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디어 시연회에서 직접 마주한 '뱀피르'는 기존 모바일 MMORPG의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강렬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미학은 확실히 눈에 띄었다. 뱀파이어를 상징하는 피는 물론, 과감한 섹슈얼리티 연출들. 이는 다른 경쟁 게임들보다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려, 유저가 캐릭터에 애정을 쏟게 만들 요소가 될 수 있었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그래픽 속에서 펼쳐지는 전투는 뱀파이어라는 존재의 포식 본능을 플레이어가 직접 체감하게 하는 데 집중한 듯했다. 모든 클래스가 공유하는 '흡혈 스킬'은 전투의 시작과 끝을 정의하는 핵심 시스템이었다. 이 스킬은 단순히 적을 마무리하는 기술을 넘어,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는 '아드레날린 버프'를 발동시키는 트리거로 작동했다. 피를 통해 더 강하고 빠르게 적을 섬멸하는 경험은 '뱀피르'만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잔혹한 액션'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네 개의 클래스는 모두 '딜러'라는 큰 틀 안에 있지만 각자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되었다. 빠른 연사로 타격감을 선사하는 '카니지', 탱커와 딜러를 겸하는 광전사 '블러드스테인', 광역 공격과 저주로 전장을 통제하는 '바이퍼', 그리고 기습과 은신에 특화된 암살자 '그림리퍼'의 조합은 대규모 전투에서 다양한 전략적 재미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캐릭터 간 충돌이 적용되는 경쟁 콘텐츠에서는 이들의 조합과 진형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대규모 전장에서 펼쳐지는 혼돈의 보스전 외에도, 소규모 파티 단위로 공략하는 세밀한 조작과 패턴 이해를 요구하는 보스전 역시 준비되어 있어, 컨트롤 실력을 뽐내고 싶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도전 욕구까지 충족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특징 중에서도 '뱀피르'를 가장 도발적이고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단연 '섹슈얼리티'에 대한 접근 방식이었다. 이는 캐릭터의 노출 수위를 높이는 1차원적인 접근을 넘어선다. 게임은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가진 "섹시함, 금단, 욕망, 원초적 본능"을 정면으로 다루려는 듯했다. "보는 사람의 감춰진 욕망이 깨어나게끔" 하려는 듯, 시연에서 접한 캐릭터들은 단순히 아름답고 강력한 것을 넘어, '소유하고 싶고, 그 자체가 되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매력을 품고 있었다.
특히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단계에서 여성 캐릭터의 골반이나 허벅지 사이즈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었던 점은 이러한 방향성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는 기존 MMORPG들이 '모두를 위한 안전한 표현'이라는 틀에 갇혔던 것과 달리, 명확한 성인 타겟을 설정하고 그들의 본능을 자극하려는 과감한 시도로 읽혔다.

이러한 섹슈얼리티는 시각적인 노출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시연 빌드에서 느껴진 특유의 분위기는 앞으로 공개될 컷신이나 NPC와의 상호작용, 수위 높은 대사 등을 통해 더욱 깊어지며, 게임 세계관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정서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성장과 경쟁의 공간을 분리한 것도 주목할 만했다. 성장을 원하는 유저는 개별 서버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경쟁을 원하는 유저는 론칭과 동시에 열리는 인터서버 전장 '게헨나'에서 치열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시즌마다 서버 그룹이 뒤섞이는 '서버 셔플링' 시스템은 특정 길드의 장기 독점을 방지하고, 패배하더라도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는 경쟁의 피로감을 줄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영리한 장치로 보였다.
매력적인 콘셉트와 유저 친화적인 시스템이 실제 라이브 환경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 또 얼마나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넷마블이 정해진 모바일 MMORPG 문법에서 '뱀피르'만의 변주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뱀피르'는 오는 8월 26일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