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세주의 얼굴을 한 메피스토...종극으로 향하는 디아4 증오의 시대

인터뷰 | 강승진 기자 | 댓글: 29개 |



메피스토가 아카라트의 몸을 빌려 성역에 부활하며 본격적인 대립이 예고됐던 디아블로4 첫 확장팩 '증오의 그릇'. 블리자드는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 TGA) 2025를 통해 새로운 확장팩 '증오의 군주(Lord of Hatred)'를 공개하며 디아블로4 오리지널을 시작으로 이어진 '증오의 시대' 서사의 클라이맥스를 예고했다.


새로운 지역 스코보스와 팔라딘을 포함한 새로운 방랑자의 등장은 메피스토와의 대결로 이어질 예정이다. 아카라트의 몸을 빌려 부활한 메피스토를, 진정한 악마 형태의 메피스토를 직접 대면하게 된다. 여기에 자신의 힘을 필요로 했던 릴리트까지 방랑자와 합류하며 그동안 뿌려진 복선 역시 회수될 것으로 보인다.

인벤에서는 게임의 리드 내러티브 디자이너 맷 번스와 내러티브 디자이너 엘레니 리베라콜론과 함께 디아블로4의 현재와 미래를 미리 들어봤다. TGA를 통한 확장팩 공개 전 진행된 인터뷰인 만큼, 인터뷰 당시에도 많은 부분이 공개 전이라는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세계의 핵심과, 확장팩 증오의 군주에서 그려질 이야기를 일부 내다볼 수 있었다.



▲ 맷 번스 리드 내러티브 디자이너


증오의 군주로 종극으로 향하는 증오의 시대


인터뷰에 참여한 내러티브 디자이너 맷과 엘레니는 자신들이 이번 확장팩 작업을 이끌고 있다고 소개하며 디아블로4는 본편부터 첫 확장팩 증오의 그릇, 그리고 차기 확장팩 증오의 군주까지 하나의 큰 사가, 이른바 '증오의 시대(Age of Hatred)'를 이루도록 처음부터 설계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증오의 시대의 계획은 기본적으로 본편을 출시하기 전부터 다음 이야기로 그려져 있었다. 메피스토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 그리고 인류의 어머니와 아버지 격인 릴리트와 이나리우스가 다시 돌아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쥐고 흔드는지, 나아가 그것이 인간에게 의미하는 바, 마지막으로 그들이 돌아온 성역에서 인간은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그리고자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며 세부적인 것들은 조정하고, 일부 변화도 있었지만, '증오의 시대' 사가를 만드는 것은 개발진들의 거대한 계획 중 하나였다.

증오의 그릇의 엔딩이 메피스토가 아카라트의 육체를 차지하는 장면으로 끝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결말은 네이렐이 악을 가두려 애쓰는 이야기를 완성하면서 동시에, 메피스토가 세상에 풀려난 상태에서 증오의 군주로 넘어가기 위한 장기적인 설계였다.

개발진은 현재 작업 중인 확장팩에서 이 '증오의 시대'가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게 되며, 플레이어가 마침내 메피스토와 완전한 형태로 대면해 그를 멈출 수 있는지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피스토와의 대결, 진정한 악마와 마주하다


맷은 메피스토에 대해 무엇보다도 인간을 조종하고 농락하는 데 능숙한 존재라고 묘사했다. 메피스토는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결국 자신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하려고 한다.

그러한 가치관은 전설적인 아카라트의 육체를 차지한 채 성역 곳곳을 걸어다니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는 기적을 행하고, 사람들을 치유하고, 수천 명의 추종자를 모아 스코보스로 이끈다. 성역의 사람들은 이런 메피스토의 행동과 겉모습을 보고 아카라트를 구세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스코보스에서 인류 전체의 운명을 바꿀 끔찍하고 불경스러운 일을 꾸미고 있는 상태다.



▲ 아카라트의 몸을 빌려 성역에서 음모를 꾸미는 메피스토

개발진은 메피스토는 디아블로 시리즈 전반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디아블로2에서는 자카룸 교단을 내부에서부터 타락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도 신앙과 종교를 도구로 활용하지만, 이전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전략을 다듬었다. 그만큼 더 위험한 존재이고, 그의 계획을 막아내야 하는 방랑자의 역할 역시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는 곧 메피스토 대결로 이어질 예정이다. 엘레니는 증오의 군주가 메피스토와의 이야기의 결말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강하게 긍정하며 오래 준비해온 큰 대결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오의 시대에, 마침내 증오의 군주에게 도달했고, 그 메피스토를 물리칠 기회를 통해 만족스러운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늑대 형상이나 또 다른 모습, 증오의 그릇 종극에서는 아카라트의 몸을 빌린 상태의 메피스토를 만났지만, 증오의 군주에서는 마침내 그의 진정한 악마 형태를 마주하게 될 예정이다.



▲ 엘레니 리베라콜론 내러티브 디자이너

한편, 개발진은 에루를 디아블로 시리즈에 등장한 여러 배신자와 달리, 메피스토의 영향력에 희생당한 존재라고 봤다. 에루는 직접 등장하기보다는 스토리 중 언급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그처럼 거짓과 인간을 농락하는 메피스토의 영향력에 타락할 인물들은 증오의 군주에서 더 많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렇게 이번 확장팩이 메피스토와 증오의 시대에 집중한 만큼, 이야기는 방랑자와 메피스토의 대결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엘레니는 디아블로 같은 거대한 악이 죽지 않았고,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번 확장팩에서는 메피스토와의 최종 결말과 대결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전하며 디아블로 직접 등장이 없음을 암시했다.


천상이 손을 놓은 성역, 방랑자, 그리고 릴리트


시놉시스를 통해 공개된 것처럼 방랑자는 메피스토와의 대결에 앞서 릴리트와 재회할 예정이다. 엘레니는 본편에서 플레이어는 릴리트와 대적하는 관계였으나 이제는 릴리트가 자신만의 동기를 유지한 채 플레이어와 동맹을 맺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본편에서 릴리트와의 대결과 그 존재 의의, 그리고 그 의도가 무엇인지는 이야기의 끝에 가서 확인할 수 있지만 말이다.

맷은 이번 이야기가 마침내 메피스토와 대면하고 그를 추적해 성역에 끔찍한 일을 저지르기 전에 그를 막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플레이어 내부에 존재하는 릴리트, 그녀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메피스토를 저지할 수 있을지 여부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오의 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테마 중 하나는 인간은 혼자라는 감각이다. 맷은 천상이 더 이상 인류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으며, 의도적으로 손을 떼고 있다는 설정을 강조한다. 시즌11에서 하드리엘(Hadriel) 같은 천사 캐릭터가 등장해 방랑자와 함께하는 내용이 추가되기는 했다. 하지만 천상 전체는 여전히 성역과 인간에게 개입하지 않고 인류의 운명을 그들 스스로에게 맡기고 있다.



▲ 시즌11의 신규 콘텐츠를 통해 천사 하드리엘이 다시 성역을 돕기 위해 나서지만, 천상은 여전히 성역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엘레니는 이런 설정이 증오의 군주에서 캐릭터들의 위기감을 크게 끌어올린다고 설명한다. 플레이어들은 혼자라는 느낌을 받고, 더욱 절박한 상황을 체감하게 된다. 천상이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고, 개입할 의도가 전혀 없는 현실이다. 메피스토는 성역에 침투해 모든 사람들이 믿을 수 있는 종교적 인물로서 자신을 꾸미고, 선한 행위를 한다.

메피스토가 아카라트로서 성역을 돌아다니며 기적을 행하고 사람들을 구제하는 동안, 일반 백성들은 오랜 재앙의 시대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들뜨게 된다. 거대한 종교적 인물이 살아 돌아와 모든 기적을 행할 때, 성역의 사람들은 흥분하고 기뻐하며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날지도 모른다, 악마들이 마침내 사라질 것이고, 빛이 여기 있을 것이다'이라는 희망을 가진다. 그리고 이런 기만 속 희망이 플레이어와 로라스, 네이렐이 맞서야 할 새로운 장애물이 된다.

개발진은 이러한 유형의 장애물에 더해, 플레이어가 악마의 본질, 즉 릴리트의 피를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생기는 갈등과 긴장은 메피스토와의 최종 전투에서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혼석이 다시 등장해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가 되지는 않을 예정이다. 맷은 이전에 사용한 영혼석들은 분명 효과적이긴 했지만,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메피스토가 다시 돌아가 인류를 괴롭히는 것, 이러한 '사이클을 깨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 해결책 중 하나는 이전 내용을 통해 메피스토와 연결된 바 있는 네이렐의 존재다. 본편의 예언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도, 혹은 더 거대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거라며 상세한 해결책은 게임을 통해 확인해보길 권했다.


스코보스, 성역의 출발점에서 마무리되는 이야기


증오의 군주의 주요 무대는 스코보스다. 스코보스는 디아블로 세계관에 나오는 장소로, 디아블로2와 설정집 등을 통해 언급되었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이 장소를 플레이하는 것은 증오의 군주가 처음이다. 스코보스는 릴리트와 이나리우스, 그리고 여러 악마와 천사들이 성역을 처음 창조한 곳으로 인류의 첫 세대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는 세계의 여명기부터 존재했던 고대 유물과 장소, 그리고 지금 존재하는 현재 사회를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인류가 시작된 곳으로 되돌아가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건 개발진이 증오의 군주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나가며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디아블로4가 인류의 어머니, 아버지인 릴리트와 이나리우스가 성역에 돌아온 것으로 시작했던 것처럼 말이다. 메피스토는 릴리트의 아버지이자, 어찌 보면 인류의 할아버지 같은 존재다. 어찌 보면 이 거대한 가족적 요소 역시 그 출발점인 스코보스에서 마무리되는 셈이다.

메피스토는 인류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스코보스에서 음모를 꾸민다. 메피스토를 막든, 그렇지 못하든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성역의 미래를 바꾸게 될 것이다.

주요 스토리라인과 함께 플레이어는 스코보스 내에서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이전에는 갈 수 없었던 지역인 만큼, 탐험할 수 없었던 깊은 역사와 설정을 경험하고, 그에 맞는 수많은 콘텐츠가 준비됐다. 아울러 호라드림도 등장해 흥미로운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스코보스를 무대로 증오의 군주에서는 다양한 신규 인물이 등장하며, 아마존의 왕, 예언자이자 또 다른 지도자 등이 방랑자와 함께한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로라스가 다시 등장하고, 릴리트의 새로운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을 통해 아마존들의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고, 또 예언자를 통해 미래의 조각을 확인할 수도 있을 예정이다.


아카라트를 입은 메피스토, 선을 행하는 성기사의 귀환


분명 아카라트의 육체를 가진 메피스토가 대중들에게서 희망의 존재로 떠올랐지만, 모두가 같은 의견을 가진 건 아니다. 실제로 자카룸 교단에서도 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교단 내 일부는 아카라트의 부활을 속임수라고 생각하며, 그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메피스토 역시 자카룸 교단의 재건이 목적이 아니다. 그는 '자카룸이나 빛의 대성당이 아니라 나를 따르면 진실을 보여주고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끄리라'라고 말하고 있다.

빛의 대성당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증오의 그릇에서 우리바르와 관련해 발생한 일들, 프라바가 처리해야 할 일들, 그리고 이나리우스가 사라진 이후의 그들이 받은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아카라트나 스코보스에서 일어나는 일에 직접 개입하지는 못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힘을 더하는 것이 팔라딘, 성기사의 존재다. 인터뷰 시기가 TGA를 통해 성기사가 직접 공개되기 이전이었던 만큼, 새 직업으로의 성기사가 이야기되지는 않았지만, 그에 대한 언급이 개발진을 통해 여럿 나왔다.

▲ 얼리 액세스로 미리 플레이할 수 있게 된 성기사

증오의 그릇을 통해 출시된 신규 직업 혼령사는 새로운 지역이었던 나한투 밀림과 연관된 직업이었다. 하지만 성기사의 경우 새로운 지역이 스코보스와 직접적인 연결이 있는 인물은 아니다. 성기사는 성역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세상을 떠돌며 궁극적인 선을 행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성기사가 선을 행하기 위해 스코보스를 찾아온 셈이다.

증오의 군주를 통해 모습을 드러낼 또 다른 직업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직접적인 내용 자체는 할 수 없지만, 새로운 직업 역시 성기사처럼 스코보스와 직접적인 연결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단은 사전 플레이가 가능한 성기사가 존재하는 만큼, 새 직업에 대한 모습은 시간이 더 지난 후에나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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