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글로벌 인디 게임 축제 '비트서밋' 현장에서 독특한 콘셉트로 참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신작이 있다. 호주 남부 출신의 4인조 인디 개발팀 카탈리스트 게임즈(Catalyst Games)가 선보인 '던전 앤 다이닝 테이블(Dungeons and Dining Tables)'이 그 주인공이다.
'던전 앤 다이닝 테이블'은 평화로운 동화풍 하우징 게임의 비주얼을 자랑하지만, 그 속의 문법은 핵앤슬래시와 파밍의 재미를 따르고 있다. 던전을 돌며 수집한 가구를 집에 배치하면 캐릭터의 스탯이 실시간으로 강화되는 독특한 게임 루프를 구축한 것이 '던전 앤 다이닝 테이블'의 핵심이다.
이 게임은 지난 4월 진행된 킥스타터 크라우드 펀딩에서 시작 후 단 2주 만에 목표액의 65%를 달성한 데 이어, 최종적으로 101%를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캠페인을 마무리했다. 특히 펀딩 초과 달성 보상으로 솜이불과 베개로 가득 찬 '이불 요새(Pillow Forts) 던전' 개발까지 확정되며 인디 게임 특유의 따뜻하고 재치 있는 감성을 예고하고 있다.
시각적인 아늑함(Cozy)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디테일에도 공을 들였다. FMOD 오디오 시스템을 도입하여 평상시 마을에서는 평화로운 오케스트라 풍의 음악이 흐르다가, 플레이어가 집 내부로 진입해 인테리어를 시작하면 배경음악이 자연스럽게 아늑한 재즈풍으로 부드럽게 레이어링되며 전환되는 연출을 구현했다. 인벤은 현장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지휘봉을 잡은 '에이든 기요리(Aiden Gyory)'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나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국내 게이머들에게 게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던전 앤 다이닝 테이블(Dungeons and Dining Tables)'은 아늑한 분위기를 지향하는 힐링 액션 RPG(Cozy RPG)입니다. 플레이어는 무작위로 생성되는 던전을 탐험하며 다양한 가구 조각들을 수집하고, 이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와 자유롭게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습니다. 특히 집을 더 아늑하고 예쁘게 꾸밀수록 플레이어 캐릭터의 능력치(Stats)가 실시간으로 강화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Q. '던전 탐험'과 '하우징'이라는 이색적인 두 장르를 결합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약 2년 반 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처음으로 구상한 아이디어입니다. 당시 격리 생활을 하면서 저 역시 집에서 닌텐도의 '동물의 숲'을 밤낮으로 플레이하고 있었고, 동시에 한편에서는 '디아블로'를 통한 아이템 파밍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문득 이 두 장르를 결합하여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집을 꾸미는 힐링 요소를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던전을 돌며 핵앤슬래시의 정통 파밍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쳤고, 그것이 본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Q. 주인공 캐릭터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흔히 '우파루파'로 알려진 양서류를 모티브로 삼은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흔히 우파루파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멕시코의 멸종 위기종 '아홀로틀(Axolotl)'이 주인공입니다. 특유의 귀여운 외형을 살려 개성 있는 비주얼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단순히 외형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의 피부 색상은 물론 무기, 의상까지 유저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귀여운 나비 날개를 달아주거나, 이동 시 발생하는 발자국 이펙트, 그리고 동반자인 펫의 컬러까지 세밀하게 설정이 가능합니다.
사실 처음 개발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어드벤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우'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내부 테스트를 거치며 비주얼이 다소 평범하고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아, 머리 모양이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아홀로틀로 캐릭터를 변경했습니다. 콘셉트 아트를 짜고 인게임 모델링을 완성해 호주에서 열린 게임쇼 '팍스(PAX)'에 출품했는데, 흥미롭게도 당시에 아홀로틀을 내세운 다른 인디 게임 6개가 글로벌 시장에 동시에 발표되더군요. 그 현상을 보고 유저들이 이 크리처에 확실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Q. 집을 꾸밀수록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시스템이 직관적이면서도 독특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능력이 상승하나요?
"비트서밋 현장 부스에서도 많은 유저분이 직접 시연 버전을 플레이하며 각자의 집을 다채롭게 꾸며두셨는데요. 플레이어가 던전에서 획득해 배치한 가구에는 저마다 고유한 버프 아이콘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가구는 공격력을 올려주고, 또 다른 가구는 크리티컬 대미지나 이동 속도, 최대 체력 등을 상승시킵니다. 이러한 가구들을 집 내부 공간에 배치하면 좌측 상단의 하트(체력) 개수가 즉시 늘어나는 등, 캐릭터의 능력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가구를 얻기 위해서는 무조건 던전에서 전투를 치러야 하는 구조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데모 버전에서는 '숲 던전'을 체험해 보실 수 있으며, 난이도는 쉬움부터 어려움까지 세 단계로 나뉩니다. 던전에 진입할 때마다 모든 맵 구조가 '절차적 생성(Procedural generation)' 방식을 통해 완전히 무작위로 구현되므로, 플레이어는 매번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게 됩니다.
던전 내부에서는 나무 가구를 갉아먹는 설정의 '흰개미' 등 독특한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전반적인 캐릭터 능력치나 수집한 버섯 가구 세트, 러그, 상자 등의 인벤토리 목록은 상시 메뉴를 통해 손쉽게 확인 가능합니다.

Q. 던전 끝에서 마주하게 될 보스 몬스터와, 이와 연계된 마을 시스템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정식 빌드 기준으로 게임 내에는 총 5~6명의 마을 주민(NPC)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들을 마을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각각의 연계 던전에서 보스를 무찔러야 합니다. 보스를 처치하고 구출된 캐릭터들은 플레이어의 마을로 이주해 함께 살아가게 되며, 이들과 친밀도를 쌓으면서 각자의 비극적인 과거사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고유의 내러티브 서사가 전개됩니다.
예를 들어, 시연 버전의 보스인 '소파 트롤(Couch Troll)'은 마을의 가구들을 약탈해 등 뒤에 메고 다니는 기묘한 크리처입니다. 자신이 훔친 거대한 소파를 마치 둔기처럼 휘두르는 위협적인 패턴을 구사하죠. 이 보스를 처치하면 트롤이 매고 있던 가구들을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Q. 획득한 가구를 활용하는 또 다른 시스템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던전에서 구출한 NPC 중에는 가구 장인인 '알도(Aldo)'가 있습니다. 알도가 마을에 정착하면 유저는 본격적으로 가구 가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던전에서 얻었지만 내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지 않거나 성능이 아쉬운 일반 스탠드 램프 등의 가구가 있다면, 알도를 통해 '재활용(Recycle)' 시스템으로 분해하여 원자재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획득한 재료들을 모아 크래프팅 메뉴에서 완전히 새로운 고급 소파나 가구들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가령 집에서 가구를 인벤토리로 수거하면 캐릭터의 이동 속도 버프가 바로 사라져 다시 느려지듯, 파밍과 제작, 하우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Q. 정식 출시 버전의 전체적인 콘텐츠 볼륨이나 예상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로 기획 중인가요?
"메인 퀘스트 동선을 따라 주민들을 모두 구출하고 서사를 완결 짓는 코어 스토리 분량은 약 10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던전의 모든 스테이지가 무작위로 생성되는 데다가, 숲 던전과 향후 추가될 사막 던전 등 각 환경 테마별로 드롭되는 가구의 종류와 성능이 완전히 다릅니다. 유저가 원하는 특정 콘셉트의 가구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 던전을 반복 탐험하는 다회차 파밍 요소까지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리플레이 가치는 무한대에 가깝다고 자부합니다.
Q. 본 게임은 온전한 싱글 플레이 게임으로 출시되나요? 향후 플랫폼 확장 계획도 궁금합니다.
"네, 현재 개발 빌드 기준으로는 철저히 완성도 높은 싱글 플레이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핵심 인력 4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인디 팀이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정식 출시 이후 커뮤니티의 피드백과 유저 규모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향후 가구 거래나 하우징 방문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모드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출시 플랫폼은 1차적으로 스팀(PC)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나 닌텐도 스위치,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 라인업 구축도 이미 기획 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콘솔 부문에서는 닌텐도 스위치 1세대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프레임 드랍 없이 부드럽게 구동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에 막바지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스팀 페이지 상에서 한국어 자막은 물론 '한국어 음성'까지 지원한다고 표기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음성 지원의 구체적인 형태가 궁금합니다.
"먼저 한국어 자막의 경우 당연히 정식 버전에서 완벽하게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번 비트서밋 현장에서 선보인 시연 버전은 현재 스팀에 공개된 데모 버전과 동일하여 영어, 일본어, 중국어, 포르투갈어만 탑재되어 있으나, 빠른 시일 내에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팩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음성 지원의 경우, 특정 국가의 언어로 성우 녹음을 진행하는 형태는 아닙니다. 닌텐도의 '동물의 숲' 시리즈처럼 캐릭터들이 고유의 가상 언어로 소통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전문적인 성우 연기 대신 모든 캐릭터가 대사 시 상황에 맞춰 귀엽게 웅얼거리는 소리를 내도록 연출하여, 인디 게임 특유의 아늑한 감성을 극대화했습니다.
Q. 향후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더불어, 한국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현재 스팀을 통해 누구나 제한 없이 다운로드해 즐길 수 있는 공식 무료 데모 버전을 배포 중입니다.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본인의 성향과 맞는지 꼭 한 번 가볍게 체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10월 호주에서 개최되는 대형 게임쇼 '팍스(PAX Australia)' 일정에 맞춰 스팀 얼리 액세스 런칭을 목표로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내년 초 콘솔을 포함한 정식 글로벌 출시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정식 버전에서는 한국 게이머분들이 스토리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100% 한국어 현지화를 약속드립니다.
디스코드 등 소통 창구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 아낌없는 피드백을 부탁드리며, 저희 같은 소규모 인디 팀에게 스팀 위시리스트(찜하기) 등록은 엄청난 동력과 지원이 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