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정어리
보통 낚시는 날벌레나 지렁이, 혹은 생선등으로 미끼를 쓰곤 했다.
오전에 혹시나 해서 두어마리 잡은 작은 메뚜기는 주머니에 들어있다가 미끼가 되었다.
제논이 키를 잡은 바사는 순풍을 타고 느긋하게, 햇빛이 만드는 편린을 부수며 나아갔다.
할일 없는 선원들과 에이미, 나는 각자 낚시대를 들고 물고기를 기다린다.
"이얏! 잡았어요!"
은빛 비늘을 가진 손바닥 만한 정어리가 세마리나 올라왔다.
정어리는 보통 어느바다에나 살고, 또 떼로 다니기때문에 잡기가 쉬운 물고기였다.
에이미는 잡은 즉시 내장을 빼내고 칼로 살을 저며서 바닷물에 담궜다 빼냈다.
소금대신 바닷물에 담가서 보관 용이하게 하려함이다.
인근의 해류는 좋은 어장을 만들었고, 강 하구나 해협은 맛이 좋은 고기가 나기로 유명했다.
선원은 뒤이어 같은 정어리나 고등어등을 하나 둘씩 낚았고,
나도 꽤나 큰 혀가자미를 잡을 수 있었다.
줄을 길게하고 추를 무거운것을 썼더니 과연 그것이 효과가 있었던것 같다.
나는 이 생선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었다.
싱싱한것을 바로 약간의 향신료와 와인으로 찌거나, 여의치 않으면 바닷바람에 꾸둑꾸둑하게 말려서
생선요리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
도버까지의 바닷길은 멀지않았고, 어려울것도 없은 항해에 마음까지 느긋해졌다.
돛이 만드는 그늘에 앉아 한가로이 에이미가 줄에 꿰어 돛줄에 걸은 어육이나 보고있었다.
아직 은빛비늘을 달고있는 어육은 바닷바람에 빙글빙글돌며 춤을 추었다.
점심으로는 부지런한 에이미가 화로에 밀가루를 버터에 볶아 스프를 끓였다.
양파와 함께 잡은 정어리 살을 저며넣고 푹 끓인 스프는, 약간의 소금간만 해도 꽤나 훌륭한 맛이었다.
모두 모여 한그릇씩 받았다.
바다 생활을 오래한 제논이나 다른 선원들도 생선은 질리도록 먹어보았겠지만,
다들 아무소리하지않고 먹는걸 보니 꽤나 마음에 드는맛인듯 싶다.
"이대로 가면 도버까지 대충 두시간 이면 될까요."
"아무래도 그럴것 같습니다."
항해사인 제논은 느긋하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