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엘프들은 아시다시피 선스트라이더 왕가 몰락 이후 왕을 세우지 않고 3두 정치 체제를 시스템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르테마르 테론이 섭정으로서 명목상의 우두머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와우에서 비춰지는 못습으로 볼 때 정치적인 복잡도는 이보다도 훨씬 높은 것 같습니다.
우선 왕권 국가에서 섭정이라는 자리, 거기다가 나머지 두명이 같이 통치한다는 점에서 테론은 다른 세력들의 지도자와는 그 실권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호드 세력들과 달리 귀족이, 그것도 오만함에 찌든 귀족 가문들이 세력을 형성 해왔을 것이며 그들을 권위로 누를 수 있는 것은 오직 선스트라이더 가문 뿐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선스트라이더 가문의 몰락은 여러 귀족들이 서로 대권에 도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현 상태는 국가 위기 상황이고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내부 다툼을 벌일 시기가 아닙니다. 켈타스 선스트라이더가 임명해놓은 자리를 지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통성도 있고, 군사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전 순찰대 사령관이었던 테론을 새 국왕이 세워지기 전까지의 섭정으로 인정하고 있을 뿐일 것입니다. 만약 전시상태가 끝나고 실버문 및 쿠엘탈라스의 복구도 끝난다면 분명 왕위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정통성도 켈타스 왕자 자체가 배신자라서 그리 강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상황일테니 테론의 말을 귀족들이 잘 들을리가 없을 것입니다. 테론 본인도 정치놀음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묘사가 판다리아 때에 있습니다. 다만 현재 우두머리 자리는 귀찮은 일은 전부 떠안게 되는 자리이고 실책이라도 생긴다면 차기 왕권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테론의 섭정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귀찮은일 전부 지나갈 때까지만 말입니다.
물론 테론 본인도 차기 왕권 도전이 가능하며, 가장 유력한 후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현재까지는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이 그리 막강하지도 않고 현 시대의 총리나 대통령과는 달리 해당 가문이 대대손손 왕권을 쥐어서 다른 가문들이 충성을 맹세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테론이 잘 했으니까 그냥 왕 하면 된다는 단순 논리는 적용시키기 어려울 것입니다. 블리자드가 어느정도까지 정치 싸움을 소재로 삼는걸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통상적으로 본다면 피비린내 나는 대권다툼 벌어질 상황입니다.
테론 본인이 왜 나와서 활약하지 않느냐, 리아드린이 블엘 지도자인줄 알았다는 등이 얘기의 뒷사정은 이런게 아닐까 하는 추측입니다.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리아드린 얘기도 같이 하자면, 본래 쿠엘탈라스의 군사조직은 순찰대였습니다. 물론 마법학자들도 전투는 하지만 그들은 전시 상황에서 징집되는 것이지 통상적인 군인은 아닙니다. 그래서 총사령관이라는 직함은 순찰대의 우두머리였으며, 우리가 아는 워크래프트 이야기에서는 알레이아 윈드러너, 실바나스 윈드러너, 로르테마르 테론 순이며, 현재는 할두런 브라이트윙이 맡고 있습니다.
헌데 불타는 성전 시점에서 켈타스가 납치해서 보낸 나루 므으루 덕분에 빛의 힘을 쓰는 혈기사단이라는 조직이 생겼고 리아드린이 수장으로 앉았습니다. 처음에는 얼라이언스의 성기사들처럼 정예부대 내지는 특수부대라는 느낌이었으나 시간이 흐를 수록 리아드린의 지휘를 받는 병력의 양이나 종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게임 내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밤의 요새 공성전에서도 블러드엘프 군대의 지휘는 리아드린이 맡은 것을 보면 사실상 군 지휘권은 리아드린이 잡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앞서 말한 삼두 정치의 한 축이었던 할두런의 실권이 리아드린에게 넘어간 이상 리아드린이 테론과 함께 블러드엘프의 3명의 통치자 중 하나가 맞는 셈입니다. 게다가 모두가 알다시피 대외적으로는 테론보다 더 얼굴을 많이 비추고 있고, 실적을 어마어마하게 쌓고 있기 때문에 테론 못지 않은 유력한 왕권 후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나머지 한명인 롬메스는 마법을 담당하는데 블러드엘프에게 있어서 마법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더라도 내부에서는 상당히 위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정말 의외로 테론보다 더 차기 왕권 후보자로서 가능성이 클지도 모릅니다.
라크렐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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