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돌이켜보면 두개의 인생을 산 것 같기도 하고요
어쩌면 그만큼 wow에 바친 것들이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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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도록 할게요
화산심장부.
이곳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을 남깃 곳이죠
저또한 마찬 가지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별로 대단하진 않지만
저에게 있어서 만큼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기에 글을 써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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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 캐릭터는 사냥꾼이었습니다
무엇으로 시작 할 까 참 많이도 망설이면서 선택한 직업이었죠
나이트 엘프 사냥꾼.
기억나네요. 제 첫 사냥꾼 아이디는 말론 이었죠.
처음 소환수를 테이밍 할때 그 느낌은 참 묘했죠
"아 이거 진짜로 개키우는거같네 "
녀석에게 줄 고기를 구하려고
여명의 설원에서 호랑이도잡고요
제법 먼 곳을 이동하거나 배를 탈 때도 먹이 게이지가 초록색까지 되게 먹이고
모자랄거같아 또먹이고 했던거같네요
그렇게 성장을 해 나가다가
화산심장부 라는곳에
풀러로 가게 됩니다
수십명이 다 모여서
사제들은 보호막걸고, 성기사들은 축복을 계속 돌리구있고, 여기저기 배고프단 말에
법사들은 지문이 닳도록 손을 비벼댔지요
그 최전방엔 항상
든든한 매인탱커가 있었고
그곁을 사냥꾼과 사냥꾼의 친구 소환수가 지켰었죠
지금은 그런개념이 거의 사라졌지만
세심하게 몹의 어그로를 골라 내지 않으면
전멸로 이어졌으니까요
그자리에 근 몇년을 메인풀러로 자리메김 하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가끔은 괜시리 으쓱해지기도하고요
내가 중심축이 된거같기도 하고말이죠. 하지만, 겸손하지 않으면 인정해주지 않는걸 알기에
늘 겸손해야했어요. 잘난것도 없는 자리니까요. (보람차긴 하지만요)
그 재미로 하는거죠
청지기를 잡던날. 사냥꾼들끼리 말을 주고받았어요
잎사귀를 누가먹을까
사냥꾼 전용 퀘스트인 지팡이와 (지금은 근접무기 사용안하죠) 활을 주는 퀘스트아이템이었어요
마찬가지로 사제도 있었죠(더 설명안해도 대부분아시니까요)
전 첫주에 양보를 했고 두번째로 먹기로 했던거같네요
아마 그후로 두세달간 구경도못해서 조바심난 기억이 나네요
결국 잎사귀를 먹고 퀘스트를 하는데
방식은 이러하죠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악마들을 처치 해야 하는것
그것은 제 소환수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누가 도와준다고 곁에서 툭 치기라도하면
그 악마놈은 사라져버렸으니까요.
퀘스트 진행중입니다 건들지말아주세요~ 라고 외쳐가면서 해야했죠..
치타상을 켜고 한대도 맞지 않으려고 애쓰며(스쳐도 골로가는 상황이 이어져요)
"백샷" -눈은 주위를 살펴 도망가며, 필요한 타이밍에 뒤돌아쏘고 다시전진한다.
그것은 딱 제스타일이었죠
'아 내가 이맛에 사냥꾼 하는구나' 라는걸 느끼던 순간이었어요
무기와 화살통을 받던 날
친구녀석한테 전화까지해서 자랑하던게 떠오르네요.
난이도가 좀 있었어요. 더군다나 그 악마들은 몇시간동안은 리젠이 잘 안되었었어요
그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과 난이도 때문에
그때 전 골드좀 만졌답니다 -_- (대신 해줘도 됬거든요 ㅎㅎ)
어떤분은 계정까지 알려주시더라구요
그만큼 그때는 순수했죠
또 어느날은 여명의 설원에서 이상하게 투닥거리는 일들이 많았어요
아니면 동부 역병지대 희망의 예배당이던가요
전 나이트엘프 사냥꾼입니다
그림자 숨기 라는게있어요
팻을 소환해제하고
덤불에 몸을 가린체 그림자속으로 들어갑니다
가만히 지켜보죠. 어느놈이 말썽을 피우나..ㅋㅋ
조준사격을 때려버립니다
긴~ 시전끝에 그놈의 머리통에 화살이 박히는 순간
노란색 숫자가보이네요.
휘청거리는 녀석을 마무리하고
잽싸게 튀는거죠
지금은 사라진 데드존 이라는게 그땐 있어서
근접들에겐 힘들었으니
치고빠져야죠 뭐...ㅎ
이런 재밌는 짓은
악의 숲에서 무딸때도 쌈붙으면 (이건 다 아시겠죠..이글을 읽고계신분들은..)
참 재미진 일이었으니까요
아무튼간에 말이죠.
사냥꾼 캐릭은 지금까지 여러 힘든 시기를 거쳐왔지만
어쩌먼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것 같습니다
지금은 같이 하던사람들 다 이제 결혼하고 애낳고 잘먹고 잘살고 있겠지만
가끔 만나면 추억을 되새김질 해보기도 하네요
친구한테 종종 이런말을 합니다
"평생 블리자드 게임하다가 늙는거아니냐"
디아블로로 시작해서 지금의 wow (앞으로 십년을 더한다죠 후미)
참 오랜시간 즐기고 있습니다
배가고픈지 손꾸락이 후들거리네요
마지막으로 블리자드에게 한마디 하고싶네요
"내인생 돌리도"
사진은 남은게 없어서 급조...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