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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적안과 별-(13)

Carllion
댓글: 3 개
조회: 273
추천: 1
2006-11-21 18:42:38
칼의 집. 칼이 돌아오면 식사를 하기로 했기에 에스텔은 서재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 엘리스에게 허락을 받으며 들었던 말을 기억했다.

‘일단 서재를 둘러보는 것은 내가 허락했지만 칼이 알면 난리 정도로 안 끝날 것이니 조심하세요. 칼의 사생활이 묻어나는 곳이니까요.’

에스텔은 무슨 말인가 하면서 서재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었다. 서재에는 칼의 일기부터 고서적, 항해일지 그리고 현재 한창 출판되는 책 등 여러 종류의 서적들이 있었다.

“선장의 일기인가? 하긴 자기 일기장 보여주고 싶어 하는 사람 누가 있겠어? 그런데 이건 뭐지?”

다른 책과 다름이 없었으나 뭔가 특이해보였다. 책 표지에 이상한 새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다리가 3개였다.

“다리가 3개? 이런 새도 있었나? 까마귀야, 비둘기야? 아니면 참새인가?”

책을 펼치려는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에스텔은 깜짝 놀라 황급히 문 쪽을 바라보았다. 칼이었다.

“여기서 뭐하냐?”

“아니 좀 궁금해서. 어머님께는 허락 받았다 뭐.”

“알고 있어. 아무 말 안할 테니 걱정 마. 그 책은 왜 들고 있냐?”

“이거? 표지가 신기해서.”

“신기한 표지라고? 다리가 3개 달린 새 그림?”

에스텔은 고개를 끄덕였다. 칼은 에스텔이 들고 있는 그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책장에 다시 꽂았다.

“왜 꽂아?”

“네가 봐도 이해 못해. 저거 영어로 쓰여있는게 아니거든.”

“그럼?”

“한자라 불리는 중국 문자랑 그 외의 다른 문자로 되어있지. 저건 에리카도 못 알아 봐. 나와 어머니만 읽을 수 있어.”

“그래?”

칼은 책장의 책을 대충 정리하고 에스텔을 일으켰다.

“아침 안 먹었다며. 내려가자. 오늘 정오에 출항할거야.”

“그렇게 빨리?”

“병법에 병귀신속(兵貴神速)이라는 말이 있지.”

“무슨 뜻이야? 병법이라니?”

“‘용병(用兵)은 한 순간도 머뭇거리지 말고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지.”

“장사랑 용병이랑 뭐가 같은데?”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에선 같지. 자, 가자.”

에스텔과 칼은 서재를 나섰다. 둘의 모습에서 한 가지 다른 점은 칼이 그녀의 팔을 잡고 질질 끌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웬일이래? 내 팔 잡고 끌고 가야 정상인데.”

“잔소리 말고 빨리 와.”

식당. 좌석배치가 좀 묘하다. 칼과 에스텔 사이에 에리카가 앉아있었다. 칼과 에스텔이 10년 정도 나이를 더 먹었다면 에리카가 둘 사이의 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분위기였다. 식사 후의 티타임. 에스텔이 칼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서재에 책 많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산 거랑 어학관련 서적이 많아. 상인이라 외국어 몇 개정도는 알아둬야 하니까. 시간나면 읽고 외국어 좀 익혀라. 할 줄 아는거 뭐 있냐?”

“흥, 이래도 네덜란드어랑 프랑스어는 할 줄 안다 뭐.”

의외의 대답에 칼은 놀라워했으나 말투는 비아냥거리는 투였다. 마치 ‘네까짓 게 그런 것도 할 줄 알았냐?’라는 식이었다.

“오, 그래? 그럼 나중에 포르투갈어랑 에스파냐어도 익혀라. 이탈리아어는 배우라는 소리 는 안 할 테니.”

“내가 알아서 할거야. 참견 마셔.”

“또 싸우는 거니? 그만하렴.”

엘리스가 둘의 말싸움을 제지했다. 에스텔은 불만어린 표정으로 엘리스에게 말했다.

“어머님. 쟤 원래 저래요? 항상 말투가 비아냥거리는 것 같잖아요.”

“뭐? 쟤? 이게 못하는 말이 없네. 이젠 맞먹자는 거냐?”

“그만하렴.”

칼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한 소리 하려고 하자 그걸 눈치챈 엘리스가 다시 칼을 제지했다.

“칼, 아무리 네가 상관이라지만 에스텔은 네 누나와 같은 나이잖니. 그런 말투로 대하지 않도록 하렴. 그리고 에스텔. 아무리 칼의 성격이 그래도 집안에서의 그런 행동은 삼가줬으면 좋겠네요.”

“네.”

둘이 동시에 대답했다. 에리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가운데 앉아 그 불편한 분위기를 양쪽에서 느껴야 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 표정을 본 칼이 에리카에게 물었다.

“표정이 왜 그래?”

“오빠, 왜 언니만 보면 비꼬지 못해서 안달이야?”

“이번에 내가 그랬니? 쟤가 먼저 시작했지.”

“칫, 둘이 매일 얼굴만 보면 싸우니까 내 표정이 이렇지. 카렌 언니랑 싸우는 패턴이랑 똑같잖아.”

“그래…그럴지도.”

칼의 표정이 우울해졌다. 순간 에리카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누나의 죽음으로 인한 오빠의 트라우마를 제대로 건드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에리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건 엘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오, 오빠.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괜찮아. 화 안 났으니까.”

“오빠…”

“괜찮다니까. 자,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 에스텔, 너도 준비해. 정오에 출항이지만 점검사항이 많으니까.”

“알았어.”

칼과 에스텔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식당 밖으로 나갔다. 그 길로 칼은 후원으로 향했다. 햇볕이 잘 들어서 그런지 더욱 후원은 아름다워 보였다. 에스텔이 따라와 칼의 옆에 붙어 물었다.

“왜 그렇게 우울해?”

“아무것도 아니야.”

“누나 때문에 그래?”

“…….”

칼은 말없이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후원 한편의 연못으로 걸었다. 연못의 옆에는 잉글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의 건물이 있었다. 칼은 그곳에 올라 연못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내가 어렸을 적에 누나와 함께 자주 놀았던 곳이지.”

“응…”

“이미 지난 일인데. 왜 잊지 못하는 건지.”

“내가 누나해줄까?”

에스텔이 밝게 웃으며 말했지만 칼은 여전히 심각했다. 그리고 한숨을 푹 내쉬고 그녀에게 말했다.

“남의 상처 갖고 장난치지 마. 자세한 이야기는 바다에서 해줄 테니 잠자코 있어.”

“알았어.”

“검이나 기타 필요한 물품은 챙겨 두라고. 여벌옷도 준비해라. 어머니한테 누나 옷 조금 달라고 해. 네가 조금 입는다고 해서 누나한테 죄 짓는 건 아니니까.”

에스텔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칼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집안으로 향했다. 칼은 여전히 그 곳에서 연못의 물고기들이 노니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레벨올리기 정말 힘들군요...
전직도 해야하는데...
글에 손도 안대고 미리 써놨던 50페이지로 울궈먹고 있다니...
가능한한 하루에 하나씩 올라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Lv11 Carl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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