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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퀘] KE001. DAY 2-2. (10)

아이콘 달콤한화중씨
댓글: 17 개
조회: 95
2011-02-21 21:03:28

 

# 10 Day 2-2. 시계와 장미꽃.



린트는 힘든 하루와의 쇼핑을 뒤로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돌아 와서 가장 먼저 본 것은 꽃비가 침대에 앉아서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던 것이었다.


“왜.. 왜 그래요?”

“몰라서 물어요?”

“혹시.. 봤어요?”

“네.”


싸늘한 그녀의 말에 린트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 오는 것 같았다.


“미안..해요..”

“뭐가요? 우리는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잠시 연극을 하는 것뿐인데요.”

“그래도.. 미안해요..”

“그러니까 뭐가요? 뭐가 미안한데요?”

“당신한테 상처 준 것이 미안해요..”

“됐어요. 어차피 우리는 이번 여행이 끝나면 다시는 보지 않을 사이잖아요.”

린트는 머리를 울리는 그녀의 한 마디에 가슴이 쓰렸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고개를 돌려 버린 꽃비는 그가 무슨 말이라도 하길 기다렸지만 아무 말이 없자 다시 화를 내려고 그를 쳐다보다가 놀랐다.


“리..린트씨?”

“...”

“왜.. 울어요?”

“네? 제가 울고 있나요?”


린트는 꽃비의 말에 자신의 얼굴을 만져 보았다. 눈물이 나고 있었다.


“왜.. 울어요?”

“아.. 아니에요..”

“아니라고 하지 말구요.. 내가 미안해요.. 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나요?”

“아니에요.. 다 사실인걸요..”


린트는 마치 미야가 자신에게 이별을 고한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그녀와 닮은 얼굴, 그녀와 식성, 행동 모든 것이 닮은 꽃비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게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미안해요.. 울지 말아요..”

“괜찮아요.. 금방 괜찮아질거에요..”

하지만 린트는 자기가 말한 금방 괜찮아질 거라는 말이 거짓말임을 잘 알고 있었다. 미야가 죽고 나서 미야를 3년이 다 되가 도록 놓아 주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꽃비는 그가 눈물을 흘리자 어찌 해야 할 바를 몰랐다. 이런 상황을 원하던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자신이 그를 이 상황에 끌어 들인 것인데 그가 울어 버리니 정말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꽃비는 그가 울고 있는 것이 자신 때문이 아닌 다른 사람 때문인 것을 확신 할 수 있었다.

“엇..”

“잠시만요..”


꽃비는 조심스레 린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를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그를 안았다. 린트는 그녀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린트는 얼굴이 빨개지며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그를 더욱 감싸 안았다.


“혹시 미야라는 사람 때문에 그러는가요?”

“네?”

“내가 닮았나봐요.”

“..........”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를 그 사람이라도 생각해도 좋아요. 이번 여행에서만이라도 날 미야라고 불러도 좋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슬프게 울지 말아요.”

“꽃비씨..”

“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도 되요..”

“흐흑.. 흑..”


린트는 그녀가 죽은 날 이후로 단 한번도 다른 사람 품에 안겨서 울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언제나 혼자서 그녀의 죽음을 감당해 내야만 했었다. 자기 혼자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싶었다. 그녀 대신 자신이 죽지 못했기에 그렇게 혼자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 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고, 심장이 터질 듯이 고통스러웠어도 그는 다른 사람들한테 안겨서 울 수 없었다. 그에게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꽃비.. 미야를 닮은 그녀가 자신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품에서 울고 있었다. 마치 미야가 자신을 안아 주는 듯한 느낌에 그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주체 할 수 없었다.


“미야야.. 미안해..”

“응.. 린트..”

“내가.. 내가 정말 미안해..”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그는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안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린트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우리 이제 말 편히 해요. 미야라는 분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과 존댓말을 하지는 않았을테니까.”

“괜찮아요.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당신이 내 남자친구 역할을 해주듯 나도 당신의 진짜 여자친구 노릇을 해주고 싶을 뿐이에요. 미야라는 분에 대해서 나에게 이야기 해주지 않아도 좋아요. 다만 저를 그녀라고 생각하고 대해 주세요.”

“꽃비씨..”

“꽃비..라고 불러줘..”

“꽃..비..”

“그래. 다시 인사할게. 난 꽃비. 열흘 아니 이제 9일간 린트의 진정한 여자친구인 꽃비야.”

“꽃비..”

“린트. 잘 부탁해.”

“응. 나도 잘 부탁해.”

“이제 그만 세수하고 나가자. 우리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웃어 보자.”

“응. 고마워.”

“오늘부터.. 고맙다는 말.. 미안하단 말은.. 하지 않는 거야.. 우리는 연인이니까.”

“응..”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멈춰 있던 린트의 마음이라는 시계가 천천히 움직였고, 시들어 버렸던 장미꽃 같은 꽃비의 마음이 조금씩 본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Lv70 달콤한화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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