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과이는 자신의 목이 후끈허니 달아올랐음을 느꼈다.
그가 쏟아낸 수많은 말들로 인해 그의 목은 겨울철 아궁이마냥 뜨근했다.
리과이는 술을 마시는것이 가장 좋은 타계책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대화를 위해서도,그리고 그의 후끈한 목의 안위를 위해서도.
그런 생각이 스치자, 그는 집중을 하다가 그 집중을 놓치었을때 흔히겪는,
주위의 사물이 갑자기 눈에 비치게 되는 경험을 느낄수 있었다.
리과이는 자신의 목이 뜨겁기만 한것이 아니라 갈증마저 동반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리과이는 쓰라림을 느끼며 급하게 사환을 불러댔다.
그리고 이내 다가온 안색이 샛파람을 보게된 리과이는 그 어린놈의 흉중을 심히 짐작할수있었다.
만약 리과이가 갈증,발열,대화 라는 세명의 악독한 개구쟁이들에게 유린당하지만 않았더라면,
리과이는 그 소년의 백부라도 된냥 인생의 좋은 조언 몆개는 선물 해줄수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리과이는 자신이 빠진 난처한 상황때문에 그리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주문과 동시에 품속의 금편을 사환에게 던져주었다.
사환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이내 활짝웃고서는 고개를 꾸벅이고 총총이 걸어갔다.
'유쾌하구나'
리과이는 생각했다.
"유쾌하구려"
리과이는 생각했다.
"예?"
릭스는 대답했다.
"이 시대는 더이상 나의 것이 아니오."
리과이는 생각했다.
"어르신,왜 그런말을 하시고 그러십니까?"
릭스는 대답했다.
"세월은 솜씨좋은 조각공이오,그는 타인과 나를 구분치 아니하고 조각했소.
나를 타인과 구별치도 차별치도 아니한 유일한 존재이오."
리과이는 생각했다
"그러나 예술가의 심중은 타인이 예상키 참으로 어려운 존재이니..
나는 세월이 저 소년을 어찌 조각할지 모르겠구료."
리과이는 생각했다.
릭스는 생각했다.
바람이 나부꼈다
"미안하오 젊은이,내 망상에 사로잡혀 이상한 소리를 지껄인거 같구료."
리과이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어르신"
릭스는 생각했다
그때 사환이 큰 접시에 쪄낸 머릿고기와 탁주 한동이를 내어왔다.
사환은 성실히 상을차리곤 연신 꾸벅이며 총총이 걸어갔다.
릭스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유를 찾기위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왔다.
세월이 그를 조각했다.
깎여나가는 돌조각은 휑덩그렁했다.
릭스의 마음이 휑하니 아무것도 뵈지가 않았다.
바람이 불어왔다.
"그래서 그가 뭐라했는지 아시오?"
"뭐라하였습니까?"
"아니..그게..재능인디요?"
"화하하화핫"
선술집의 가장자리 탁상에서 여느 탁상과 다름없는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들은 웃음을 지었지만 불안을 느꼈다.
그들은 자신들의 대화가 다른이들처럼 그저 새벽녁까지 한바탕 웃고
술에 거하게 취한채 끝나는 통상적인 대화가 될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이내 우스갯소리도,웃음도 탁상에서는 더이상 뵈지않았다.
그리고 그둘은 그런것에 대해 불평도 하지않았다.
사실 그둘은 어째서 그 우스갯소리가 시작된지도 알수가없었다.
그 웃음과 이야기들은 마치 한낮의 백일몽마냥 아련하고 강렬했다.
"그래서.."
리과이가 말을 꺼냈다.
"젊은이는 이제 대답할 준비가 되었소?"
릭스는 술잔을 비웠다.
"그전에 부탁이 있습니다,어르신"
"무엇이요?"
"제 이유를 찾기위해서라도 어르신이 생각한 것을 말해줄수 있겠습니까?
"무엇에 대한 생각말이오?"
릭스는 자신이 조금 취한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어르신이 지금껏 들어온 질문의 답에 대해 말입니다."
잠시 침묵이 돌았다.
그리나 리과이는 이내 대화를 다시금 이어갔다.
"나는 여지껏 수많은 대답을 들었소."
리과이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그리고 나는 알수있었소,그 모든 대답이 조금씩 부족하다는 것을"
"무엇이 말입니까?"
릭스는 대답을 듣고싶었지만,말을 끊고 싶지는 않았다.그래서 그는 황급히 질문했다
"글쎄..모든것이 그러했소,어떤것은 논리적인 논증이,어떤것은 명확성이,어떤것은 사유가.."
리과이가 술을 비웠다
"만약 이 세상을 원이라하고,모든조각이 작은 부채꼴의 모양을 한다고 생각해보시오"
릭스는 그것을 머릿속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 모든조각이 끝은 뭉툭하오,결국 원의 중앙에는 큰점이 하나 남게되오"
리과이의 목소리가 커졌다
"나는 생각했소,그리고 답을 얻었소"
리과이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나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진리라 생각하오,우리모두가 지닌 상대성을 간파하고
모든이에게 통용되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진리말이오"
리과이는 주먹을 세차게 쥐었다.
그러나 그 기세는 이내 곧 사그라 들었다.
"그러나 인생이란 한해에서 낙엽이 썩어고이기 시작한 나이건만,
나는 아직도 그 진리가 무엇인지 알 겨룰이 없소."
릭스는 술잔을 비웠다.
릭스는 생각했다
릭스는 이유를 떠올렸다
그러자 그것은 그에게 다가왔다
릭스는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타인에게도 통용되는 절대적인 이유 였다.
"극.."
릭스의 입가가 움직였다
"원의 선위에 있는 모든 점들에게 같은 거리에 존재하고,그들의 모태이건만
그 점들은 절대로 만날수 없는 존재.."
"지금 뭐라 하시었소?"
리과이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원의 모든점들은 서로 만날수 없습니다,그것은 모두다 개별적으로 존재하지요.
하지만 그것이 하도 빽빽하여 그저 이어진 것 처럼 보이지요."
'이유'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 극,즉 원의 중점은 절대적인 진리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극의 용도는 원을 완성케 하는것이 아닙니다."
'릭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렇다면..내가 찾는그것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 이란말이오?"
리과이는 다급했다,그는 술잔을 비우려했다
그러나 그의 술잔은 비어있었다
"원을 접어보시지요"
"무슨 말이오?"
"하나의 원을 반으로 접을때의 기준점은 바로 원의 중점입니다.
그리고 원을 접을때 모든 점들은 상반된 점들과 포개어집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타인과 함께 존재할수 있게 됩니다."
그들의 술잔은 비어있었다.
"그극..그극이 무어요?"
리과이는 다급했다,그는 술잔을 비우려했다
그러나 그의 술잔은 비어있었다.
"그극의 이름은..."
바람이 불었다
그들의 술잔은 비어있었다
ps)다음편이 막편입니다
즐겁게 보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