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에서 나아간 로그라이트, PUBG 신작 '데드넷'

펍지 스튜디오가 게임스컴 2026에서 처음 공개하는 신작 'PUBG: 데드넷'은 배틀로얄의 표준 문법인 '착륙하고, 파밍하고, 생존한다'에서 로그라이트로 나아간다.

'PUBG: 데드넷'은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하는 멀티플레이 FPS다. 무대는 미국 태평양 북서부를 모티브로 한 가상의 지역 '카스카디아(Cascadia)', 시점은 1996년이다. PC, PS5, Xbox 시리즈 X|S로 출시할 계획이며, 콘솔 퍼스트를 추구한다.



펍지 스튜디오 데이브 커드 디렉터©INVEN

데이브 커드(Dave Curd) 펍지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 게임을 "펍지의 쌍둥이 형제가 아니라 돌연변이 사촌"이라고 표현했다.

만든 이유부터 기존 장르에 대한 비판이었다. 커드 디렉터는 현대 라이브 서비스 슈터가 '공정한 운동장'에 집착한다고 봤다. 신규 이용자를 보호하면서 기존 이용자를 붙잡아 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두고 "유튜브에서 올바른 플레이 방법을 찾아보는 한에서는 완벽하게 균형이 잡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완벽한 라이브 서비스 슈터를 좇는 일이 어느 지점에선가 재미있는 비디오 게임을 제공하는 것을 가로막기 시작했다고 느꼈고, 그게 별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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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지 스튜디오가 새로운 시도를 주문했고, 시장에서 손꼽히는 슈터를 만든 경험을 완벽하게 공정한 경험이 아니라 "고점은 더 높고 저점은 더 낮은, 날것 그대로의 통제되지 않는 혼돈"에 쏟아붓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극도로 경쟁적인 플레이도 가능하되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해도 재미있는 게임이 목표라고 했다.

그 수단으로 택한 것이 로그라이트다. 커드 디렉터는 "멀티플레이 슈터의 본질은 소수만 이긴다는 것이고 우리 게임도 마찬가지지만, 데드넷에서는 질 때마다 완벽한 빌드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며 "매치를 하는 게 아니라 런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은 여러 매치로 이어지는 하나의 여정이다. 플레이어는 참가자를 고르고 캐릭터를 어느 방향으로 키울지 대략의 노선을 정한 뒤 매치를 반복한다. 지원형, 엄호형, 근접 문 파괴형 등 목표하는 캐릭터상을 잡고 시작하는 식이다.

매치를 거듭할수록 '롬(ROM)'이 주어진다. 머리에 꽂아 새로운 게임플레이 능력을 여는 칩이다. 커드 디렉터는 예시로 재장전 속도 향상이나 다이빙 거리 증가 같은 무난한 것부터, 뱀처럼 배를 깔고 빠르게 기어 다니거나, 작고 치명적인 인형이 되거나, 차 문을 뜯어 방패로 쓰는 것까지 폭이 넓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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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는 부상이다. 매치마다 상처가 쌓인다. 연기 속에서 기침하거나, 재장전할 때 총을 놓치거나, 물속에서 더 불리해지는 식이다. 커드 디렉터는 "부상은 웃기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며 갈수록 관리하기 어려워진다. 너무 쌓이면 런이 끝난다"며 "매치를 하고, 롬을 찾고, 힘을 쌓고, 피해를 관리하고, 부상이 결국 따라잡기 전에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구조를 요약했다.

부상은 감내 여부를 저울질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는 "수영할 때 불리해지는 부상이라면 '나는 물에 안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어 견디기 쉽지만, 재장전 중 총을 떨어뜨릴 확률이 붙는 부상이라면 캐릭터를 소각하고 새 런을 시작하고 싶어질 만큼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사이의 긴장이 이 게임의 핵심 재미라는 얘기다.

한 번의 런 길이는 확정적이지 않다. 커드 디렉터는 이전 베타 테스트와 내부 테스트를 근거로 8~12매치가 캐릭터를 한계까지 밀어붙이기 전의 일반적인 런이라고 했다가, 다른 질문에서는 6~10매치를 평균으로 제시했다. 승패와 부상 누적, 플레이어 숙련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매치 하나는 최후 생존자 기준 약 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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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매치에는 60명이 참여한다. 3인 스쿼드 기준이며, 첫 자기장은 2.5×2.5km다. 커드 디렉터는 "친구와 함께할 때 더 재미있고 3이 마법의 숫자"라고 말했다. 3인을 고른 이유는 비대칭 교전 때문이다. 1 대 4는 사실상 넘을 수 없고 1 대 2는 자극이 부족한 반면, 1 대 3은 승산이 희박하지만 결과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는 것이 2년 넘는 플레이 테스트에서 얻은 결론이라고 했다. 개인전은 내부에서 플레이해봤고 수요와 이용자 규모가 받쳐주면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맵은 5×5km를 조금 넘는 크기다. 'PUBG: 배틀그라운드'와의 차이로는 수직성을 들었다. 높이 솟은 절벽과 낮게 깔린 평지가 섞여 있고, 배틀로얄에서 구현된 숲 가운데 밀도가 가장 높다는 설명이다. 매 게임 카스카디아의 어느 구역이 걸릴지 알 수 없고, 몇 페이즈가 지나면 자기장이 떠돌기 시작해 기존 배틀로얄의 예측 가능한 원 축소와 달라진다.

'배틀그라운드'와의 차이는 숫자에서 먼저 드러난다. 100명 대 60명이고, '배틀그라운드'는 전원이 동등한 조건에서 출발하지만 데드넷은 60명이 저마다 다른 런 단계에 있다. 첫 매치인 플레이어와 12번째 매치인 플레이어가 같은 판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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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라이트 성장과 실력 기반 PvP가 충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커드 디렉터는 밸런싱 원칙을 공개했다. 우선 능력 설계에서 수치 증폭을 배제했다. 그는 "공격력 2배나 체력 3배 같은 능력에 손을 대면 균형을 잡기 매우 어려운 불공정한 게임이 된다"며 "전략적 기회를 제공하는 능력을 만드는 데 마법이 있다"고 말했다. 어떤 플레이 스타일이든 강점과 약점을 함께 가진 경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균형 잡힌 것을 만드는 게 의도는 아니지만, 언제나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이고 경쟁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데는 많이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시행착오도 공개했다. 개발 초기에는 능력 5개를 가진 플레이어와 0개인 플레이어가 그대로 매치를 시작했다. 신규 이용자나 런 초반 이용자에게는 가혹했다. 이후 도입한 것이 '페이즈 기반 파워 게이트'다. 한 매치에 다섯 개의 페이즈를 두고, 그 시점마다 모든 플레이어의 능력이 동시에 켜진다. 내가 능력 4개를 쓸 때 상대도 4개를 쓰는 구조다. 다만 무엇에 투자했는지는 다르다. 상황 인지와 이동에 투자한 플레이어와 문을 부수고 냉장고에 숨는 데 투자한 플레이어가 만나고, 그 능력들이 서로 부딪히는 것을 보는 재미가 남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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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드 디렉터가 꼽은 자신의 빌드는 이 설계를 보여준다. 10m 안에서는 벽이나 건물을 사이에 두고도 서로의 윤곽이 보이는 '피카부', 근접에서 치명적인 '블레이드 핸즈', 홍콩 액션 영화의 다이빙과 슬라이딩에서 따온 이동 능력을 조합한다.

여기에 붐박스를 틀어 자신과 스쿼드원을 회복시킨다. 그는 "음악을 끄려면 나를 죽여야 하는데 내 손은 칼날이고 나는 상대 위치를 안다"며 대응 수단이 많은 불확실성을 즐긴다고 했다. 냉장고에 들어가 문틈으로 내다보는 '크리퍼'와 상대가 근처에 오면 컨트롤러가 미세하게 진동하는 '킬러 바이브스'를 묶은 매복형 빌드도 예로 들었다.


DED: Dog Eat Dog

세계관은 1996년 카스카디아다. 팩트시트는 인터넷 혁명과 다크넷, 리얼리티 TV, 검열되지 않은 폭력, 공포와 미스터리를 1990년대 미국 문화의 변곡점으로 제시한다. 발표 자료에서 펍지 스튜디오는 이 시대를 "'90년대의 쇠락, 첫 리얼리티 쇼, VHS, 인터넷 혁명, 그라인드하우스 영화, 검열되지 않은 폭력"으로 정의하고 미학의 축을 아름다움, 미스터리, 공포로 잡았다.

톤을 규정하는 자체 용어도 만들었다. 1990년대 그런지 문화의 다듬어지지 않은 미감에 그라인드하우스 영화의 과장된 폭력과 스타일, 서사적 불경함을 결합한 '그런지하우스(GRUNGEHOUS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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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드 디렉터는 시대 선택의 이유를 변화의 시기라는 점에서 찾았다. 그는 "서부극이나 사무라이 이야기를 떠올려 보면 역사의 그런 순간에는 늘 옛것과 새것의 충돌이 있다"며 "그 시기 젊은이는 유선전화를 쓰며 밖에서 아무도 연락할 수 없게 사라질 수 있었지만, 동시에 모뎀과 다이얼업, 최초의 스트리밍 콘텐츠를 함께 겪었다"고 말했다. 다만 향수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냥 향수는 값싸고 쉽다. 내가 하려는 것은 그 문화적 접점들을 이용해 현대 세계를 풍자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목이 그 풍자를 담고 있다. 커드 디렉터는 "데드넷은 개가 개를 잡아먹는다(Dog Eat Dog)는 뜻이고, 주위를 둘러보면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발표 자료 역시 이 게임의 목표를 개들이 서로 잡아먹는 지하 세계에서 '킬러들의 왕' 자리를 좇는 것으로 규정한다.

로그라이트 성장을 세계관 안에서 설명하는 방식도 같은 결이다. 발표 자료는 이 게임의 성장을 "힘을 얻기 위해 몸을 흥정한다"고 표현한다. 살과 안전을 힘과 맞바꾸며, 런 도중에는 어떤 업그레이드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이 게임이 내세우는 로그라이트 핵심 규칙이다.

리얼리티 쇼라는 소재에 커드 디렉터는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만 명의로 쓴 '런닝 맨'을 먼저 언급했다. 그가 밝힌 차별점은 프레이밍이다. 상금이 걸린 대회라는 표면적 이유는 단순하지만, 등장인물이 모두 그 상금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캐릭터마다 맵과 얽힌 사연이 있고 서로 라이벌 관계나 동맹을 맺고 있으며 각자 찾는 것이 있다. 캐릭터를 자신에게 의미 있는 지역으로 데려가면 음성 대사가 발동해 이야기가 조금씩 확장된다.

시대적 착안점은 당시 리얼리티 TV의 등장이다. 커드 디렉터는 "'리얼 월드'나 '서바이버' 같은 대형 쇼를 또 만드는 대신, 아주 작지만 부유한 시청자층에게 기묘한 소규모 쇼를 방송하면 어떨까 하는 발상"이라며 "단일 문화 대신 백만 명의 스트리머와 백만 개의 커뮤니티가 있는 오늘날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이 프레이밍은 게임플레이로도 연결된다. 다크웹 게임쇼의 시청자가 게임에 개입한다. 커드 디렉터는 이들을 '베네팩터(benefactor)'라 부른다며 "트레일러 도입부에 노란 전화기가 울리고 누군가 필사적으로 받으려 하는 장면이 있다. 집에서 보는 시청자들이 게임에 영향을 주고 판을 바꾸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어끼리의 관계뿐 아니라 시청자와의 관계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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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감을 완성하는 축은 음악이다. 커드 디렉터는 실제 그 시대를 정의한 음악을 라이선스했다고 밝히며 비기(노토리어스 B.I.G.)와 우탱클랜, 픽시스, 나인 인치 네일스를 거명했다. 랩 스테이션과 얼터너티브·그런지 스테이션을 구성했고, 쇼핑몰과 싸구려 술집, 스트립 클럽, 차량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상대가 든 붐박스에서 나오기도 한다.

라이선싱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 첫 음악 라이선싱 경험이었다"며 팀 내부에서 시대를 가장 잘 환기하는 아티스트와 곡의 희망 목록을 먼저 만들고, 여러 달에 걸쳐 권리자들에게 연락한 끝에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와 장르를 더 넓히는 것에 대해서는 팀이 원하는 후보가 많고 이용자 의견도 반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전략은 이 게임이 '배틀그라운드'와 갈라지는 또 하나의 지점이다. 데드넷은 콘솔로 먼저 간다. 커드 디렉터는 PC 계획이 확실히 있으며 다음 클로즈 베타를 콘솔로 먼저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모두 PC 유저"라며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유료 재화가 성장 속도나 능력 획득에 개입하는지 묻자 그는 "그런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오늘날 세상의 현실이라 미안하다"고 답한 뒤 "페이 투 윈은 원하지 않는다. 능력과 게임플레이에 과금 장벽을 두는 것은 커뮤니티에도 타이틀에도 독"이라고 말했다. 유료 상품은 코스메틱을 예상하며 게임플레이는 모두 플레이로 획득하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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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라는 IP에 커드 디렉터는 "이런 대형 게임들이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며 영원히 같은 것을 하는 데 익숙하다고 생각한다"며 "펍지는 우리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다른 이야기와 경험을 줄 수 있는지 묻는다"고 답했다. '배틀그라운드' 안의 한 모드나 룰셋으로 넣을 수 있지 않냐는 반문에 대해서는 카메라 시점과 총기 조작, 이동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두 게임을 잇는 끈으로는 IP의 본질을 꼽았다. 그는 "펍지 IP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큰 두 가지는 필사적인 생존과 적자생존"이라며 "사람들이 이 게임에 계속 돌아오는 이유는 압도적인 열세를 뒤집고 마지막 생존자가 됐을 때의 감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데드넷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매치를 넘어 능력이 이어지더라도, 가장 적응력 있고 영리한 사람이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한계 상황을 넘어선다는 핵심 DNA는 같다는 설명이다.

10년 된 공식을 스스로 뒤집는 시도가 성립할지는 결국 이용자 규모에 달렸다. 60인 매치를 유지하려면 많은 이용자가 필요하고, 첫 매치와 열두 번째 매치가 한 판에서 만나는 비대칭을 이용자가 불공정이 아닌 재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커드 디렉터도 이 문제를 인정했다. 그는 밸런싱이 큰 과제라며 "그래서 플레이 테스트를 하고, 신규 이용자를 상대로 계속 두들겨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스컴 공개 이후에 베타 테스트가 예정되어 있다. 커드 디렉터는 "우리는 눈앞의 다음 문 하나만 보는 데 꽤 능숙해졌다"며 "첫 번째 큰 문이 게임스컴 발표이고, 다음 큰 관문은 제대로 된 베타를 열어 더 넓은 이용자층과 함께 게임을 다듬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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