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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람과 별무리-6 내 이야기

헬리오스흰콩
댓글: 3 개
조회: 1443
추천: 8
2011-08-17 18:02:43

6. 내 이야기

 

튀긴 생선은 이런저런 생선들을 절여서 튀긴것이었다.

 

대충 보아도 기름이 많아서 고소한 정어리나

 

흰살이 담백한 청어등이 토막채로 튀겨져서, 바삭한 껍질을 뜯으면

 

김이 무럭무럭 올라왔다.

 

이제 시간은 저녁시간을 넘어 땅거미가 내리고 있었고 빗방울이 맺혀 커지는 유리창밖에는

 

하나둘씩 거리에서 불이 켜졌다.

 

 

바다를 알지못하고 땅에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은 행복한가.

 

내가 항해학교를 다니며 내 앞길이 바다에 있다는것을 알았을때의 기분 처럼

 

왠지 씁쓸해지는듯 했다.

 

...

 

 

"까짓것, 주라지요."

 

"그래도 이제껏 지내신 저택아닙니까."

 

"물 새고 다 낡은거, 저택이라고 부르지않았잖아요. 그냥 줘요.

난 이제 더 이상 시달리기도 싫고... 이젠 지쳤어요."

 

이상하게도, 오랫동안 생각해왔던걸 입 밖으로 꺼냈을때의 기분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저택이 숙부에게 넘어가서 바사나 겨우 한대 살 돈이 되고,

 

저택이 허물어져 그 위에 흙이 덮혀도...

 

 

...

 

"무슨 생각해요?"

 

"글쎄. 뭐랄까... 그냥 옛날 생각.'

 

아아. 그냥 약속한 열시까지 이러고 있을란다.

 

조금 나태한것도 가끔은 괜찮다 싶다.

 

처음이잖아.

 

나는 탁자위에 늘어져서 생선가시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

 

"여기 커피 되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에이미는 커피를 시킨다.

 

 

 

...

 

 

 

 

인심 좋은 교역소의 사람이, 먹어보라고 말린 살구를 한줌 주었기로

 

모두가 그것을 맛보는 중이다.

 

배는 도버를 출항해서 한시간 가량 나아갔다.

 

배는 자는 동안에도 나아갈테니 내일이면 다시 런던에 도착하겠지.

 

"선장, 자금이 바닥났어요."

 

그러면서 그녀는 안그래도 안타까운 작은 가죽주머니를 홀랑 뒤집어 속에 남은

 

은화하나를 보였다.

 

그게 다였다.

 

인정하기 싫지만...

 

"알고 있어."

 

이렇게 된건 교역소에서 도버의 말린살구를 예닐곱상자 샀기때문이다.

 

비싼물건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수입이 되는지라 나는 남은 돈이 허락하는대로

 

모두 산 것이다.

 

"어차피 내일 런던에 도착하면 의뢰비를 받을 수 있어. 이것도 팔면 조금은 될거야."

 

"그래도 어느정도 여유자금이 있으면 좋겠는데, 이건 뭐랄까- 조금 위험한것 같아요."

 

"나도 알아. 그렇지만 이게 최선이야."

 

하릴없이 선창에 앉아 어두운 입구너머로 하늘을 보았다.

 

말린살구는 말리는 과정에서 수분이 날아가며 쫄깃쫄깃한 맛이났다.

 

신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만한 무척 신 음식이지만,

 

그래도 그 이면에는 단맛이 숨어있었다.

 

"이것도 시지만 씹다보면 달잖아."

 

"..."

 

"우리일도 그렇지 뭐."

Lv31 헬리오스흰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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