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삼성 블루와 C9의 8강전이 펼쳐집니다.
이 경기는 제 생각에는 다전제에서 해외팀이 한국팀을 잡을 수 있는 대이변이 일어날 법한
거의 유일한 경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전력상 삼성블루가 당연히 위처럼 보이긴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드러난 두 팀의 경기력이나 삼성 블루의 스타일 그리고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봤을때 저는 5.5대 4.5 정도로만 삼성이 이길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삼성에게는 쉽지않은 승부가 될 거라고 보는 거죠. 이정도면 너무 박한 평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라인전 운영 한타 모든 측면을 봤을 때 상당히 높은 확률로 이변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라인전
예전부터 한국팀의 강점으로는 라인전 단계에서의 압도적인 피지컬이 꼽혔지만 이번 롤드컵에서는 그러한 믿음이 옳지 못하다는것 보여주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실드는 얼라이언스에게 라인전 부터 터져서 퍼펙트 패배를 내주었고 천하무적의 라인전 최강인 삼성화이트도 TSM에게 인베싸움 부터 게임이 터져서 압도적으로 한 세트를 내줬고 2세트를 제외하고는 라인전 보다는 운영에서 밀려서 지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삼블도 마찬가지 프나틱에게 라인전 부터 터져서 한세트 내줬고요. 이정도면 라인전 단계의 피지컬 격차는 여전히 한국이 우세이긴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것 만큼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삼블의 라인전은 무지막지하게 강력한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은근히 약하다는 표현을 해도 될 정도지요. 따라서 해외팀 중에서 가장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는 C9정도면 라인전에서 삼성블루를 이길 가능성이 꽤 높다고 봅니다. 각 라이너들을 생각해 봐도 다데가 라인전을 극강으로 잘하는 것도 아니고 천주도 버티기를 잘하지 찍어누르지는 못하고 데프트도 라인전 최강이냐 라고 한다면 물음표가 붙습니다. C9쪽에서 2퍼센트 정도 부족한것처럼 보이는건 Hai 선수 정도인데 그렇다고 이 선수가 팀의 구멍이 되지는 않고요. (만약 미드가 비역슨이었으면 전 5대 5 줬을거임) 전용준이 말한대로 이 선수가 조금만 각성해주면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르는 겁니다.
2. 운영
한국팀의 최대 강점은 운영인데 이 분야에서도 해외팀 정확히 말하면 북미팀이 엄청나게 많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리고 북미 팀들은 한국팀들이 하지않는 백도어 운영을 선보이면서 한국팀들을 당황하게도 했고요. C9의 운영력은 실드 경기를 봐서 알겠지만 굉장합니다. 실드가 던진것도 있고 실드가 운영을 못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삼성 블루의 운영력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실드보다 훨씬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정도 운영 능력이면 삼성블루를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삼성블루의 고질적인 문제는 슈퍼플레이 만큼이나 하드스로잉도 많다는 점입니다. C9은 그걸 충분히 받아먹고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팀이고요. 삼성 블루 멤버 5명 전부 하드스로잉의 여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만큼 삼블은 실수 안하도록 정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3. 삼성블루의 팀컬러
삼성블루처럼 한타로 먹고사는 팀들의 특징은 역전승 그리고 이변 -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이 많다는 겁니다. 그리고 슈퍼플레이에 의존하다보니 하드스로잉도 많다는 것이고요. 한타형 팀들에게 이변의 여지가 많은 이유는 한타가 운영 보다 변수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운영은 시야장악을 기반으로 확실히 보는 상황에서 하는 것이지만 한타는 순간적인 스킬 하나하나가 다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한타는 한번 하면 골드가 수 천 골드씩 굴러가고요. 그러다 보니 한타는 실력 차이가 나더라도 그걸 뒤집을 만한 변수들이 더 많은 것이지요.
더군다나 라인전과 운영 단계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뒤쳐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 아무리 한타의 삼성블루라지만 한타가 망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습니다. 더 안좋은 상황은 C9이 아예 싸우지 않고 스노우볼 굴리기 or 백도어만 하다가 게임 끝내버릴 경우인데 이러면 진짜 삼블 멘탈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C9은 그런 운영을 충분히 할 수 있고요.
4. 한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블루가 약간이나마 우세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삼블의 괴랄한 한타력입니다. 삼성 화이트를 상대로도 라인전 운영 다 밀리는데 한타력으로 박살내 버렸으니까요. 내일 경기도 라인전 발려놓고 용싸움 한번으로 역전하는 그림 매우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한타력에 있어서 만큼은 삼성블루가 넘사벽급입니다. 국내에서도 kta를 빼면 한타로 삼블을 따라갈 팀이 없으니 해외팀에게는 오죽. 고로 삼블이 믿어야 할건 한타한타한타 밖에 없죠. 한타만 잘 한다면 3대 0으로 끝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5. 팀 분위기 / 멘탈
분위기는 양 팀 다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C9은 실드를 운영으로 이겼고 순위결정전도 게임은 졌지만 제대로 흔들고 정신승리 한 상황. TSM은 무조건 이겨야지! 보다는 최선을 다하자 느낌이었는데 이 팀은 무조건 잡는다라는 각오로 나올 것 같습니다. 삼블은 무적이 아니라는게 드러났고 삼화마저도 TSM이 한 세트를 따냈으니까요.
멘탈적인 측면에서도 걱정되는게 데프트랑 스피릿 멘탈이 좀 약합니다. 만약에 C9에게 1세트를 지기라도 해서 애들 멘탈이 터진다면 지금까지 4명 멱살잡고 캐리하던 데프트가 역캐리를 할 수 있습니다. 삼블 자체가 데프트 의존도가 너무 크다 보니 데프트가 멘탈 나가면 거기선 끝입니다. 데프트 본인이 말한대로 내일 데프트의 멘탈이 승천하느냐 여부도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북미 과대평가하는거 아니냐 소리가 나올 수 있을것도 같은데 북미 두팀의 실력은 이미 우리가 예상하는 것을 뛰어넘습니다. TSM만 봐도 오늘 경기한거만 보면 슼 k랑 붙어도 할만하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슼은 1달전에 삼화한테 흠집도 못내고 3대 떡 당했다는걸 생각하시길) 즉 국내팀 해외팀 격차는 시즌 3와 비교해서 오히려 약간은 좁혀졌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고 다전제에서 해외팀에게 지는 것도 이제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