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DS는 개발진의 이력이 독특하다. 실제 전선에서 드론을 운용하며 적군을 제압하고 사살한 경험이 있는 현역 군인과 전문가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이들의 실전 경험은 게임 내 물리 엔진과 비행 역학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픽션이 아닌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사실성을 부여했다.
게임으로서의 대중성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최신 AAA급 게임에 비하면 그래픽이 투박하고, 무엇보다 조작이 비교적 어렵다. PS5나 Xbox 패드, 키보드·마우스 등을 부분적으로 지원하지만, FPV(1인칭 시점) 드론 특유의 예민한 기동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전용 RC 컨트롤러가 필수적이다. 높은 진입장벽은 일반 게이머들에게 숙제로 남았다.
이에 대해 개발진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컨트롤러 호환성을 개선하고, 다양한 언어 패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개발사 드론 파이트 그룹(DFG)은 우크라이나의 UAV 혁신 기업으로, 산하에는 군인 훈련을 담당하는 드론 파이트 클럽 아카데미, 시뮬레이터(UFDS)를 개발하는 심테크 솔루션, 전술 드론을 제조하는 배트 드론 등 3개의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장의 경험과 공학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개발팀이 최전선에서 드론을 운용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우리 팀은 최전선의 실제 운용 요원들(드론 파이트 클럽 아카데미)과 민간 개발자들(심테크 솔루션)의 협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이 시뮬레이터는 실제 UAV 작전을 수행하는 군 교관들의 실질적인 통찰력과 엔지니어, 디자이너, 시뮬레이션 전문가들의 기술적 전문성이 결합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최전선 드론 작전의 현실감을 담아내는 동시에, 민간인들도 접근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카데미 웹사이트 지도를 보면 우리의 활동 지역이 표시되어 있는데, 우리가 훈련하는 곳은 노란색 점,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곳은 빨간색 점으로 표시됩니다.
전시 상황 속에서 전선과 사무실을 오가며 개발하는 과정이 육체적,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전쟁 중에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매우 힘든 일입니다. 물론 모든 도시가 직접적인 전선에 있는 것은 아니며, 우리 개발팀은 주로 더 안전한 지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해 밤새 포격에 시달리거나, 폭격으로 인한 정전 중에 일해야 하는 상황을 견뎌야 합니다. 일부 팀원들은 실제로 사무실 근무와 전선 인근 지역 파견을 오가며 일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시간 관리와 회복 탄력성이 요구됩니다.
전쟁의 스트레스와 전투 작전을 정확하게 묘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오히려 현실감의 기준을 높게 유지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며, 동시에 스튜디오 내에서는 안전과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군사용 훈련 도구로만 남겨둘 수도 있었을 텐데, 일반 대중에게 공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스타터 에디션과 달리, 실제 최전선 임무의 대부분은 군사 훈련 시설 전용으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민감한 정보는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꽤 오랫동안 UFDS의 일부 버전을 스팀(Steam)에 공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타터 에디션은 민간 사용자를 위해 설계되었으며, 우크라이나 드론 운영 요원들이 매일 직면하는 것과 유사한 전투 드론 조작 경험과 도전을 기본적이지만 실감 나게 제공합니다.
대중적인 사용에 적합하도록 지도 시스템을 간소화하고, 임무 콘텐츠를 줄였으며, 일부 옵션을 잠그는 등의 조정을 거쳤습니다. 또한 이는 새로운 종류의 게임플레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배틀그라운드 모드에서는 플레이어가 FPV 드론을 사용해 진지를 방어할 수 있으며, 향후 업데이트에는 분대 기반 목표가 포함된 멀티플레이어 임무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기존 전쟁 게임이 한명의 병사를 체험하게 했다면, UFDS는 드론 오퍼레이터(조종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현대전이 직접적인 무력 충돌보다 전략, 정밀성, 그리고 기술에 얼마나 더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작전상의 제약 속에서 자율 또는 반자율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기존 전쟁 게임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시각입니다.
우리 개발자들은 드론 시뮬레이션이 게임 디자인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믿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탱크 게임을 했다면, 미래에는 아마 우리 모두 드론을 날리고 있을 겁니다.
게임 장르를 FPS, RTS, 익스트랙션의 융합이라고 소개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나요?
“우리가 슈팅 게임에서 흔히 접하는 익스트랙션과는 다릅니다. UFDS에서 익스트랙션은 임무 목표를 완수하고 드론과 운영자를 손실 없이 안전하게 복귀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이 과정에서 배터리 수명, 탄약, 탑재체와 같은 제한된 자원을 관리해야 합니다. 자폭 드론은 전술적 의사 결정의 단계를 더합니다. 플레이어는 실제 작전 상황과 마찬가지로 위험 요소를 저울질하고, 타이밍을 최적화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전문적인 드론 장비와 시스템이 일반 게이머에게는 어렵지 않을까요? 실제 RC 조종기와 일반 게임패드 간의 차이, 그리고 초보자 지원책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의 피드백을 보면,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이 특히 비행 컨트롤러를 설정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 향후 업데이트에서는 초보자들이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힌트와 튜토리얼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스팀에 출시되는 스타터 에디션을 더 가볍고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군사 좌표계와 같은 일부 전문적인 요소는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고급 기능은 군사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제공되지만, 스팀 버전은 재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다만, 인기 있는 드론 모델과 전자전 시뮬레이션은 유지하여 다양한 임무를 체험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아카데미 모드는 초보자들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합니다. 단순화된 조작과 기초 훈련 임무로 시작해 점차 현실적이고 도전적인 시나리오를 소개하며 기술과 자신감을 모두 키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최근 우리는 PS5와 Xbox 컨트롤러에 대한 지원을 추가했습니다. 따라서 전문 비행 컨트롤러가 없는 분들도 이제 UFDS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는 존재할 것입니다. RC 조종기는 훨씬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고, 특히 고난도 기동에서 더 몰입감 있는 조작감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 컨트롤러가 아닌 실제 군용 장비들이 RC 조종기를 사용하는 것이죠.

물리 엔진과 시각 효과는 실제 드론의 움직임과 전장 환경을 얼마나 정밀하게 구현했나요?
“그것이야말로 우리 시뮬레이터의 차별점입니다. 물리학, 공기역학, 배터리 소모량 등 다양한 요소가 동적으로 시뮬레이션됩니다. 더 무거운 탑재체는 기동성을 떨어뜨리고 배터리를 더 빨리 소모시키며, 바람은 안정성에 영향을 주고, 비행 역학은 조종사의 모든 입력에 현실적으로 반응합니다. 심지어 군 드론 운용 요원들조차 이런 정밀함에 놀라곤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UFDS 스타터 에디션을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유지하려는 이유입니다.
시각적으로는 현실성과 게임플레이 사이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드론이 너무 멀리 날아갈 때 발생하는 신호 노이즈나 화면 깨짐 같은 핵심적인 요소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픽 자체는 신규 사용자가 너무 어지럽거나 압도되지 않도록 충분히 부드럽게 구현했습니다.
진행 중인 전쟁을 게임화한다는 윤리적 우려, 그리고 실제 살상 경험이 게임 내 타격감 구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전쟁 게임이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하며, 우리 시뮬레이터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반영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윤리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거쳤습니다.
UFDS는 갈등을 가볍게 여기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 프로젝트는 근본적으로 훈련 및 교육 도구입니다. 전략, 자원 관리, 기술적 숙련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우리는 윤리적 경계를 지키면서 현대 드론 작전이 어떻게 수행되는지 보여주고자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매일 직면하는 현실, 즉 침략자들로부터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폭력을 미화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드론은 우리가 더 효율적이고 정밀하게 방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타격감 구현에 있어서 우리는 드론의 반응, 탑재체의 거동, 그리고 운영자가 느끼는 위험에 대한 인식 등에서 진정성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뮬레이션이지 살상 행위의 적나라한 재현이 아니므로, 폭발이나 타격 효과 등은 고전적인 게임 이펙트를 사용했습니다.



침공 초기부터 현재까지 급변한 드론 전술이 미션과 곧 출시될 멀티플레이 모드에도 반영되어 있나요?
“네, 미션들은 드론 전술의 진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초기 시나리오는 단순한 타격 위주지만, 후반부 미션에는 전자전, 고도화된 대응책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곧 출시될 멀티플레이어 모드에서는 조정된 다중 드론 작전을 다루게 되는데, 이는 실제 작전 복잡도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멀티플레이어의 경우, 경쟁적인 팀 플레이는 스팀 유저들에게 적합할 것이고, 협동 미션 훈련은 군용 버전 시뮬레이터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에 두 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소프트웨어가 전쟁의 디지털 아카이브로 남길 바라나요? 그리고 종전 후에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물론입니다. UFDS는 최전선에서 얻은 기술적, 전술적 교훈을 보존하는 살아있는 디지털 아카이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전쟁을 겪지 않은 그리고 앞으로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우리의 동맹국들이 미래의 위협에 대비하는 데 이 시뮬레이터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쟁 후에도 이 시뮬레이터는 군사 운영자를 위한 전문 훈련 도구로 남을 것입니다. 세상은 예측 불가능하므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좋으니까요. 동시에, 전투에서 단련된 기술을 민간 및 경쟁 분야로 옮겨와 드론 레이싱이나 e스포츠 대회 같은 평화적인 용도로 발전시킬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전쟁이 끝난 후에야 가능한 이야기겠죠.
마지막으로 한국과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전장이 기다린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전장이 기다린다는 문구는 정밀함, 전략, 그리고 순수한 기술에 대한 숙달이라는 핵심 경험을 반영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 게이머들이 현대 드론 작전의 긴장감, 의사 결정의 무게, 그리고 책임감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또한 현대전이 단순한 화력이 아니라 지능과 기술의 싸움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처럼 평화로운 국가의 사람들은 드론 전쟁을 오직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만 경험하고, 실제 현실에서는 절대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