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클전뛰어야 해서...
모든 공공기관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포함) 공운법에 벗어날수가 없어.
그리고 이 공운법은 사장 선임부터, 해임, 다음 해 연봉인상률, 경영평가, 성과급, 다음해 예산 등 중요한 일을 전부다 의결하는 곳이야.
열심히 공부해서 알았겠지만 한전처럼 자체적인 주주총회가 있는 곳도 있어. 아마 인터넷 검색했으면 주총에서 사장선임 기사도 봤을거야. (공부시켜주느라 뻥카 쳤다 미안)
근데 여기엔 한가지 숨어있는게 있어. 바로 공운위에서 사장 통과를 해야 주총에도 올라갈 수 있다는거....그리고 그 주총의 50% 이상 지분은 기재부가 포함된 정부가 가지고 있다는거...한마디로 공운위에서 사장선임이 되면 사실상 주총도 통과라는 이야기.
즉 그만큼 공운위가 졸라 중요한 곳인거임.
그리고 이 중요한 공운위의 위원들은 기재부 장관이 뽑아서 대통령한테 올리고 대통령이 도장찍어주는 구조야. 위원회 위원장이 아예 기재부장관이고...
이런 곳에서 기재부 입맛에 안맞는 사장을 선임시키지는 않어. 즉 아예 임명 가능한 후보군부터 기재부 입맛에 맞는 후보들 뿐이라는거....(물론 일부 정치권의 요구로 특정 인사를 뽑는 경우도 있긴 해)
그리고 이렇게 선임이 된 사장은 자기 뜻대로 회사운영하고 싶겠지만 그게 또 맘대로 안되.
회사가 돌아갈려면 돈이 필요하듯이 공공기관 역시 운영예산이 필요한데 이 운영예산을 결정하는 곳이 또 기재부야. 그리고 추가예산을 쓰고 싶으면 기재부가 승인을 해줘야 할 수가 있어.
예를 들어, 한전 사장이 획기적인 사업을 하나 구상했는데 예산이 500억 이상 필요해서 추가 예산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 기재부 들어가서 돈 더 달라고 사정사정해야되. 근데 기재부는 추가예산 승인에 굉장히 인색한 조직이라 (원래 돈 관리하는 조직이 다 그렇지 뭐) 왠만해서는 승인 안해줘.
그럼 그냥 사업은 무기한 보류되는거야.....
이게 사업예산 뿐 아니라 인건비도 포함인지라.......한전 직원들이 중간중간 퇴사 또는 휴직으로 인해 특별채용을 하게 될 경우, 인건비가 부족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서 써야해.
인건비는 특히 기재부가 [올해 예산 100억 중에 1억만 인건비로 쓰시오]
이런식으로 아예 금액까지 확정해서 주기때문에 인건비가 1억 넘어갈거 같으면 아예 다른 항목으로 몰래 지급하는 경우도 있어.
이정도로 통제가 들어가니..................새로 선임되는 사장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돈줄 잡고 있는 기재부를 설득 못하면 아무것도 못해...
한마디로 아무리 능력좋은 사람이 낙하산이던 외부인사영입이던 사장으로 와도 공운위에서 정한 범위 한도를 넘어서는 개혁 또는 사업은 할수가 없고, 본인 생각이 뭐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따라갈 수 밖에 없어....
물론 이건 공기업 내 기재부 담당자들이나 알면 되는 이야기고 일반 사원들은 몰라도 되는 내용이지만 더 중요한 게 뒤에 나오지.
바로 내년도 임금 인상율과 1년치 성과급이 여기서 결정된다는거....
공공기관에게 임금협상은 그냥 형식적인거야. 기재부가 올해 모든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은 1% 입니다 하고 공운위에서 의결하면 그걸로 끝이야. (정확히 말하면 기재부가 정해준 1%가 최대 마지노선이고 여기서 얼마나 깎느냐, 유지하느냐로 회사랑 노조가 협상)
그리고 1년치 성과급도 공운위에서 결정해.
이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많게는 몇천만원에서 적으면 0원이 될 수도 있어서 공기업의 그냥 평범한 사원들도 내 월급하고 보너스에 직결되기때문에 공운위, 경영평가에 관심갈 수 밖에 없어.
밑에 글에도 썼지만 기재부가 일방적으로 공공기관 성과급제 도입한다고 했을때 노조위원장이 절대 안된다고 반대해도 조합원들이 나서서 [그것때문에 우리 보너스 못받으면 당신이 책임질거요!!!!] 해서 항복시킬 정도.....
여튼 이정도로 공공기관은 기재부의 통제에서 자유로울수가 없고 여기서 선임된 사장이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고 능력있어도 기재부 눈 밖에 나면 잘려나가는게 이쪽 사정이야....
내가 노동판 들어오고나서 거의 10년 가까이 이걸로 연구용역도 하고 치고박기도 했는데 ㅅㅂ 하면 할수록 기재부 벽만 느낀다.
클전 늦었다고 클장한테 톡온다 난 이만.
파라다이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