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은 시간과 평행세계를 초월한 존재이며 유일하다...는 설정에 대해.
이 경우 엄청 복잡한 평행세계 개념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일단 가장 간단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다음 둘일 것입니다.

하나, 모든 평행세계가 동일한 시간을 공유하는 세계관. A 세계는 원래 세계, A'은 드군, B, C 등은 기타 다른 평행계.
이 경우 A 세계에서 오크 침공이 일어난 시점에서는 다른 모든 세계에서도 오크 침공이 일어나거나 혹은 그 비슷한 시점이고, 우리가 드레노어로 갔든 다른 시점으로 가려면 남색 화살표처럼 시간을 거슬러야 합니다.
이럴 경우, 악마가 유일하며, 드레노어의 아키몬드가 (시점상으로 이후인) 하이잘에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기 위해선 우리가 이 그림을 보듯 모든 세계의 모든 시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동시에 인지하고 모두 다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근데 아키몬드고 뭐고 우리한테 싹 처발린거 보면 그런 굉장한 고차원의 존재는 아닌 듯. 상위 악마만 먼 미래까지를 볼 수 있다 생각해도 이미 최상위 악마가 아키몬드인걸...

둘, 어떤 절대적인 절대적 시간축(검은 선)이 있고, 평행세계들은 그 절대축을 기준할 때 시간적으로 서로 어긋나 있다는 것. 물론 시간적으로 같은 지점을 같은 절대시간에 지나는 세계도 있을 수 있고.
이 경우 악마나 청동용군단 같은 시간을 초월한 존재들은 사실 저 검은색 절대시간에서 사는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하이잘의 디토네이트가 검은 시간축상 더 일찍 일어난 사태이니 군단의 아키몬드가 이전 세계의 모든 것을 안다 해도 별 무리는 없습니다.
사실 이런 평행세계 설정은 그냥 설정 작가가 쉽게쉽게 넘어가려고 쓰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작정하고 완전 꼬아버리려고 쓴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봐도 드군은 전자쪽이라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거기다가, '시간과 평행계를 초월한 유일한 존재'라는 설정은 진짜 더더욱 끔찍하네요. 차라리 D4C처럼 '평행 세계의 자아에 다른 평행계의 자아를 공유시킨다'라는 설정이 낫지.
게다가 이 이야기는... 그런 상위악마보다도 더욱 강력한 존재들(판테온, 고대 신, etc.)들도 유일한 존재라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설정이 더더욱 꼬여버린단 거고요. 아제로스가 특별한 행성이라는 설정까지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특별한 존재들이 노리는 특별하고 유일한 평행우주라니 참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