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도 새로운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이 시작됐다. 매년 시즌이 열리기 전에 많은 변화가 있다. 이번에 가장 핵심적인 변화 중 하나는 정글이었다. 라이엇은 정글 캠프 재생성 시간과 경험치에 변동을 일으켰다. 재생성 시간이 빨라지는 대신, 한 캠프에서 획득할 수 있는 경험치는 줄였다.
이 패치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 건지는 패치 노트를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다. 정글 사냥에 중점을 둔 플레이의 보상을 증가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정글 메타는 라이엇의 의도와 똑같이 흘러가고 있을까. 대답은 '아니올시다'.

■ 말라 죽는 정글러들
정글러가 정글 사냥에 집중한다는 건 사실상 게임을 망치겠다는 바와 다름없다. 이유는 딱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 정글 사냥만 했을 때 얻는 보상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정글 몬스터를 잡아도솔로 라이너들보다 레벨이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 라이너를 무방비로 방치한 것에 대비해 보상이 작다.
일반적으로 정글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갱킹, 역갱킹, 라인 케어, 오브젝트 획득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정글만 돌고 있을 수 있나. 라이너들이 다 죽어 나가고, 오브젝트는 상대에게 돌아가는데 말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정글만 돌았을 때 얻는 보상이 매우 크다면 또 모를까.
패치 이후로, 예전처럼 라이너를 케어하고 오브젝트를 관리하면서 게임을 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게 될까. 정글러가 말라 죽어가는 상황이 나오게 된다.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다 보면, 결국에 클리어 할 수 있는 정글 캠프는 시간상 한정되어 있는데, 한 캠프당 경험치 획득량이 줄어들어 레벨링이 어렵다. 20분이 되기도 전에 정글러는 솔로 라이너와 3레벨 차이가 벌어지고, 나중에 4레벨 차이까지도 난다.

샌드박스 '온플릭' 김장겸은 "정글링만 했을 때 보상이 늘었다는 게 맞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정글만 돌 수 없는 현실이다. 6레벨 정도까지야 정글링에 치중할 수도 있어도, 그 이후로는 불가능하다. 일단 합류를 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레벨링이 더디다. 꾸준히 정글을 한다고 해도 라이너와 레벨 차이가 분명 크게 난다"고 말했다.
모데카이저가 자주 출전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라고 한다. '온플릭'은 "정글러가 워낙 약하니까, 모데카이저를 선택해서 상대 정글이 와도 그냥 2:1를 하겠다는 전략이다"라고 답했다.
담원 '캐니언' 김건부도 "레벨링이 무척이나 어려워졌다. 조금 잘못하면 라이너가 6레벨인데도, 정글러는 4레벨일 때가 있다. 심지어 중반 이후에 무난히 흘러가면 바텀 캐리와 3레벨 차이가 날 때가 있고, 서포터 보다도 레벨이 낮을 때가 있더라. 대회나 솔로 랭크 모두 그렇다"며 의견을 더했다.
■ 갱킹을 해라?
정글링이 큰 실효성이 없다면 그냥 라인 개입에만 힘을 쓰면 될 일이 아닌가. 맞다. 정글러들의 초반 영향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정글러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이유 때문에 이는 당연하다. 중후반을 조금 버리더라도 초반 영향력만 유지된다면 크게 잘못이 없는 거 아닐까.
문제는 너무 초반에만 영향력이 몰려있다는 점이고, 이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챔피언이 굉장히 제한된다는 거다. 2019 케스파컵에 가장 높은 밴픽률을 기록한 정글 챔피언은 리 신, 엘리스, 렉사이, 올라프였다. 모두 초반에 힘을 둔 갱킹형 정글러였다. 그나마 후반에도 힘을 쓸 수 있는 챔피언은 키아나 정도였다. 갱킹도 좋고, 괴물 같은 궁극기 효율을 가진 아주 특별한 챔피언.
'온플릭' 또한 이에 동의했다. "한타와 갱킹 위주로 기울어져 있다. 정글링 위주로 운영을 한 경우에 보상이 그만큼 크지 않다. 정글끼리 아이템 차이가 정말 가시적으로 난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다. 차라리 초반 라이너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현재로서는 좋다고 판단된다. 그런 점에서 엘리스나 렉사이가 강요되고 있다"고 의견을 건넸다.
그런데, 갱킹에 전념했을 때 얻는 리스크는 또 커졌다. 이 또한 라이엇이 명확하게 패치 노트를 통해 의도를 드러낸 부분이다. 정글 한 캠프당 경험치 획득량이 줄어들고, 따라잡기 경험치(상대보다 레벨이 낮을 때 몬스터를 처치해서 얻는 추가 경험치)까지 없어져, 갱킹이나 역갱킹에 실패하게 되면 피해가 막심하다. 상대 정글과 2레벨 차이가 나는 건 이제 별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캐니언'은 "요새는 오히려 완전한 각이 아니면 갱킹을 잘 가지 않는 현상이 나오기도 한다. 한 번만 잘못해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져서 그렇다. 갱킹으로 킬 경험치를 못 먹거나 죽는다면 손해가 너무나도 크다"고 이야기했다. '온플릭' 또한 "차이가 가속화되는 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 어쩌면 불평등
정글 사냥을 통한 보상은 현상 유지 수준, 갱킹 리스크는 높아지면서, 한 번의 잘못으로 큰 곤욕을 치른다. 초반 교전 하나에 아무런 쓸모없는 수준으로 전락하는 정글러들이 늘어가고 있다. 어떤 이는 게임을 잘하지 못해서, 불리한 쪽이 불리한 처사를 당하는 게 왜 나쁜 거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실력을 통한 승패의 유무, 스노우 볼링은 게임의 기본적인 틀이다. 그러나 한 번의 갱킹으로 게임이 너무 크게 휘둘린다면, 자칫 '운'에 의존하는 현상이 커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번의 갱킹으로 상대와 2레벨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봐라. 이 같은 현상은 대회인 케스파컵에서도 자주 나왔던 일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스피릿' 이다윤은 "갱킹 성공 여부에 따라 성장이 나뉘는 등 팀원과의 호흡이 많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어쩌면 정글러와 라이너간 불평등 문제도 있다. 라이너들은 보통 솔로 킬 한 번 당했다고 경험치 획득이 어려운 수준까지 내몰리진 않는다. 어차피 미니언은 밀려오고, CS가 조금 먹기 힘들더라도 먼발치에서 경험치는 얻어갈 수 있다. 레벨만 맞출 수 있다면 역전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정글러들은 갱킹 실패로 단숨에 2레벨이 뒤처지기도 한다. 라이너들과는 그 이상 차이. 이렇게 되면 정글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어진다. 갱킹을 가도 오히려 제물이 될 확률이 높고, 상대 정글러는 자기 집 드나들 듯이 우리 라인과 정글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슈퍼 플레이 아니고서는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 결정적인 문제는
정글 사냥의 보상이 상승했다고 보기 어렵고, 갱킹 실패에 관한 리스크는 커졌다. 정글러들은 선택이 아닌 강요에 의해 육식으로 초반에만 힘을 쓰고, 중반부터는 시야 장악, 오브젝트 관리만 한다. 이른바 후반에는 '강타 셔틀'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가두어져 있다는 거다. '캐니언'은 "'강타 셔틀'이 됐다는 말에 동의한다"며 웃었다. 많은 전문가는 2019년이 정글러가 득세한 해였다고 말한다. 초중후반, 모든 시간대에 그들의 영향력은 지배적이었다. 정글러 기량에 따라 팀 순위표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을 정도였다. 솔로 랭크도 정글러들의 무법지대였다. 분명히 하향이 필요했을 거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라이엇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메타가 흘러가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다소 과한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다양성이 말살되고 있다. 이게 현 정글 메타의 결정적인 문제다. 라이엇도 지난 12월 10일 게시한 '게임플레이에 대한 단상'에서 지적한 사항들을 주시해서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기사내용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502&aid=0000000359참조한글 :
http://www.inven.co.kr/board/lol/3371/474036?name=subject&keyword=%ED%94%84%EB%A1%9C%EB%93%A4%EC%9D%B4%20%EB%A7%90%ED%95%98%EB%8A%94&sterm=9525906 본내용은 그당시의 기사 그대로를 옮겨적음, 참조한 글로가서 그당시 분위기를 봐보세요 ㅋ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안봐도 비디오죠?
진성 뼈글러가 오히려 이상황을 좋아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