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내 책상 위에 만들어가는 작은 마을, '리리의 세계'

게임소개 | 김동휘 기자 | 댓글: 2개 |
요즘 들어 부쩍 '힐링'이라는 단어가 입에 자주 오른다. 게임을 켜는 이유가 더 이상 '이기고 싶어서'나 '엔딩을 보고 싶어서'가 아닌, 그냥 잠깐 숨 고르고 싶어서인 날들이 늘어난 탓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눈길이 가는 게임들의 결이 자연스레 달라졌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뭔가 아늑하고 조용한 세계를 담은 그런 게임들 쪽으로.



리리의 세계(Animula Nook)
🏢 개발사릴리란디아 게임즈
🏢 배급사릴리란디아 게임즈
📱 플랫폼PC, PS5, Switch2, MacOS
📅 출시일미정
🏷 키워드#도시건설 #캐주얼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리리의 세계(Animula Nook)'

처음 이 게임을 접한 건 작년 도쿄 게임쇼에서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이었다. 책상 위에 펼쳐진 아주 작은 마을, 과자로 만든듯 한 지붕, 손가락 한 마디만 한 집들 사이를 오가는 조그만 주민들.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됐다.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 무언가 포근한 게 가슴팍을 건드렸다.'코지(Cozy)'하다는 단어를 그대로 게임으로 만들어 놓은 모양새랄까.

마침 1차 CBT인 '두근두근 입주 테스트' 시작을 앞두고 시연 빌드를 체험해볼 기회가 생겼다. 가볍게 둘러보고 나오려 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책상 위의 소인국, 그 아늑한 세계로


'리리의 세계'는 미니어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코지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인디 스튜디오 '릴리란디아 게임즈(LilliLandia Games)'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2026년 2월 사전등록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 630만 명 이상의 유저가 사전 등록을 마쳤다. PC, PS 5, Nintendo Switch 2, Mac OS 출시를 예고하고 있으며, 정식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게임의 세계관은 단순하지만 사랑스럽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꿈속에서 그리던 소인국이 현실이 되어 있었고, 주인공은 자신의 방, 자신의 책상 위에서 소인이 된 채 '별빛 마을'의 일원이 된다. 처음에는 낯선 세상에 어리둥절하지만, 이내 마을 주민인 '리리'들과 어울리며 나만의 보금자리를 꾸려나가게 된다.



▲ 잠에서 깨어나니 주변 풍경이 이상해!



▲ 에엣 와타시... 이렇게 귀여웠었나



▲ 랜덤을 돌렸을 때 나오는 임의의 닉네임조차도 사랑스럽다...


게임을 시작하면 소인이 된 주인공의 시선으로 마을 곳곳을 둘러보는 시간이 주어진다. 가구 배치, 오브젝트 회수, 간단한 제작 등 기초적인 튜토리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솔직히 그런 걸 제대로 따라갈 겨를이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미니어처 세상이 너무 귀엽고 아늑해서, 자꾸만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게 된다. 비주얼이 폭력적일 정도로 귀엽다는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 인트로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져...



▲ 튜토리얼이고 뭐고 그냥 돌아다니기만 해도 재밌다!



▲ 막대사탕으로 카드 탑을 부수기도 하고



▲ 동전을 얻기도 하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 걸어다닐때마다 키보드가 눌리는것도 재밌어!


익숙한 물건들이 집이 되는 마법


'리리의 세계'의 핵심은 제작과 커스터마이징이다. 의자나 책상 같은 가구는 물론, 스피커, 키보드, 필통, 연필, 안경 케이스처럼 책상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물건들도 오브젝트로 등장해 조화롭게 배치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그냥 지나쳤던 사소한 물건들이 소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완전히 다른 용도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카드를 모아 아늑한 집을 만들기도 하고, 찻잔이 카페로 탈바꿈하고, 향신료 병이 작은 상점이 된다.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보던 이 발상 하나가 게임 전체의 매력을 관통한다.



▲ 변형 총으로 책상 위 물건을 작게 만들어 보관하고



▲ 내가 원하는 곳에 배치하고



▲ 모니터도 일루와잇!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던 세계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청사진을 그리고, 오브젝트를 모듈식으로 분해해 재조합하는 방식이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다. 소재 하나하나를 고르고 배치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작은 마을이 형태를 갖춰간다. 완성된 공간을 바라보노라면 은근 뿌듯하기도 하다.



▲ 튜토리얼 중 하나인 카드 텐트와 모닥불(?)만 배치했는데도 벌써 마음이 편안해진


커스터마이징 요소도 다양하다. 캐릭터 외형은 물론, 집의 인테리어, 심지어 일부 NPC 요소까지 직접 꾸밀 수 있다. 매일 아침 오늘의 코디를 선택하며 분위기를 전환하고, 같은 마을에 사는 리리들에게 집을 지어주거나 할 수도 있다. 작은 일상들이 모여 게임의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 다른 리리를 위한 집을 지어줬다



▲ 이렇게 좋아해버리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버렷...


우바 숲으로 나서는 모험, 그리고 다정한 이웃들


보금자리를 꾸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첫 번째 탐험 구역인 '우바 숲'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도 있다. 꽃잎, 거미줄 실, 버섯, 햇빛 한 병. 숲 속 곳곳에서 채집할 수 있는 재료들은 마을 건설과 생활에 두루 활용된다. 동전이나 단추 같은 작은 물건들도 발견할 수 있는데, 현실에서는 그냥 굴러다니는 잡동사니에 불과한 것들이 이곳에서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보물처럼 느껴진다. 소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이라는 설정 덕분에, 탐험 중 마주치는 평범한 사물 하나하나가 신선함을 안겨준다.



▲ 우바 숲으로 나가려면 버스를 타야한다



▲ 책상 위가 아닌 우바 숲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모험!


이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는 고양이를 닮은 '우바'다. 탐험의 든든한 길잡이인 동시에,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귀여운 존재다. 우바와 더불어 별빛 마을에는 다양한 리리들이 거주하며, 요리, 댄스,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리리들과 친밀도를 쌓다 보면 그들만의 사연이 하나둘 열리고, 마음에 드는 리리가 내 마을로 이사를 오기도 한다. 이웃들과 어울리는 과정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별빛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경험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 앞으로의 모험을 함께할 귀여운 동반자 '우바'



▲ 우바 뿐만 아니라 숲을 탐험하며 다른 리리들과 친목을 다질수도 있다!



▲ 숲 속에는 다양한 미니게임도 준비돼 있다!



▲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로 플레이하니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던 리듬 게임



▲ 열심히 춤추는 와중 갑자기 응원해주는 리리까지, 너무나 사랑스러운 세계다.


작은 세계가 건네는 따뜻한 초대장


'리리의 세계'는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이다. "게임의 구조가 어떻고", "엔드 콘텐츠가 어떻고"하는 분석 대신 '책상 위의 소인국'이라는 설정 하나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제작의 즐거움, 탐험의 설렘, 그리고 아기자기한 이웃들과 함께 작은 마을을 가꾸는 뿌듯함. 이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플레이 내내 편안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첫 CBT를 앞둔 알파 단계인 만큼, 특정 상황에서 캐릭터 움직임이 어색하다거나 오브젝트가 간헐적으로 사라지는 등 소소한 오류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정식 출시 전까지 차근차근 채워질 부분들이라 생각된다. 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일상 속 사소한 물건들이 품고 있던 아늑함을 이토록 섬세하게 게임으로 옮겨낸 작품이 또 있을까.

바쁜 하루 끝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작은 세계 속을 거닐고 싶은 날, '리리의 세계'의 별빛 마을은 당신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