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85년 6월 23일 북위 43,서경 20 해상. 조타실
항해 11일째. 카리브를 향할때 이 시점에게 항로는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아조레스 제도에 한 번 상륙을 하는가,
아니면 북쪽으로 제도를 우회하여 카리브까지 직행하는가.
지도상의 직선항로로는 아조레스 제도의 남쪽을 지나게 되나 그것은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비람이야 역풍이더라도 적절하게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극복할 수 있지만
그 와중에 조류까지 거술러 올라가는 것은 난해한 일이다.
아무튼 선택을 할 시점.. 그래서 조타실로 왔다.
"선장님, 역시 북쪽으로 우회해서 한 번에 산티아고까지 가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아조레스엔 해적의 근거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버나드. 평소라면 당연히 그렇지. 그런데 이번은 좀 달라. 지나치게 '무거운' 화물이거든."
8인치구경 포탄과 화약. 애물단지다. 포탄의 무게때문에 식량을 빠듯하게 실을 수 밖에 없었다.
마음같아선 아조레스에서 식수라도 한 번 보급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엔 화약이 걸린다.
평소라면 해적이 덤비건 말건 상관하지 않으나 자칫 어떤 정신나간 녀석이 화염탄이라도 쏘면!
대서양에서 자동으로 장례식까지 치르게 된다. 화장되어 바다에 뿌려지는 방식으로.
"휴우.. 아무튼 자네도 알겠지만 난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니까.. '알아서' 가 주게."
"지금 말씀은 '알아서' 가라는 뜻으로는 안들립니다만?"
"'알아서' 해석해주게나."
"예, 그럼 평소의 항로대로 가겠습니다. 그렇다면 식량문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요."
씨익.
"'나' 빼고 다 하루 두끼. 배고픈 선원은 취침시간을 아껴서 각자 낚시를 하도록."
...
"선장님!"
"응?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막판에 일주일씩 굶을 수는 없으니까 말일세."
"저도 빼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밤에 몰래 먹겠습니다."
"자네.. 지금 그런 말을 하는데 너무 진지한 표정이군.."
"굶으려고 망명한 거 아닙니다."
"나도 굶으려고 선장하는 거 아닐세. 밤에 우리 둘이 같이 몰래 먹자구. 대놓고 세끼 먹는건.. 너무 무모하지."
"티엘한테 들키면 분명히 저희 엉덩이에 총알 구멍을 내주려고 할 겁니다."
"주간에 경계임무 죽어라 세워. 밤에 무조건 지쳐서 잠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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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조레스 제도는 카리브로 가다보면 대서양 한복판에 있는 조그만 섬 세개를 말합니다.
이번 회는 게임속의 "운용"이라는 스킬에서 모티브를 따오게 되었습니다.
선원은 굶겨가면서.. 나는 닭마늘통구이를 먹고 있다가 말이죠..(게임속에서의 제 모습이 악덕선장이죠.)
하긴 게임상의 저는 소설의 그라반제독보다 더 악독합니다.
운용도 안쓰고 그냥 굶기면서 "토끼똥"만 주면서 가거든요. 맹약의 술도 한잔 안줍니다.
반란이 나면 통솔로 마스트에 매달아 버리고.. 반역자는 바다에 던져버리면서 항해하는..
비정한(?) 선장입니다.
스토리라인을 대충 토막내 본 결과.. 최종화는 약 100회 정도가 될 듯합니다.
하루에 한편을 써도 100일.. 리플로 저에게 힘을 주시길 바랍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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