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하면 어때, 랭크만 높으면 되지
언제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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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하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에 영향받아
"대리하면 어때, 랭크만 높으면 되지"가 되었다.
그렇다면, "랭크높든말든 대리헬퍼하면 비판"가
"경제든 뭐든 부패하면 비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0. 비판
사실 나는 여러분들을 비판하려 했었다. 어쩌면 체념했을지도 모른다. 현실속에서 보아왔던 광경을 고스란히 익명의 가상세계인 인벤에서 비슷한 모습을 목격했을 때, 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허망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별 수 없구나.
아직 헬퍼논란이 적었을 무렵의 이야기다. 아니 적다기보단, 그 당시에 보는게 드물정도. 3년전이었을까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당시 대리유저는 랭크가 높고 실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받았을 때가 있었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력이 높다는 이유로 '실력은 인정해야되지 않겠느냐' 라던가 '너는 저정도 할 수 있느냐' 라는식의 옹호발언을 깨지 못하고 조용히 침묵하던 시절이었다.
슬픈이야기다.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냐, 라고 할 수 있지만 현실과 결부시켜 생각해보면 결코 웃을 수 없는 씁슬한 상황이었다. 한번 비교해보겠다.
대리를 하더라도 랭크가 높고 실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면죄부가 되어 날뛰던 그 시절과, 부패가 확실하던 사람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이유(그것도 불분명)로 모든 것이 면죄부가 되었던 그 시절.
어쩐지 동일하지 않은가? 요는 높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면죄부가 되어 존중받았다는 것이다.
존중의 척도가 상하관계에 있기 때문에, 높다는 이유만으로 존중하던 시절.
나는... (만감이 교차한다.)
1. 변화
하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얼마전 하나의 사건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 프로선수가 대리유저와 다인큐를 돌린 것을 발견한 한 유저의 제보로 인해 인벤 내 화제가 되었고, 그 후 놀랍게도 대리유저와 다인큐를 돌린 것만으로 인기있는 선수들을 비판하는 사례가 생긴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언제까지나 랭크나 실력만 높으면 대리를 하던말던 존중할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도 감탄을 하여 칭찬하고자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으나, 구성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나중에 써야지 하고 넘였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서야 칭찬한다.
여러분들은 현실에 만연한 계급차별주의, 존중의 척도가 상하관계에 있기 때문에 높다는 이유만으로 귀하게, 존중하던 그 현실에서 벗어나 높든 말든간에 대리하면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는 인식을 세우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인 그것을 탈피했다는 점은 인터넷의 등장이후 가장 큰 쾌거이며, 나이, 성별, 등을 떠나 동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익명커뮤니티인 인벤이 만들어낸 인식의 혁명이다.
2. 존중
존중의 척도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존중에 대해 잠시 알아보고 가겠다.
사람은 선인가 악인가.
성선설, 성악설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이야기다. 사람의 본성은 이러하다. 사람의 본성은 저러하다. 중국의 사상가 맹자와 순자의 가르침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 적은 것이 지금까지 내려와 사람들의 지침이 되고 있다.
그 지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사람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고, 하나의 사건이 터지면 그것에 맞춰 사람은 역시 이러하다, 라는 평을 내리곤한다. 이봐 역시 사람은 선한거야. 아냐 역시 사람은 악한거야.
나는 그것을 지침으로 삼을 수가 없었다. 내가 보기엔 사람의 본성은 선도 악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나는 이쪽에 더 마음에 들었다.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는 것이다. 동물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악해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이고,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합해야만 보다 안전하게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선해질 수 도 있는 것이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뭐든지 될 수 있다. 선인도 악인도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뭐 때문에 선인이 되고 악인이 되는 것일까?
나는 존중이라 생각한다.
귀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동물의 본능이나 선악을 불문하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이슬람의 명예살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미친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 행위. 가장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아래 친족여성을 살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 아무튼 그 행동을 하고 자랑하는 것 자체가, 그 행위가 그들에게 가치있는, 존중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교의 수행. 일반인들이 보기에 놀라운 금욕행위. 그 목적은 다양하나 기본적으로 그 행동이 가치있다고,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인내하며 수행하는 것이다. 그 행동에 존중을 표하는 이가 하나 없다면 그 누가 어려운 수행을 하겠는가, 여기서 '누구' 란 본인 또한 포함이다. 스스로 가치있다고 믿기 때문에 타인이 존중하지 않더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자폭테러. 자신의 생을 불살라 행동하는 것이야 말로 스스로의 행동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 행동을 통해 자존을 채우는 자들이 이루어내는 악행이다. 물론 악행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하철 사람 구하기. 일면 면식도 없는 이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 진정 그것이 존중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면 선이나 악이나 무관하게 행동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만약 그 행동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나타나는 현상은 바로 중국이다. 타인을 도움으로서 오히려 손해를 입게 된 사건이 나타나자 많은 중국인들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을 표하게 되었다. 도와봐야 존중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들이 있고,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이만 줄일까한다.
아무튼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로서 존중, 귀하다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건전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행동에 칭찬하고 존중하는 행동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단순히 잘했으면 칭찬하고, 못했으면 비판하고. 그러한 행동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 행동을 할 수 있게끔 사회시스템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3. 우리사회의 굴레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오는 거요. 살아 있는 인간은 빼앗기면 화를 내고 맞으면 맞서서 싸웁니다.
- 모 만화 대사
이 대사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명대사로 꼽았다. 일견 보이게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것은 존중받는 방법에 대해 한가지로만 규정지은 것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존중은 두려움만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런식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존중받으려 할 때 조차 두려움으로 존중받으려 하지 않았는가. 교사들은! 어른들은! 두려움으로! 존중받으려 하지 않았는가!! 갑질이고 자시고! 전부 다! 이런식으로 생각하니까! 겁줘서 존중받으려고 하지 않았나!!!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는 이런 존중의 척도가 상하관계에 있기 때문에 존중받기 위해서! 어떻게든 다른사람보다 높아지려 애쓰고 다른사람을 깔보고 깔아뭉개는 행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
그러니까 결국 이 대사도 우리사회의 굴레인 존중의 척도가 상하관계에 있다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한마디로 두렵게 만들어 상대를 낮게해 자신들을 높이자는 말밖에 안된다.
무척이나 슬프게도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작품조차 우리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4. 존중의 척도
그렇다면 어떻게 존중을 받아야 하는가? 바로 역할수행여부에 따라 존중을 받아야 한다. 편의점 점원이라도 제 역할을 수행한다면 결코 가볍게 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진상들!) 존중해야할 것이다!!
이 나라를 이끄는 높은 사람이라도! 제역할을 못하거나 안하면(비리)! 비판받아 마땅하며! 존중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비리! 나라의 돈을 때먹는 자들은 결코 가볍게 용서해서는 안될 것이다.
고작 그걸로 세상이 바뀐다고? 그렇다! 그걸로 세상이 바뀐다. 존중의 가치는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사람의 행동을 결정 짓은 중요한 것이다. 그 존중을 올바른데 주는 것으로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
명예살인을 보라! 중국의 모습을 보라! 존중하냐 안하냐로 나라의 문화가 바뀐다! 세상이 바뀐다! 우리나라의 게임을 보라! 존중받지 못하니까 악이나 질병으로 취급받지 않는가!!!
5. 영향
우리나라 사회는 계급주의가 아니라 계급차별주의다. 계급 자체는 문제가 없다. 리그오브레전드만 봐도 랭크로 계급을 나누지 않는가. 평등하게 한다고 해서 모든 유저들을 똑같이 매칭시킨다면 아마 욕을 무진장 먹게 될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계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존중하려는 태도였다. 계급만 높으면, 랭크만 높으면 대리를 하든 욕을 하든 존중하려고 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계급이 높든 말든간에 존중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나,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선수 감독 또한 동감하여 반성했을 시점에서 이미 변화를 이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앞으로 우리사회를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과거, 현실에 영향을 받아 랭크가 높은 대리유저를 존중했던 것처럼, 가상세계에 영향을 받아 경제를 살리든, 학력이 높든, 돈이 많든 간에 제 역할을 못하는 사람은 결코 존중하지 않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접근한다면 그 결과 투표로 이어져 이어져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은 뽑지 않게 되고, 선거가 높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제역할을 다하는 사람을 뽑는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투표율 자체도 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랭크가. 높든말든 대리나 헬퍼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세상은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그 인식. 계급이 높든낮은 역할에 따라 존중한다는 그 인식이 바로잡혀있는한, 낮다하여 무시하거나 높다하여 추종하는 비이상적인 상황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당장 바뀌진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 인식이 바로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바로 안바뀐다고해서 굴레속에 갇혀 허우적대느니, 우리들부터라도 랭크가 높든말든 대리하면 비판하고, 높고 낮음이 아닌 역할에 따라 존중한다면 세상은 분명 바뀔 것이다.
이것은 농담이나, 허풍이 아니다.
세상은 우리가 바꿀 수 있다. 우리도 세상의 일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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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이거즈
축하드립니다! !! !!!
2. KT
드라마틱! 올해의 승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3. SKT
나는 여러분들을 기대하고 있어요. 부담이 아닌 자부심이 되길.
4. 삼성 vs 아프리카
오늘도 웃으며 즐기는 경기를 볼 수 있기를.
5. 승강전
한편으로는 즐겁고 한편으론 착찹하네요. 위기는 기회, 그리고 또 초심을 찾아, 힘내세요.
6. 인벤
저번글에서 언론은 공급자, 포털은 유통사, 유저는 수요자로 비유한 적이 있는데, 인벤은 커뮤니티도 겸하고 있으니까 산지직송 언론이네요. 어쩌면 앞으로 기성언론이 취해야할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싶어요. 현실에서도 유통사 안거치고 거래하는게 좋거든요....엥..? 하하하 ... 유통사입장에선 재미없을지 모르겠지만....... 여긴 인벤이니까요. 인벤입장에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7. 사격 진종오
올림픽메달리스트이며 유명한 운동선수인 그가 이렇게 게임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니 몹시 기쁘네요.
8. 리그오브레전드
데마시아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노력한 라이엇코리아 직원 여러분들을 칭찬합니다.
실제 효과는 도입되고 나서 알 수 있겠지만, 잘한건 칭찬하고 나중에 잘안되서 못할때 비판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