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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CAPTAIN - 오를란디 가家- (15)

퀘드류
조회: 801
추천: 1
2010-07-01 21:40:30

보아륀을 출발한 배는 열흘 째 되는 날 세나콘 왕국의 영해로 들어갔다. 도중에 비용 공국이나 키젤령 비용에 정박할 수도 있었지만, 그곳들은 상행허가증은 물론, 확실한 신분이 있어야 화물을 대량으로 사고 팔 수 있었기 때문에 바로 세나콘 왕국으로 향한 것이다. 물론 세나콘 왕국도 그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였지만, 말론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열흘 간 항해를 하는 도중에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해적선이나 폭풍과 같은 재난은 아니었지만, 배 안에서 발생한 문제였다.

 

그 중의 한가지는 귀족 가의 늙은 시녀가 시름시름 앓더니 죽어버린 것이다. 원래 지병이 있었는지, 해적들에게 잡혀있다는 불안감 때문인지는 더이상 알 길이 없었지만, 보아륀을 출발한지 나흘째 되는 날부터 앓기 시작하더니 채 사흘이 지나지 않아 죽어버렸다. 시녀의 시체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 전염병을 옮길 지도 모르니 바다에 던져버리자는 선원들과 굳은 표정으로 시체를 놓아주지 않는 귀족꼬마를 동정하는 포로들이 대립한 것이다. 시체를 염 한다면 모를까 이정도 가을 날씨라면 충분히 시체가 썩을 수 있기에 로자레일은 시체를 바다에 던지도록 지시했다. 물론 던지기에 앞서 선원식의 장례의식을 치뤄 주었지만,

 

그 일이 충격이었는지 귀족 꼬마는 말을 잃어 버렸다. 게다가 포로들은 그 일을 이후로 방안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포로들이 노골적으로 로자레일의 결정을 비난한 것은 아니지만,

 

로자레일은 그들이 여성이기는 했지만, 포로의 처지가 아니었다면 더 격렬하게 반응하였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포로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감지한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로자레일의 발작이었다. 메데이로스 섬에 표류한 날 발작하여 괴물로 변한 일이 또 발생한 것이다. 깊은 밤중이라 눈치 챈 사람은 없겠지만, 대낮에 그런 일이 발생 하였다면 괴물 취급을 당하며 공격을 받았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로자레일은 두 번째 발작을 계기로 한시라도 빨리 발작의 원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세나콘 왕국의 국경항구에 기항하여 보급을 하고 해안선을 따라 이틀을 더 항해하자 멀리 항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라모기 항이다!"

 

망루에 올라 사방을 주시하던 선원이 외치자, 말론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더 고향에 가까워지기 위해서인 듯, 난간에 매달려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떨어질까 위태로웠지만, 눈시울을 붉히는 그의 모습에 세나콘 왕국 출신의 선원들도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마음이 여린 한스는 아예 눈물을 흘렸다.

 

"얼마만인지..."

 

말론이 소매로 눈시울을 훔치며 말한다. 바람을 탔다지만, 거리상으로 불과 보름거리를 두고 십여 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 세나콘 왕국의 깃발이 펄럭이는 라모기 시는 왕국 내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 항구였다. 선착장에는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지만, 대부분이 카락 이하의 배들로 군함은 한 척도 없었다.

 

비어있는 선착장에 배를 정박시킨 로자레일은 일단 로자레일과 말론, 마르탱만이 하선하도록 하였다. 귀족 꼬마는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지만, 혹시 다른 2 명의 포로가 입을 놀릴지도 모를 일이었기 때문에 포로들과 그들을 감시할 수 있도록 선원들이 남은 것이다.

 

중개 상업을 중심으로 발달한 세나콘 왕국이기에 해안의 도시들은 외려 오지인 블레야 제도보다도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물론 라도기 항도 마찬가지였다.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분에 상관없이 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가능했다.

 

배에서 내린 로자레일 일행은 항구 관리에게 찾아갔다. 아무리 자유로운 분위기 일지라도 정박신고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구 관리가 말론의 출신을 확인하자 정박신고를 일사천리로 끝낼 수 있었다. 필수질문에 모두 문제없이 답한 말론이 항구관리에게 혹시 자신의 딸을 아는지를 물었다.

 

“혹시 패를린을 아십니까? 아마 마흔 넷이 되었을 텐데....”

 

“아, 혹시 게르미날 데 오를란디 씨의 부인이신 오를란디 부인이요?”

 

잠시 고민을 하던 항구관리는 깨달은 표정으로 책상을 치며 말한다.

 

“맞습니다.”

 

“그 분들이라면, 북쪽 교외의 장원에 살고 계십니다.”

 

로자레일 일행은 항구관리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항구관리소를 나왔다. 마지막 말을 할 때의 관리의 얼굴에 씁쓸함이 맴돌았기에 로자레일은 약간의 우려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말론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일행은 말론의 딸에게 가기 위해서 도시의 북문으로 향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동안 말론은 말없이 라도기 시를 둘러보며 감회에 젖어있었다. 물론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의 딸과 손자, 손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기 때문이다.

 

라도기 북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간혹 사람과 우마차가 지날 뿐, 도시의 규모에 맞게 한산했다. 라도기 시의 교외에는 추수를 거의 끝낸 밭이 펼쳐져 있었다. 밭에는 농부들이 이삭을 줍고 있었다. 로자레일 일행은 그들에게 물어 오를란디 장원으로 향했다. 삼십분 가량 걸어가자, 멀리 저택이 보였다.

 

“따님이 좋은 곳에 시집을 간 모양입니다.”

 

“오를란디 군은 성실한 포목점 주인이었지만, 물려받을 유산이 있었는지는 모르겠군.”

 

게르미날 데 오를란디에 대해 입을 연 말론은 게르미날과 패를린이 어떻게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를 말하기 시작했다.

 

말론의 말에 따르면 게르미날은 라모기 항에 있는 작은 포목점의 주인이었다고 한다. 게르미날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포목점을 물려받아, 성실히 운영한 작은 상인이었다. 수 대 위의 조상이 세나콘의 대 귀족이었다는 말도 있었지만, 20여 년 전의 게르미날은 평범했다. 자렐린 왕국으로 거점을 옮기기 전까지는 라모기 항을 거점으로 삼았기에 말론은 게르미날과도 거래를 맺었다. 그의 성실함을 높이 산 말론은 게르미날을 집으로 초대하였고, 패를린과 게르미날은 자연스럽게 맺어졌다. 그 후 게르미날과 결혼한 패를린이 집을 떠나고 부인과 사별하자, 말론은 자렐린으로 거점을 옮겼다.

말론의 말을 듣는 사이 점으로 보이던 오를란디 장원이 코앞에 다가왔다.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누구십니까?”

 

“패를린을 보러왔소.”

 

장원 경비병의 질문에 말론은 부연 설명도 없이 간단하게 대답을 한 채, 장원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멈추십시오!”

 

장원 경비병이 그런 말론을 막아섰다. 이에 로자레일이 말론을 진정시키고, 마르탱이 경비병에게 설명을 했다. 경비병은 미연 쩍은 얼굴이었지만, 일단 기별을 넣어 보겠다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 경비병이 안으로 들어가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십 중반으로 보이는 중년 부인이 헐레벌떡 뛰어 나왔다.

 

“아버지!”

 

말론은 패를린으로 보이는 그녀를 보고 발걸음을 멈춘 채 말없이 눈물을 흘리기만 했다. 말론 앞에 선 패를린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딸아...”

 

말론이 패를린을 안았다. 여전히 말론과 패를린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패를린을 따라 나온 중년의 신사와 한 소녀가 다가왔다.

 

“부인, 진정하고 안으로 모시는 것이 어떻겠소? 아버님 안으로 드시지요.”

 

게르미날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지만, 침착하게 패를린과 말론을 다독이며 안으로 들어갈 것을 권하였다.

 

“아버지, 안으로 들어가요.”

 

“그러자.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막 식사를 하려고 준비 중이었는지, 로자레일 일행이 안내된 곳은 저택의 식당이었다. 오를란디 가족이 앉고, 로자레일 일행이 앉아도 반도 못 앉을 정도로 큰 식탁에 모두 모여 앉았다. 상석에는 게르미날이 앉았다. 좌측으로 패를린과 그의 딸로 추측되는 소녀가, 우측으로는 로자레일 일행이 앉았다.

 

“아버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수소문을 해봤지만, 아버지가 귀족을 죽은 기사를 도피시켜줬다는 소문만 무성했어요. 저는 그럴 리 없다고 했지만... 흐흑...”

 

“살아 돌아오셨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패를린과 게르미날의 말에 말론은 지난 13년의 세월을 곱씹어보았다. 말론은 그의 딸 부부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이제야 시야에 들어왔는지, 패를린 옆의 귀여운 소녀에게 시선을 두었다.

 

“이름이 뭐니?”

 

소녀는 가만히 말론을 바라보다가 패를린을 바라보며 옷자락을 잡는다.

 

“할아버지란다. 엄마의 아빠야. 할아버지께 이름을 알려드려야지?”

 

“이쉴라...이쉴라 데 오를란디 에요.”

 

패를린은 소녀를 타이르며 미소를 지었다. 이쉴라는 그제야 이름을 답하였다.

 

“오, 그 아이가 둘째 딸이구나. 그런데 데무트는 어디 있지? 그 아이는 어쩌면 나를 알아볼지도 모를텐데...”

 

말론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안면이 있는 손자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말에 오를란디 부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쉴라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데무트, 그아이는.... 실종된지 2년이 넘었어요...”

 

패를린이 손수건으로 이쉴라의 얼굴을 훔치며 말했다. 패를린도 금방이라도 다시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Lv33 퀘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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