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6] "숏폼 맞선 게임, 50달러 미만 단기 '플레이'로 재편"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크리스 멜리시노스 아마존웹서비스(AWS) 게임 기술 수석 에반젤리스트는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2026에서 게임 산업의 50년 역사와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 AWS 크리스 멜리시노스 수석 에반젤리스트

'비디오 게임의 미래는 플레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 그는 틱톡 등 숏폼 플랫폼과의 경쟁, 팬데믹 이후의 산업 조정기를 분석하고 웹 기반 게임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가져올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했다.

아래는 강연 특성에 따라 멜리시노스 수석 에반젤리스트 시점에서 재구성한 내용이다.



비디오 게임의 위대한 유산과 현재의 위기


지난 26년 동안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 꾸준히 참석해 왔으며,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최고 게임 책임자, 스미소니언 미국 미술관의 비디오 게임 아트 객원 큐레이터 등을 역임하는 등 평생을 게임 산업과 함께했다.

현재 게임 산업은 스튜디오가 폐쇄되고 벤처 캐피털 투자가 줄어드는 등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는 비관적인 헤드라인으로 가득하다.



▲ 이미 휴대용 게임기, PC, 콘솔 등은 여러번 죽음을 예고받았다

하지만 이는 붕괴가 아니라 변화의 과정이다.

1971년 로직 칩 없이 트랜지스터 투 트랜지스터(TTL) 칩으로만 채워진 오리지널 '퐁' 시스템 보드에서 시작된 우리 산업은, 대중이 컴퓨터 기술을 처음으로 편안하게 접하게 만든 위대한 매개체였다.



▲ 오리지널 '퐁' 시스템 보드

15살 무렵 용돈을 모아 산 잡지 '컴퓨트 가제트'의 코드를 타자기로 치며 게임을 배웠고, 당시 세대는 놀이터에서 코드를 공유하며 이 거대한 산업을 세웠다. RJ 미칼이 코드를 시처럼 쓴다며 소통을 강조하고, 돈 다글로우가 '네버윈터 나이츠'를 통해 가정 폭력에서 벗어난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듯, 비디오 게임은 처음부터 강력한 커뮤니티이자 세상을 바꾸는 예술이었다.



숏폼 시대, 도파민 루프에 빠진 게이머들


현재 전 세계 플레이어 수는 33억 2,000만 명에 달하며, 수익 면에서 게임은 다른 모든 형태의 콘텐츠를 압도한다.

특히 '알파 세대'는 비디오 게임을 일차적인 소통 창구로 삼는 최초의 세대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도 산업이 위축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팬데믹 시기에 비정상적인 투자와 맹목적인 성장이 있었고, 현재는 그 거품이 꺼지며 중간 규모 개발사가 사라지는 조정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 "대중의 뇌는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같은 짧은 콘텐츠에 완전히 해킹당해"

우리가 직면한 진짜 거대한 위협은 유저의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에 있다. 현재 대중의 뇌는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같은 짧은 콘텐츠에 완전히 해킹당했다. 틱톡 영상의 평균 길이는 42.7초에 불과하며, 유저는 하루 평균 133개의 영상을 시청하며 약 90분을 소비한다.

유튜브 시청자 역시 하루 평균 46분을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 시청에 할애하고 있다.

이메일 뉴스레터 '모닝 브루'나 미식축구 하이라이트 'NFL 레드존'처럼 파편화된 콘텐츠가 매일 쏟아지는 환경이다. 하루 종일 프레임을 전환하며 도파민 루프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하던 것을 멈추고 80시간짜리 대작 게임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이미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같은 대형 게임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선 거대한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미래를 바꿀 네 가지 예측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 내 게임 산업의 형태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 예측하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비전을 제시한다.

5시간에서 8시간 사이의 플레이 타임을 제공하는 50달러 미만의 게임이 거대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대체하기 시작할 것이다. '땡 굿니스 유어 히어'처럼 짧은 시간 안에도 깊이 있는 가치와 큰 웃음을 주는 창의적인 게임이 유저에게 더 완벽한 가치 교환을 제공할 수 있다.

HTML5 기반의 웹 브라우저 기술이 모든 기기 간의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 것이다. 다운로드나 복잡한 설치 과정 없이 유저가 원할 때 어떤 기기에서든 번거로움 없이 게임을 즐기고 떠날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다.

위치 기반 상호작용과 파편화된 플레이의 결합이 필요하다. '포켓몬 고'가 성공한 이유는 엄지손가락 하나로 가볍게 스와이프하는 매끄러운 플레이 덕분이었으며, 하루 종일 상황에 맞게 수십 번 접속했다 빠져나올 수 있는 게임이 결국 유저의 시간을 차지하게 된다.

인공지능(AI) 도구의 도입은 게임 콘텐츠 물량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다. AI는 애니메이션 뼈대 작업 같은 반복적인 초기 개발 과정을 혁신적으로 줄여주어 개발자에게 30% 이상의 창의적 시간을 돌려주는 훌륭한 가속기다.

다만 이로 인해 쏟아지는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내 게임을 유저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발견'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X세대의 귀환과 '플레이'로의 확장


세대별로 게임을 대하는 방식과 위치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알파 세대와 Z세대는 모바일 중심이며 기기를 가리지 않고 맥락을 전환하며 게임을 즐긴다. 이들은 넘쳐나는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한정된 사진만 찍을 수 있는 구형 디지털카메라나 MP3 플레이어를 찾는 등 의도적인 불편함(마찰 극대화)을 추구하는 성향도 보인다.

시간은 부족하지만 여전히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해야 할 대상은 은퇴 시기에 접어드는 X세대다. 비디오 게임 산업을 시작했던 이 1세대 게이머들은 이제 시간적 여유가 넘치는 '자유 시간의 백만장자'가 되어 10대 오락실 시절의 즐거움을 다시 찾고 있다.




복잡한 조작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준다면, 이들의 귀환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새 시장이 될 것이다.

1982년 일렉트로닉 아츠는 광고 문구를 통해 "컴퓨터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하나로 모으는 훌륭한 소통의 매개체이며, 훗날 미소 같은 따뜻한 감정과 아이디어의 우주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디오 게임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예술 형태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비디오 게임이라는 좁은 틀에 가두지 말고, 전 세계를 향해 진정한 '플레이'의 세계를 열어주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비디오 게임 산업은 숏폼 콘텐츠가 주도하는 짧은 호흡의 시대에 맞춰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대작에 얽매이기보다는 짧고 강렬한 경험을 선사하는 50달러 미만의 게임, 기기의 장벽을 허문 웹 기반 플레이, 그리고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개발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다.

나아가 모바일 중심의 알파 세대부터 시간적 여유를 되찾은 1세대 게이머 X세대까지, 각 세대의 성향에 맞춘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우리가 코드를 공유하며 놀이터를 만들었듯, 이제는 비디오 게임이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나 전 세계를 연결하는 진정한 '플레이(Play)'의 우주를 다시 열어가야 한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