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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퀘] KE001. DAY 2-1. (9)

아이콘 달콤한화중씨
댓글: 20 개
조회: 108
2011-02-21 20:25:10

 

 

# 9 Day 2-1. 왠지 모를 분노.



린트는 밝은 햇살에 눈을 떴다. 바닥에서 잠을 자서 몸이 조금 뻐근했지만, 충분히 기분이 좋은 아침이었다. 시계를 보니 이제 6시가 됐을 뿐이었다.


“응?”


린트는 자신이 덮고 있는 이불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가 고개를 들어서 보니 꽃비가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 날 덮어 줬구나..”


린트는 이불을 조심스레 꽃비에게 덮어 주었다. 그녀는 그제야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고 편한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정말.. 당신이라는 사람.. 미야랑 닮았네요..”


린트는 자고 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자면서도 웃고, 가끔은 고양이 소리를 내며, 입맛이 다시기도 하는 그녀는 정말로 미야 같았다.


“당신이.. 미야라면.. 미야라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린트는 아침부터 나오는 눈물을 그대로 흘려버렸다. 이 눈물은 미야에 대한 그리움이니까. 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야.. 잘 잤니.. 오늘도 사랑한다..”


미야 아니 꽃비는 이 말을 알아듣는다는 듯 가벼운 미소를 보였다.


꽃비는 누군가가 샤워를 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으응.. 졸려..”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는 한 남자의 실루엣이 보이는 것을 목격 했다.


“헉..”


순간 잠이 확 깨면서 그녀는 두 눈이 동그래졌고, 심장은 뛰며, 숨이 가빠왔다.


“비..비치는구나..”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두 눈을 꼭 감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실눈을 떠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 물소리가 멈추고 화장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괜히 더 자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


“우웅..”

“일어났어요?”

“으응..”

“아직 자나보네.. 일어나서 아침도 먹어야 할텐데..”

린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를 힐끔 보고는 젖은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꽃비는 이불 속에서 어떻게 할 바를 모르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거울도 볼 수 없고,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모습을 보여 줬을까봐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냥.. 잠에서 깬 척 인사 하면 되는 거야. 하나. 둘. 셋!”


꽃비는 자연스럽게 잠에서 깬 듯이 눈을 뜨며 몸을 일으켜고 그가 앉아 있던 쪽을 보며 말했다.


“좋은 아침.. 응?”


꽃비가 몸을 일으켜는 순간 린트는 방에서 나갔고, 그녀는 그렇게 허공에 대고 인사를 한 것이었다.


“쳇.. 깨우지도 않다니..”


왠지 모르게 섭섭함을 느끼는 꽃비였다. 꽃비는 주섬주섬 일어나서 씻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다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릴 때즘 그가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좋은 아침이에요. 꽃비씨.”

“네.”

“잘 잤어요?”

“그런거 같아요.”

린트는 왠지 모르게 쌀쌀 맞은 그녀의 목소리에 당황했다.


“어디 갔다 오나봐요?”

“아.. 네.. 저.. 혹시 악몽이라도 꿨나요?”

“왜요?”

“기분이 좀 안 좋은거 같아서요.”

“아니에요.”

“아.. 그럼 다행이구요..”

린트는 왠지 모를 어색함을 느꼈다.


“저.. 꽃비씨..”

“네.”

“이거..”

린트는 자신이 들고 있던 것을 주었다.


“이게 뭐에요?”

“아.. 너무 곤히 자서 아침 못 드실 거 같아서요. 도시락 좀 사왔어요.”

“네?”

“도시락.. 안 좋아하세요?”

“아.. 도시락 사러 다녀 오신거에요?”

“네..”

“고..고마워요..”


꽃비는 왠지 모르게 아침부터 린트에게 괜히 짜증을 낸 거 같아서 미안해졌다.


“이건.. 무슨 맛이에요?”

“닭고기 안 좋아하니까 소고기 덮밥이에요.”

“어? 저 닭고기 안 좋아 하는거 어떻게 알았어요?”

“아.. 왠지.. 그냥..”

“혹시 독심술 같은거 알아요?”

“아녜요. 그런 거.. 아.. 음료수를 잊어 버렸네요. 얼른 갔다 올께요.”

“제가 갈께요!”

“아녜요. 머리 말리고 있어요.”


린트는 문을 닫고 문에 기댔다.


“미야.. 당신도.. 닭고기는 싫어했잖아.. 당신이랑 너무 똑같아.. 그게 날 너무 힘들게 해..”

“잘 잤어요?”


린트는 잠시 문에 기대서 미야 생각을 하다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사람을 쳐다 봤다. 하루였다.


“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네. 뭐 그럭저럭요. 뭐하고 계세요?”

“아.. 꽃비씨랑 아침으로 도시락 사다 드렸는데 음료수를 안 사와서요.”

“원래 꽃비한테 그렇게 존댓말 하나 봐요? 어제 같이 있을 때는 안 그러더니?”

“아. 제가 존댓말을 했나요? 가끔 장난치던 게 버릇이 되서.”

“호호. 재밌으시네요.”

“근데 어디 가시나요?”

“저도 요 앞에 편의점 가거든요. 같이 가실래요?”

“남편분은..?”

“아직도 자고 있어요.”

“그냥 여기 계세요. 제가 사다 드릴께요.”

“아니에요. 같이 가요. 바람도 좀 쐬고 싶어서요.”


하루는 갑자기 린트의 팔을 잡아당겼다. 린트는 뿌리치고 싶었지만 모든 것이 틀어질까봐 그럴 수는 없었다.


“남들이 우리를 보면 뭐라고 생각 할까요?”

“네?”

“이 시간에 호텔에서 나오는 두 남녀. 남들이 보면 우리가 부부인줄 알겠죠?”

“청야랑씨가 들으면 섭섭하겠어요.”

“뭐 섭섭해하라죠.”

“싸우..셨나요?”

“아뇨. 제 말에는 죽는 시늉도 하는 남편인걸요.”

“아.. 그렇군요..”


린트는 남 앞에서 자기 남편을 깎아 내리는 그녀를 이해 할 수 없었다. 하루는 로비에 나가더니 회전문 앞에 서서 잠시 무언가를 고민 했다.


“왜.. 그러세요?”


린트는 왠지 모를 섬뜩함을 느꼈다.


“이왕 남들이 오해 할거 확실하게 하라고 할까요?”

“네?”


그녀는 갑자기 린트에게 팔짱을 꼈다. 린트는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서 가요!”

“아.. 저기.. 잠시..”

“어서요!”


자신의 팔을 자꾸 잡아끌어 팔짱을 끼는 하루. 당황한 린트를 바라보는 한 쌍의 눈이 있었다.


“저.. 여우같은 년..”


꽃비였다. 꽃비는 왠지 모를 분노에 잠시나마 기분 좋았던 아침이 산산 조각이 나는 것 같았다.

Lv70 달콤한화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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