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주민 하나까지 통제하는 독재자의 길, '트로피코 7'

게임소개 | 김규만 기자 |



독일의 게임 개발사 게이밍 마인드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칼립소 미디어가 퍼블리싱하는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트로피코 7(Tropico 7)'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지난 8월 20일 게임스컴 2025에서 비공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이 게임은 전작에 비해 발전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플레이어가 가진 '독재자의 꿈'을 현실화 시켜줄 예정이다.


개인부터 파벌까지, '정치 시스템'의 진화




▲ 시리즈 사상 가장 큰 섬을 만나볼 수 있는 '트로피코 7'

비공개 게임플레이 프레젠테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트로피코 7의 가장 큰 특징은 다층적 정치 시스템이다. 개발진의 시연에 따르면, 게임 내 모든 시민은 완전히 개별적으로 시뮬레이션된다. 각 시민을 클릭하면 가족 관계(결혼 여부, 자녀 수), 직장(쇼핑몰 근무 등), 거주지, 교육 수준 등 상세한 개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주목할 점은 시민 개개인의 만족도를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이다. 특정 시민의 삶의 만족도가 낮다면 플레이어는 그 원인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식이다. 예를 들어, 해당 시민의 집이 도로와 연결되지 않아 슈퍼마켓 접근이 어렵거나, 근처 상점에 곡물, 치즈, 통조림 등 다양한 식품이 부족하다면 식품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시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트로피코7의 '현대 시대'에는 공산주의, 자본주의, 종교, 환경주의 등 6개의 정치 파벌이 존재한다. 각 파벌에는 고유한 대변인이 있으며, 플레이어는 새로운 의회 시스템을 통해 이들과 직접 협상할 수 있다. 공산주의 파벌의 지지를 얻으려면 노숙자를 줄이고, 은행이나 럭셔리 빌라 건설을 피하며, 대신 놀이터나 주거용 건물을 지어야 한다.



▲ 새로운 엔진으로 더욱 디테일한 도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선전 시스템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신문사, TV 방송국, 라디오 방송국 등 미디어 건물들은 각각 다른 작업 모드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신문사의 논조를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 어떤 주장에 대한 근거로 가상의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 로 설정하면 지식인들이 우유부단해져 조작하기 쉬워지며, 라디오 방송국에서 성경 방송을 틀어 신앙 만족도를 높이고 종교인들의 지지를 얻을 수도 있다.

플레이어의 정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UI는 사회주의-권위주의-보수주의-자유주의의 4개 축으로 구성되며, 플레이어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칙령'이 달라진다. 공산주의자로 플레이한다면 '면세'와 유사한 자본주의적 정책은 사용할 수 없지만, '노동 영웅' 같은 칙령으로 자유주의-자본주의 세력의 지지도를 낮출 수 있다.

칙령 시스템은 단순히 게임플레이를 통해 얻는 포인트만으로 습득할 수 없다. 각 칙령들마다 선포에 필요한 게임의 상황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 노동자' 칙령을 활성화하려면 1,000명의 시민과 50개의 빈 일자리가 필요한 형태다.


신규 테라포밍 기능, 곡선 도로도 마음대로




▲ 직선 도로로만 된 도시는 이제 안녕

또한, 트로피코 7에서는 '테라포밍'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플레이어는 산을 옮기고, 강의 흐름을 바꾸고, 새로운 해변을 만들거나 아예 새로운 섬을 창조할 수도 있다.

시리즈 최초로 곡선 도로 건설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더 이상 격자 형태의 도시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대로 도시를 설계할 수 있다. 새로운 엔진으로 완성한 비주얼은 도시 전체에 세밀한 디테일을 더했으며, 최대로 줌인할 경우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 모든 시민들은 각자 루틴을 가졌고, 당신은 이들을 하나하나 통제할 수 있다(와! 독재!)

트로피코7 속 시민들은 완전한 일일 루틴을 가지고 있다. 직장에 가고, 병원에 가고,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구매한다. 자가용을 구매할 형편이 된다면 차를 이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다. 다만, 지하는 구현되어 있지 않아 지하철을 볼 수는 없지만, 입구와 출구를 만들면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몰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농업 시스템 또한 한층 정교해졌다. 이제 플레이어는 토양 비옥도 맵을 통해 각 작물에 최적화된 땅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옥수수를 수확할 경우 66%의 효율을 보인다고 표시되고, 곡물은 99% 비옥도를 보인다면, 해당 지역에 곡물 농장을 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농장을 한 번 건설한 후에는 경작지 크기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곡선형 도로를 통해 만들어진 여백을 따라 농장 규모를 최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강화된 군사 시스템과 외교 요소


한편, 독재 국가에 없어서는 안 되는(?) 군사 시스템도 대폭 개선됐다. 플레이어는 군사 유닛을 더욱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며, 이에 따라 반란군 진압과 외국 위협 대응이 한층 전략적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또한 외교 시스템에서는 미국, UN, 인도, 중국 등 강대국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과도한 폭정으로 특정 강대국을 너무 화나게 할 경우 섬 전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폭격을 맞아 게임 오버라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강대국과 대척점에 있는 강대국의 힘을 빌려 공격을 방어하거나, 강대국 모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정치를 이어나가는 등, 독재자로서 더욱 전략적인 판단이 요구될 전망이다.



▲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지키기 위해선, 힘의 균형은 필수적이다


친구와 함께 즐기는 신나는 독재 생활(?)


시연 막바지에 개발진은 '트로피코 7'에 특별한 4인 멀티플레이어 모드가 도입된다고 언급했다. 멀티플레이에서는 플레이어가 각자 개별 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네 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섬을 나눠 가지며 협력하거나 경쟁하게 된다. 멀티플레이 모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개발진은 "우리나라 북쪽에 친절하지 않은 이웃이 사는데, 그와 비슷한 스타일의 독재를 펼칠 수도 있을까?"라는 질문에 "더 미친(?) 독재자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시민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 만큼, 마음에 안 드는 시민이 있다면 암살하거나 체포할 수도 있다. 다만, 시민들은 사상과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거주구 내에 자유롭게 배치되기 때문에, 종교인들만을 모아 작은 섬에 가두는 등의 행동은 불가능하다.

게이밍 마인드 스튜디오의 다니엘 뒤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트로피코 7은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독재자 지망생들을 위한 궁극의 샌드박스"라며 "시리즈 역사상 가장 큰 군도들과 함께 엘 프레지덴테의 메갈로매니아적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로피코 7은 2026년 말 출시 예정이며, Xbox 게임 패스 얼티밋, PC 게임패스를 비롯해 스팀, 에픽 게임 스토어, Xbox 시리즈 X|S, 플레이스테이션 5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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