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포세이큰이 악역이고 그 덕에 오히려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고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역으로 오크는 악역보단 전범에 반성없는 것들 이란 이미지가 엄청나게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수차례 제가 글이나 댓글을 단 적이 있지만 구 호드 자체가 굴단의 유도하에 자기네 땅 흑마법으로 망가뜨린 다음 못살겠다고 이계인 아제로스를 침공해서 그 원주민들을 멸종시켜버린 다음 꿀꺽하려는 의도를 품은 집단입니다. 요게 워크래프트 1 내용이고 워크래프트 2에선 아제로스가 안되니까 다른 차원으로 도망치자고 또또 아제로스의 유물을 훔치자고 침공한 걸 얼라이언스가 반격하는게 내용이란 말이죠. 즉 아제로스가 엄청나게 호구로 보인 모양입니다.
그걸 멸종 안시키고 수용소에 가두어두고 달라란에서 이들의 광폭화한 상태를 풀기위한 연구도 진행중이었는데 이때 호드의 영웅 스랄이 등장해서 수용소를 파괴하고 오크를 해방시키죠. 그리고 주술 신앙을 퍼트려서 광폭화를 억누르고 치유를 시도합니다. 네, 뭐 여기까진 좋았죠.
그러나 붙잡은 얼라이언스 포로에게 그들의 왕에게 전하라면서 스랄이 한 말이
"야 좋은 말 할때 먹을 거랑 좋은 땅 내놔라. 안그러면 니네 예전보다 더 무시무시하게 보복당한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뭐 이런.....
신 호드는 분명 스랄이 예전 호드가 저지른 악행을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불모의 땅에 나라를 건국한 것으로 나옵니다. 다만 수도 이름은 구 호드의 대족장 오그림 둠해머의 이름이고 가운데 위치한 성채 이름은 가장 과격파였던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이름이죠. 그리고 호드의 요직에는 구 호드의 일원이었던 아이트리그와 바로크 사울팽이 위치합니다. 과연 이들이 완전히 구 호드와 완전히 연이 끊긴 건가요?
그래도 아제로스를 수호하는데 동참하여 악마의 지배하에 벗어난 건 맞았습니다. 그리고 가로쉬 대에 이르게 되지요.
분명 개창자였던 스랄의 의도는 과거를 반성하자 였지만 젊은 오크들은 그러기 싫었습니다. 쬐금만 북쪽인 잿빛 골짜기 가면 풍요롭게 먹고 사는데 왜 개고생 하냔 거지요. 이 내용은 단편 소설 가로쉬 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가로쉬는 결국 잿빛골짜기를 침공합니다. 이는 소설 늑대의 심장에서 묘사되며 하마터면 나이트 엘프의 수장인 티란데 위스퍼윈드가 전사할 뻔할 정도로 중대한 공격이었죠. 이게 시발점인 겁니다. 안그래도 간헐적으로 일어났던 잿빛골짜기의 분쟁이(전쟁노래 협곡 전장)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거지요. 설마...이 상황에서 얼라이언스가 반격도 안하고 얻어터지기만 바란건 아닐테지요?
호드가 아닌, 오크는 분명 전범 국가로서 전적이 있고 결국 본인들의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전쟁이란 카드를 뽑아들었습니다. 실상 멀고어의 푸른 초원에 위치한 타우렌은 유목생활로 별로 부족할 거 없는 삶이었는지라 순전히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전쟁은 오크의 빈곤 때문에 일어난 겁니다. 게다가 하필이면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평화를 중재하던 두 축인 스랄과 제이나가 휘말려 버린거죠.
스랄이 욕먹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로쉬가 테라모어 침공했을땐 방관하다가 제이나가 보복하려니 말렸기 때문이지요. 분명 제이나도 옳지 못한 복수라고 설득하려면 적어도 스랄 본인이 뭔가 행동을 취해야 할거 아닙니까. 제이나는 테라모어를 잃었는데 가로쉬는 무었을 잃었습니까? 스랄이 행동을 취한건 자기 친우인 볼진까지 암습 당해 사경을 해메게 되는 들불 패치때입니다. 한쪽은 중립을 표방하고 한쪽은 호드요 라고 얼굴을 바꿔버리니 욕을 먹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오크는 전범이란 이미지 자체를 못 벗어나는 겁니다. 명분이랄게 결국은 자기네 생존을 위해서 남을 족쳐버리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