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소설/카툰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Skew Position - 01

아이콘 큐빌레이
조회: 935
2010-07-13 23:33:52

한 여자가 밤중에 성에서 유유히 나와 어떤 남자에게 무언가를 건낸다.

"이것을 북쪽 산지의 로랑 가문의 오스카 데 로랑(Oscar  de Laurent) 영주에게 보내도록 하세요. 최대한 눈에 띄지는 않도록."

"알겠습니다."

남자는 짧게 대답한 뒤 말을 타고 달려간다. 여자는 그 남자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바라보다가 성 안으로 들어간다.

-

 

한 남자가 방 안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타닥타닥 구둣소리가 나더니 똑똑 소리와 함께 말소리가 들려온다.

"베로니크 영주님."

"들어오세요."

에반 루이스 드 베로니크(Evan Louis de Veronique). 베로니크 가 영주이다. 평소 온화한 성품 덕택에 농노들을 크게 꾸짖지 않으며, 다른 영주들에게 '바보'소리와 '선인'소리를 함께 들어온 영주이다. 에반의 아버지 조르주(George de Veronique) 시절엔 북쪽 오스카(Oscar) 영지에서 '대 농노의 난'이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그 사건을 해결한 영주로도 유명하다. 오스카 가문의 농노 수탈때문에 일어난 난이었는데 그 때 일어난 난의 규모가 무지막지하게 거대해 근처 영지까지 영향이 미쳤는데 베로니크 영지에서 그 난이 막을 내린 것이었다. 조르주 영주는 사실 군사적인 방어. 즉, 물리적 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협상을 통해 해결을 해서 유명세를 탔다ㅡ그 이전에도 몇차례 농노들의 난은 있었으나 대부분 군사적 진압으로 끝을 맺어, 특별히 유명해진 수장은 없었다.ㅡ. 지금 들어온 사람은 폴 빅토르 데 모로(Paul-Victor de Moreau)라는 베로니크 가의 회계사이다. 영지의 경제와 근처 정세를 살피는 일등 공신이기도 하며, 도시의 중소 상공업 계층에 불과했으나 에반 영주와 손을 잡고 일을 한 뒤 본국 '플랑크'에서 알아줄만 한 경제적 업적을 세움으로써 준 사등훈작사의 자리까지 올라간 인물이기도 하다.

"영주님. 역시나 실패였습니다."

영주가 홍차를 한모금 마신 뒤, 잔을 옆에 있던 하녀에게 맡겼다. 그는 하녀에게 홍차 두잔을 방으로 가져올 것을 명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단 좀 앉지."

영주가 자신의 서고 옆 테이블로 폴을 데려갔다. 영주는 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아예 성과가 없는건가?"

"그렇습니다. 차라리 이럴 것이 아니라 몰래 교황에게 뒤로.."

에반이 폴을 살짝 노려보았다. 폴이 에반의 눈빛을 인식했는지 말을 멈추었다.

"저는 최후에 섰다면 모를까 권력을 가지고 비행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그것을 허락하지 않으실테지요."

"죄송합니다.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사실 뭐 지금 상황까지 오면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더 있나요. '파문'이 걸린 일인데.. 다 절 생각해서 하신 말씀이란거 다 압니다."

잠시 둘간의 정적이 흘렀다. 이번 사건에 대한 무게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두달 전 쯤의 일이었다. 난데없이 공고 한개가 날아왔다.

「교황청에서 알린다. 에반 루이스 드 베로니크(Evan Louis de Veronique)에게 사죄의무을 치뤄야 함을 알리오니 5개월 이내에 목재 대 성당을 완축시켜놓을 것을 명한다. 설립할 장소는 그대의 영지의 북쪽 '크리세크리찬(chrisecritian)'이며 성당은  '옥타 시스티나(Octa Sistina)'로써 사용될 것임을 알린다. 교황청의 기대를 져버릴 경우 사죄의 의무를 거부한것으로 간주하여 그대를 파문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으며 부실함을 보였을 시엔 신의 이름으로 심판 받을 것임을 알린다.」

 

이것은 왕조차 지키기 힘든 공고였다. 이 공고를 해석하다면 이러하였다.

 

「베로니크. 영주로써 교황청에 성의를 보일 날이 왔다. 그대는 5개월 이내에 교황 선거를 하는 여덟번째 성당, 옥타 시스티나를 만들어라. 만약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거나 우리의 명을 거부할 경우엔 그대를 파문시킬 수도 있으니 알아서 판단하도록.」

 

옥타 시스티나의 설립은 왕조차 지키기 힘든 사항이다. 그 이유는 '시스티나 성당'의 용도 콘클라베를 여는 곳. 즉, 이 장소를 통해 교황을 선출한다는 뜻인데 교황을 선출하는 곳은 얼마나 호화로워야 할 것인가. 실제로 7번째 시스티나 성당인 헵타 시스티나의 축조의 경우엔 축조를 명령받은 영주 세명이 파문에 당했으며 영주에게 축조가 명령되는 일이 50년간 멈춰진 뒤에 왕명으로 축조되기도 하였다. 그정도로 위험한 것이 '시스티나 축조'. 더군다나 이 근처 지역은 석재로만 건축을 해왔다. 당연히 석재가 많아서였다. 그렇기 때문에 산림 자원은 냅두는 산림 방관 체제ㅡ다른 지역들에서 목재 전쟁이 일어난 적도 있는 터라 목재를 아끼기 위해 가장 먼저 산림을 냅두는 체제를 선택했다. 허나 틈틈히 목재 도둑도 많이 발생하였고 곳곳에서 일어난 산불 때문에 목재를 아낀 것이 소용이 없게 되기도 하였다.ㅡ에 채굴 중심의 경제를 운영해 온 베로니크 영지이다. 그런 곳에서 목재 대 성당을 명한다는 것은 교황청이 정말로 세속에 눈이 멀어 현실을 모르고 있다거나 베로니크 가를 없애려고 함이 분명하였다. 그런데 하필 다른 지역에서는 목재를 포함한 공물을 바칠 것을 명하는 바람에 목재의 가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고 베로니크 가에서는 목재를 얻어내는 일이 시급해진 것이다.

지난 한달 하고도 보름 정도 되는 기간에는 목재로 건축물을 만들 장인들을 구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북쪽 지방의 사람들이거나 동양의 문화를 배워온 사람들이 아닌 이상 이 근처 지역에서는 목재 건축에 뜻이 있는 사람이 존재치 않았다. 물론 만들라고 한다면 목재가 주어진 상태에선 어떤 장인이든 만들 수는 있었겠으나 '시스티나'의 축조가 아닌가.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세세한 건축을 담당해줄 장인들을 모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목재 수급이 힘들다는 난을 겪게 되었으니 참으로 벼랑 끝에 놓인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일을 성공시킨다면야 성당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니 베로니크 가문의 힘이 강해지겠지만 실패한다면 그 날로 파문이다. 파문. 이런 상황에서 교황에게 로비를 하자고 한 폴의 말은 절대 나쁜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영주님."

정적이 깨졌다. 하녀가 홍차를 내온 것이었다. 영주는 상황의 심각함을 지우려 표정을 밝게 바꾸고는 차를 받아들어 자신의 앞에 놓고 다른 한잔은 폴의 앞에 두었다. 영주는 하녀에게 나가보라고 말했고 하녀는 조용히 인사를 하고는 방에서 나갔다.

"영주님."

이번엔 폴의 부름이었다.

"왜 그러십니까?"

"저희가 생각하지 못한 점을 알려줄만한 천재. 이 근방의 영주 중 가장 지혜롭다고 영주님께서 극찬을 하시던 영주가 있잖습니까."

"그분을 말씀하시는건가요?"

"플랑크 왕국의 둘 뿐인 여영주 중 한분. 줄리 드 블랑샤르(Julie de Blanchard)님 말입니다. 그 분이시라면 저희에게 물질적 도움은 못주신다 하더라도 조언정도는 해주실겁니다. 이번에 '셀루아스 영지'건 얘기를 꺼내면 물질적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한번 고려해봐야겠습니다."

"예."

영주가 찻잔을 들어 홍차의 향을 느꼈다. 폴도 찻잔을 들어 홍차를 한모금 마시며 긴장을 풀었다.

'복불복만이라.. 성공하면 일확천금이요, 실패하면 낭패도 그런 낭패가 있을 수 없겠지. 나중에 산수갑산을 갈지라도 일은 어차피 일어날테니.. 폴을 믿고 최선을 다해봐야겠지. 하아.. 최악도 이런 최악이 있으랴.'

그들의 차 한모금 삼킴이 그들의 대화까지 집어 삼키게끔 하는듯 했다.

 

 

 

--------------------------------------------------------------------------------
*skew position - 꼬인 위치.

*콘클라베 - 콘클라베링크 참조

*크리스트교에 관한 - 실제 축제 등은 '인용'만 하고 규칙 등은 모두 변경. 원래 시스티나 성당에 대한 정보는 네이버 백과를 참고할것.

*역사와는 무관함.


 

Lv71 큐빌레이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