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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메이플[스토리] 7

Pyapat
조회: 596
2024-12-23 22:40:09
아리와 슈가는 함께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가기 위해 사우스페리로 이동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곳에 있었지만, 며칠은 지난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항구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배가 오기 전까지 잠시 쉬기로 했다.
그들은 근처 벤치에 앉아 다음 여정에 대해 담소를 나누었다.

“그런데 아리, 너는 무슨 직업으로 할 거야? 역시 도적이 되고 싶은 건가?”
슈가는 아리가 들고 있던 단검을 가리켰다.

“도적이라… 글쎄, 아직 잘 모르겠네.”
아리는 손에 쥔 단검을 만지작거리며 시선을 떨어뜨렸다.

뿌우—

곧 항구에 배가 도착하는 소리가 났다.
아리와 슈가는 승무원에게 표를 건네주고 배 안으로 들어섰다.
배 안에는 이제 막 메이플 아일랜드를 떠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려는 초보 모험가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저마다 앞으로의 직업이나 모험에 관해 이야기하며 선실을 시끌벅적하게 채우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선실을 뒤로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러 갑판 위로 올라갔다.
바다 내음이 감도는 바람이 기분 좋게 스쳐 지나갔다.

그때, 그녀들에게 낯선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연보라색 포니테일 머리를 한 소녀는 대뜸 이렇게 물었다.

“안녕! 혹시 너희들, 파티는 있어? 아직 파티가 없다면 우리랑 같이 하지 않을래?”

그 소녀는 옆에 있던 남자아이의 손목을 잡아 끌며 데려왔다.

“됐다고 했잖아! 파티는 알아서 구한다고!”
연두색 머리에 군밤 모자를 쓴 남자아이가 투덜댔지만, 소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끄러워! 그렇게 말해놓고 아직 아무한테도 말 못 걸었잖아! 어디서 잘난 척이야!”

갑작스런 두 사람의 등장에 아리와 슈가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녀들이 잠시 망설이자, 연보라색 머리 소녀가 다시 물었다.

“어때어때? 같이 파티하자!”

슈가는 잠시 아리의 반응을 살피다 이내 먼저 나섰다.

“응, 좋아! 난 슈가라고 해. 클레릭 지망생이고, 이쪽은 아리야!”

슈가는 자신과 아리를 간단히 소개해 주었다.

“나는 올리비아! 궁수 지망생이고, 이쪽은 론도야. 도적 지망생이지.”
올리비아가 옆의 남자아이를 가리켰고, 그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윽… 잘 부탁해.”
투덜거리던 론도도 결국 인사를 했다.

“잘 부탁해!”
슈가는 론도와 올리비아의 손을 반갑게 잡았다.

“흠… 그런데 파티는 보통 여섯 명인데... 우리는 아직 넷이니까 아직 두 명이 모자라...”
올리비아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전부 딜러 포지션이라 앞에서 버텨줄 탱커들이 필요한데…”
그녀는 주위를 둘러봤고, 슈가도 곁에서 함께 새 파티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슈가, 저기 저 둘은 어때?”
올리비아가 눈짓으로 가리킨 곳에는 붉은색 두건을 쓴 황금빛 머리 소년과, 짧은 흑발의 인상을 강하게 주는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좋아! 내가 한 번 가볼게!”
올리비아는 곧장 그들에게 다가갔고, 슈가도 뒤따랐다.

‘행동력이 끝내주네.’
아리는 뒤에서 그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있잖아, 혹시 아직 파티 없으면 우리랑 하는 거 어때?”
올리비아는 배 난간에 기대 있던 두 소년에게 물었다.

“어… 딱히 파티는 없긴 한데…”
붉은 두건 소년이 대답하려는 순간, 올리비아가 말을 가로챘다.

“여기 슈가는 클레릭 지망생이라구! 솔깃하지 않아?”

조금은 부담스러운(?) 제안이었지만, 두 소년도 내심 솔깃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파티에 사제가 있다는 건 큰 이점이니까.

“후후, 망설이다가는 다른 사람한테 기회를 뺏길걸?”
올리비아가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두 소년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는 테스, 해적 지망생이야. 잘 부탁해.”
붉은 두건 소년이 먼저 인사했고,

“난 아론, 전사 지망생이야.”
흑발 소년도 뒤이어 소개했다.

“반가워! 나는 올리비아고, 이쪽은 슈가. 저기 있는 여자아이가 아리, 그리고 연두색 머리가 론도야.”
올리비아가 함께 있던 이들을 손짓해 가리키며 소개했다.

이렇게 모이게 된 여섯 명은 간단히 서로에 대해 소개하고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야말로 초보 모험가들의 즉석 파티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배가 리스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여섯 명은 각자 전직을 위해 흩어지기로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세 정이 들었는지, 올리비아는 슈가의 손을 꼭 잡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

“슈가... 나 꼭 강해져서 돌아올 테니까, 다른 파티 가면 안 돼?”

“으, 응... 걱정 마!”

슈가에게 달라붙은 올리비아를 론도가 떼어냈다.

“야! 이러다 늦는다고! 빨리 출발해야 하는 거 아냐?”

론도의 말에 정신을 차린 올리비아가 부랴부랴 배낭을 챙기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그럼 먼저 갈게! 다들 나중에 봐!”

올리비아는 파티원들에게 활기찬 손짓으로 인사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진짜 정신없는 애구만.”

멀어져 가는 올리비아를 보며 론도가 혀를 찼다.

“나도 페리온까지 가야 하니까 먼저 출발할게.”

가장 먼 곳까지 이동해야 하는 아론 또한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떠났다.

“그럼 아리, 또 봐!”
“또 보자, 얘들아.”

슈가가 환하게 인사했고, 슈가와 비슷한 방향으로 갈 테스도 가볍게 인사를 남긴 채 출발했다.
결국 남은 건 아리와 론도, 둘뿐이었다.

“그... 우리도 이제 출발할까?”

아리의 눈치를 살피던 론도가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아리는 대답이 없었다.

“야... 너 도적 지망생 아니야? 안 갈 거냐?”

론도의 재촉에 아리는 한숨을 쉬고 나서야 힘없이 대답했다.
그렇게 둘은 커닝시티로 향했고, 도적 전직관을 만나기 위해 한 건물에 들어섰다.

건물 안에는 이미 여러 도적 지망생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앞으로 검은 두건을 걸친 도적 전직관 다크로드가 걸어 나왔다.
아리와 론도가 입장하자, 다크로드는 눈길을 그들에게 돌리며 입을 열었다.

“반갑구나. 나는 커닝시티의 도적 전직관, 다크로드라고 한다.
여기까지 온 걸 보니, 너희도 도적이 되고 싶은 모험가들이겠지?”

“네! 도적이 되고 싶습니다!”

활기차게 답한 건 론도였다. 다크로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리를 바라보았다.

“흠, 알겠다. 그럼 너는...”

다크로드는 아리를 빤히 쳐다보았고 아리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다.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세요?”

아리가 불쾌하다는 듯 말하자, 다크로드가 헛기침을 했다.

“크흠, 미안하구나. 기분 나빴다면 사과하지. 그럼 너도 도적이 되고 싶어 여기 온 것이냐?”

아리는 대답 대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럼 두 사람 모두 도적의 길을 걷도록 허락하마.
이건 초보 도적들에게 주는 아대와 단검이다. 처음에는 이걸로 전투 감각을 익히고, 사냥에 대해 배워보거라.”

다크로드는 아리와 론도에게 각각 아대와 단검을 건네주었다.

“우선 마을 주민들에게 간단한 의뢰를 받거나, 주변 몬스터를 잡으면서 경험을 쌓도록 하거라.
너희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판단되면, 내가 따로 임무를 주겠다.”

무기를 받자마자 아리는 고개를 돌려 곧장 건물 밖으로 나갔다.
당황한 론도도 다크로드에게 짧게 인사한 뒤 아리를 뒤따랐다.
다크로드는 말없이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건물 밖, 론도가 아리를 불러세웠다.

“야! 너 아까부터 왜 그러는데? 도적이 되고 싶어서 온 거 아니야? 불만 있으면 말을 하라고!”

화를 내는 론도에게 아리는 차갑게 대답했다.

“신경 꺼.”

“뭐... 뭐라고? 야! 거기서 봐! 야!”

아리는 론도의 부름을 무시한 채 커닝시티 밖으로 걸어 나갔다.

마을 근처 공사장 옥상.
아리는 홀로 앉아 있었다. 메르시의 길을 잇기로 결심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자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좋을지 막막하기만 했다. 결국 이유 모를 짜증과 답답함이 몰려왔고, 머릿속을 정리하고자 이곳에 숨어든 상태였다.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찡그리던 아리의 귀에, 아래쪽에서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근원지를 내려다보니 론도가 옥토퍼스를 상대로 분투하고 있었다.

“크윽! 문어 주제에 까불지 마!”

론도가 들고 있던 단검으로 옥토퍼스 한 마리의 촉수를 베어냈지만, 이내 남은 촉수들에게 손목을 잡혀 단검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젠장, 그러면 이거나 먹어라! 럭키 세븐!”

론도는 제압당하지 않은 반대 손으로 표창을 꺼내들어 자신을 붙잡은 촉수를 잘라내고, 떨어뜨린 단검을 되찾아 반격했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옥토퍼스들도 몰려들어, 곧 다시 위험에 처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아리는 한숨을 쉬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론도의 앞에 착지했다.

“우왓! 깜짝이야! 너... 너! 어디서 내려온 거야?!”

놀란 론도의 말을 무시하듯, 아리는 옥토퍼스 한 마리를 순식간에 제압해 쓰러뜨렸다.

“어... 어떻게...?”

당황해하는 론도를 돌아본 아리는 냉정한 어조로 물었다.

“뭐해?”

“어, 응?”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론도를 보며 아리는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 맞고 끝낼 거야? 빨리 자세 잡아.”

“어, 어... 응!”

론도가 다시 단검을 쥐고 자세를 잡았지만, 그 모습을 본 아리는 손날로 론도의 머리를 살짝 내리쳤다.

“으악! 이게 무슨 짓이야!”

“거리도 충분한데 굳이 근접전을 하려고? 저렇게 숫자가 많은데? 너 바보야?”

“크윽! 그런 건 말로 해도 충분하잖아!”

론도는 씩씩대며 표창을 꺼내 옥토퍼스들을 한 마리씩 처리하기 시작했다.
근접해 오는 옥토퍼스들은 아리가 단검으로 빠르게 베어내었다.
몇 분 뒤, 근처 옥토퍼스 대부분이 쓰러지거나 도망치면서 전투는 막을 내렸다.

“후... 큰일 날 뻔했네...”

뺨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는 론도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는 아리를 힐끔 바라봤다.
조금 자존심이 상했지만, 방금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 감사를 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아까는 고마웠어. 덕분에 살았네.”

“됐어. 파티원이니까 당연한 거야. 게다가 이건 아까 화낸 거에 대한 사과이기도 하니 신경 쓰지 마.”

아리는 자신이 한 짓을 떠올리며 쿨하게 넘겼다.

“그, 그런가... 근데 말이야, 너 엄청 강하던데 혹시 괜찮으면 내 수련 좀 도와줄 수 있어?”

론도가 조심스레 부탁하자, 아리는 그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오, 진짜? 이야, 잘 부탁할게! 아리!”

개운하게 웃는 론도를 보며, 아리는 작게 한숨을 쉬고 손을 내밀었다.

“나도 잘 부탁할게, 론도.”

그 뒤로 며칠 동안, 아리와 론도는 함께 마을의 임무를 수행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며칠 뒤, 마을 중앙의 임무 게시판 앞.
나란히 서서 새로운 의뢰를 찾던 아리와 론도는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흑백 사진 속 인물은 정확한 머리색은 구분이 안 됐지만, 인상만큼은 분명히 기억 속 그 사람이었다.

“...올리비아?”

수배 사진에 걸린 인물은 그날 파티를 이루도록 이끈, 궁수 지망생 올리비아였다.
아리와 론도는 동시에 ‘우리가 도적만 셋이었던 건가...?’ 하는 생각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Lv42 Pyap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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