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부터 시작하렵니다.
초창기의 리니지는 서버렉이 엄청났습니다. 몹들이 병신 돼, 멈쳐 서 버리는 건 다반사의 일이었죠. 그런데 또 그게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몹들이 병신이라 한대도 안 맞고 죽일 수 있었으니까요. (ㅋㅋ ) 그랬던 엔씨가 지금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서버만큼은 쌀국의 블리자드나, 듕국의 여느 게임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가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것은 초창기의 리니지나 지금의 리니지나 최대 <서버 수용인원>에 있어선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리니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또는 리니지가 그 위대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최대 <서버 수용인원>이 십만 단위는 돼야 합니다. 이를테면 지금의 리니지는 그냥 애들 장난이라고 보아도 할말이 없는 상태인 거죠.
십만 단위 이상의 유저들이 한 서버에서, 또 그만큼 맵의 크기도 넓은 공간에서 플레이 해야 중세시대를 제대로 구현해 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와우식 인던 뺑뺑이어선 아니 되겠죠. 그건 리니지가 아닌 것입니다. 디아블로 3나 와우식 (서버에 상관없이 파티 매칭해 주는 시스템)으로 하자면 지금 당장 리니지도 10만 단위 인원 수용이 가능할 터입니다.
본론으로 들어 가죠.
7년 전이던가? 8년 전이던가? 리니지인벤에 김택진 대표(이하 존칭생략)께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리니지 제 10탄까지도 만들고 싶다 말하던 인터뷰. 리니지빠였던 나는 참으로 감동했었습니다. 그의 리니지 사랑, 그의 게임에 대한 열정에 감복한 것입니다. 당장 리니지 3에선 바라지 않더라도 이후에 가선 위 잡담에서 언급했던 그런 리니지가 탄생 될 수도 있지 않겠냐라는 기대감. 그런데 리니지 제 2탄이 등장하고도 10여 년이 지났건만 리니지3는 등장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네요. 참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거기에 더해 김택진이 프로야구단을 창단한다는 소식을 듣자니 실망 차원을 넘어 서서 정말이지 분통이 터지고 말았던 겁니다. 엔씨 아니더라도 프로야구단은 다른 기업들(IT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얼마든지 창단할 수 있었습니다. I
IT로 번 돈을 IT업계의 노동자들을 위해서 또, 유저들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 프로야구단에 사용한다는 것은 배신 행위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김택진이 자기 돈을 제 멋대로 사용한다고 해서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IT업계 관련 종사자나 유저들에게 도덕적인 관점에선 비판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한편, 김택진이 최근 엔씨에서 벌어들인 돈 중, 8천억 원을 현금화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있어선 당장의 판단은 유보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한다든지, 또다시 IT업계와 상관없는 일에 사용한다면 프로야구단 창단 비판 이상으로 그를 비난하려고 합니다. 물론 제 주장이 그의 귀에 들릴 일은 없지만, 이 비판의 작은 발걸음이 종국엔 거대한 발걸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이 함께한다면 말이지요.
그런데,
일전에 저는 리니지 제 3탄이 어떤 방식의 게임일 것이라는 예측을 한 바있습니다. A대륙은 철저하게 리니지식으로 만들고, B대륙은 또 철저하게 와우식으로 만든 다음 A대륙 유저와 B대륙 유저가 만나 투쟁하는 C 대륙도 존재하는 방식일 거라고.
김택진의 8천억 소식을 듣자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8천억의 8분지 일만 사용해도 리니지3를 리니지식 버전과 와우식 버전으로 두 개를 만들어 <서비스도 따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필드맵이나 몹의 외양을 양 게임에 똑같이 적용한다면 비용이 더 적게 들 거고, 또 그리 만든다면 리니지류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와 와우류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를 동시 공략할 수 있다는 거. 거기에 더해서 다른 방식의 리니지 게임은 어떨지 궁금해 양 게임을 동시에 즐기는 유저도 적지 않을 거라는 생각. 특히나 와우류 게임만이 게임의 모든 것일 줄로만 아는 북미 유저들을 끌어들여 리니지류 게임의 위대성을 체험하도록 만들 수도 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와우는 리니지식으로 만드는 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첫째, 양대 종족 혹은 양대 진영 간의 전쟁 게임인 데다가 둘째, 인던 뺑뺑 게임이기에 리니지식으로 못 만듭니다. 반면에 리니지는 와우식으로 만드는 게 불가능 하지 않습니다. 그냥 기존 리니지의 기본 바탕에다 인던을 마구 추가해 집어 넣어 유저들을 뺑뺑이 돌리면 되니까요.
끝으로
김택진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거, 그의 8천억으로 가능하다는 거.
김택진의 리니지 사랑, 게임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았기를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