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잠에서 깼다
주변의 모든 모습은 아직 그가 꿈에 한켠에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난해했다
귓가에 들리는 것은 무언가인지 모를 표효소리와 정체가 분명한 비명소리,어릴적 추억이 담겨있을지도모르는 물건들이
부셔진채 나뒹구는소리,남자의 가슴을 후벼파는 여자의 울음소리들..
눈에 보이는 것들은 그가 귓가에서 들은 것들에 대한 명백한 증명이었고,그의 코를 후벼오는 핏내음과 그을은냄새들은
그의 모든 반대에 대해 논리적으로 명백한 반론들 이었다
'살아야한다'
그의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뇌우처럼 번뜩였다,그는 그것이 논리적인 생각이라고 믿었다,사실 논리적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부끄러울 정도로 당연한 생각이었지만,그는 그렇게 믿었다,사실 믿을수밖에 없었다
그는 옷가지도 제대로 챙겨입지 않은채 거리로 뛰어나왔다
명백한 살육이었다
그 어떤 논리도 이리 명쾌하진않을것이다,사실 사람이 죽는것 보다 이해하기 쉬운 것들 또한 없을것이다
거리에는 수많은 놀들이 그의 이웃,친구,같은 마을에 살지만 얼굴만 몆번 마주친이 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한없이 증명하고
있었으며,그에 반하는 병사들 또한 놀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논증하기에 바빴다
살아야 했지만 현기증이 났다 그는 다시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 잠에드는것에 대해 달콤한유혹을 느꼈다
그떄 그의 뒤에게 파괴가 일어났다
사실 그런것을 파괴라는 이름 말고 다른것으로 부를수도 없을것이다 그것은 명백한 파괴였다
자신이 살던집이 단한번의 공격으로 나무조각이 되어 세상에 흩날리는 것에 무슨 다른 이름이 있겠는가
파괴의 중앙에는 빨간털을 지닌 거대한 놀이 서있었다
언젠가 마을어른들이 그들에게 두려움을 제공한 전설적인 존재가 그의 눈앞에 있었다
놀치프틴..
그의 몸에는 커다란 상처가 나있었다.그런 상처를 가지고 있다면 초라해보여야 하겠지만
그 앞에서 그런 언사를 뱉어낼수 있겠는가?
그의 앞에있는 것은 파괴하다의 명사적인 형태를 지닌 것이었다 그가 악몽속에서도 보지못한 태고적인 파괴였다
'도망쳐야한다'
그의 머리가 발에게 물었다 '너는 내가 도망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발이 답했다
'웃기는소리하고있구먼 친구,자네가 진정 도망칠 생각이었으면 내개 물을 까닭이없잖은가?'
그의 머리가 동조했다
발은 거친 땅바닥에 뿌리내린 나무였다,거대한 고목처럼 움직이라는 것이 형용될수없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갑자기 놀 치프틴이 고개를 돌렸다
그후 그의 귀에 들려온것은 지금까지 들어온 모든 소음을 저편으로 날려버리는 증오의 모습이었다
소리가 모습처럼 그의 눈에 들어왔다,그리고 치프틴의 시선을 따라간곳엔 그의 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순간 자신이 순식간에 어려졌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버지는 분명 그곳에있었으나
낡은갑옷과 두쌍창이 왜그곳에 있는지 이해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의 손에서 빚이 피어올랐다
형광의 빛,순백은 아닐지언정 순백의 아름다움에 결코 도달치 못하는 아름다움은 아니었다
그때,그는 저앞의 있는 파괴가 지닌 상처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되었다
눈에서는 모든 현실과 상반되지만 진작에 흘러내렸어야하는 눈물이 두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순간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날렵히도 치프틴에게 돌진했다
치프틴의 망치가 그 존재가 가질수없는 속도로 회전했다
그는 원망했다 그순간 깜빡인 자신의 눈을,지극히도 원망했다
눈이 뜨였을때는 모든것이 끝난것처럼 보였다 그의 아버지의 입가에선 핏물이 터져나왔고
치프틴의 무릎은 땅에 곤두박질쳤고 그의 망치는 육중한 쇠내음과 함께 땅으로 굴러갔다
그는 갑자기 자신의 발이 달리게된 이유를 알수없었다
사실 그 이유를 물으려할때 그는 이미 아버지를 부둥킨채 서있었다
그것은 에르그를 캐고 철광석을 캐는 광부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것은 잠시 아버지라는 칭호를 빌려쓴
젊은 리시타였다
아버지의 얼굴에서 터져나온 핏물을 뺀다면,아버지의 모습은 인자해보였다 자신의 추억속에 분명히 보았을법한 얼굴이건만
그는 아버지의 얼굴에서 다시금 동경을 느꼈다
"아들아 듣거라"
아버지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조언이라고 하기엔 비루한 말이겠지,세상에 떠도는 지극한 언사니까,하지만 그럼에도 네게 말해주고싶구나"
아버지의 눈은 희귀한광물보다 빚났으며 그어떤것보다 호사로웠다
"너의 무기를 사랑해라,오늘 너의 손에 들린 무기를 내일은 더욱더 사랑해라,네가 강화에 바칠 수많은 강화석은
사라진 무기에 대한 그리움 만 못하다"
아버지의 손에 빚이 가셨다,작은 짐승은 아버지의 손을 잡은채 무언가 말을 하려했으나
말을 꺼낼수 없었다 그의 입가에선 수많은 말들이 튀어나오려 애를쓴까닭에 틀어막혀버렸다.
"하지만 더이상 그 무기를 쥘수없게된 리시타는 그것이 무의미한줄 알면서도 장롱에 가둬둔 무기를 보며
자신의 옛모습을 찾을수밖에 없단다 아들아"
마을은 불길속에 있었지만 밤하늘 보다 어둡고 공허했다
아들의 눈가는 메마른 황야의 슬픔이담겨 있었다
아버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다시금 벌려 질것같은 그입은 더이상 열리지 못했다
한사코 열려질것같았음에도
마을은 불탔다
작은짐승의 울부짖음은 화려한 작열속에서 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