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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년 와생 회고 6편] 드레노어의 전쟁 군주 1 부 - 서버 오픈 밤, 출근하던 부모님

아함아
조회: 75
2026-09-16 23:19:25

2014년 11월, 백수인 나는 길마 형, 길드 동생과 함께 드레노어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정에 서버가 열렸다. 음성 채팅을 켜고 셋이 떠들며 달리다 보니 창밖이 밝아왔다. 아침 10시까지 했는데도 만렙은 못 찍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오후에야 만렙을 달았다.


그날 아침, 출근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잠깐 마주쳤다. 밤새 게임하던 서른 가까운 아들을 보는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크게 뭐라 하시진 않았다. 차라리 뭐라고 하셨으면 덜 불편했을 것 같다. 그날부터였던 것 같다. 집에서 와우를 켜는 게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 건.


그래도 영웅 던전을 열심히 돌며 높은망치를 준비했다. 하지만 길드 레이드에서 슬슬 한계가 보였다. 사람마다 게임에 쓸 수 있는 시간도, 숙련도도 달랐다. 신화 초반 보스까지는 어떻게든 잡았지만 그 위로는 올라가지 못했다. 누구 탓도 아니었다. 그게 길드였다.


그래도 길드 생활은 정말 재미있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 1박 2일 여행도 갔다. 길마 형, 길드 동생 기관이, 최고 어르신 불냥 형님, 그리고 실제로 만나 보니 정말 1, 2, 3번만 연타하고 있던 전사 형님까지. 화면 속 닉네임들이 얼굴이 되어 한자리에 모였다. 같이 게임하고, 같이 술을 마셨다. 이게 길드 생활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더 높은 곳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라고 있었다. 높은망치 후반쯤, 나는 정공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이 줄어든 듀로탄을 떠나 다시 아즈샤라로 서버를 옮겼다.


그리고 거기서, 지금까지 가끔 안부를 묻는 게임 친구들을 만났다.

Lv49 아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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