십시오. 상황에 맞는 적당한
판단을.
그 라인을 끝까지 밀 것인지, 돌아서서
다른 곳에 지원을 갈 것인지.
전자의 경우, 섣불리 행동하면 안
됩니다. T34는 시야가 좁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같이
살아남은 미듐이나 경전차에게 스팟을 요청하고 잔당을 처리해야 합니다.
라인 이겼다고 RR해서 어디에서 날아오는지도
모를 포탄 쳐맞고 죽지 마십시오.
다른 곳으로 지원을 갈 때에도, 특히
느린 전차인 만큼 적 전차의 위치와 엄폐할 위치를 항상 신경 써가며 이동해야 합니다.
옆구리 턴다고 지원하러 갔다가 옆구리 맞고 사망하는 그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됩니다.
라인전이 끝난 후의 행동은 미니맵과 주위 상황을 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십시오.
라인전을 승리했다고 게임을 승리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5. 멘탈
포탄이 원하는 곳에 박히지 않는다고 화내지 말고, 라인전 도중에 살짝 부딪힌 거 가지고 화내지 맙시다.
화가 나면 마음이 급해지고, 마음이
급해지면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그럼 좋은 전과를 내지 못한 채 게임은 패배로 이어지고, 더 화가 나겠죠.
포탄 한발이 빗나가면 다음 포탄을 적중시키면 되고, 한발 피격되면 다음 포탄은 튕겨내면 됩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침착하게 게임을 진행하세요.
6. 추가 장비
항상 넓게 벌어져 있는 에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수직-안정기
나의 소중한 0.X초를 위하여 장-전기
항상 끊어지는 궤도를 위한 공-구상자
자주포인지 헷갈리는 조준 속도를 위한 조-준기
멀티-태스킹을 위한 환-풍기
크게 고려해볼 수 있는 추가 장비는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저는 수직 안정기, 조준기, 장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직 안정기와 장전기는 거의 필수 장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T34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징징대는 글이 되버렸네요 ㅠㅠ
아무쪼록 T34를 운용하는 '초보'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즐탱하시고 건승하세요!
추가로 프리미엄 전차의 이점은 기존의 승무원들을 태워도 숙련도 하락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혹시 기존에 미국 중전차 트리를 육성하시다가 T34를 구매하시게 되었다면 기존 중전차의 승무원을 T34에 옮겨태워서 승무원 육성을 목적으로 플레이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