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GDC 현장에서 '싱킹 시티2'를 처음 시연했을 때, 개발진은 당시 진행 상황이 30% 정도라고 밝혔다. 안정성과는 거리가 먼 빌드였고, 당연히 이를 감안하며 플레이했지만, 단서를 찾아가며 이야기의 실마리를 짜맞춰 나가는 과정 자체는 꽤나 흥미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로부터 약 2년, 프로그웨어로부터 별도 프레스 빌드를 받아 다시 '싱킹 시티2'를 마주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 프리뷰 빌드는 총 두 개의 시연 파트로 구성된다. 게임 초반 약 한 시간 분량의 '아캄 거리(Streets of Arkham)', 그리고 중반부의 약 30분 분량 '아켈리 메모리얼 병원(Akeley Memorial Hospital)'이다. 메인 메뉴에서 두 파트를 따로 선택해 진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서바이벌 호러의 문법을 '대단히' 가져오다

싱킹 시티2의 주인공은 캘빈 래퍼티(Calvin Rafferty). 아일랜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자란 그는, 미스카토닉 대학에서 일하다 페이 베넷(Faye Bennett)을 만나 오컬트 모험가의 길로 들어선 인물이다.
그의 연인 페이는 명문가 출신이지만 학계의 지적 권위에 만족하지 못하고 비밀리에 금단의 서적과 오컬트 물건을 좇는 강단 있는 여성으로 표현된다. 두 사람은 함께 어떤 의식을 수행했지만, 거기서 온전히 돌아온 것은 캘빈 뿐이었다. 코마에 빠진 페이를 다시 깨우는 것이 캘빈의 동기이자, 게임의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추진력이 된다.
물론 전체 게임 중 일부만 체험할 수 있었던 빌드였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는 등장인물을 더욱 깊숙이 탐험할 수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핵심 게임플레이를 살펴볼 수 있었던 기회라는 측면에서, '싱킹 시티2'는 최근 정립된 서바이벌 호러의 특징을 아주 교과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개발 단계인 만큼 엉성한 면이 엿보이지만, 그 토대의 기원은 확실해 보인다. '바이오하자드'가 정립한 3인칭 액션, 서바이벌 호러 시스템이 아주 직관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간단한 사례를 보자. 지도는 플레이어가 방문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열리는 문과 열리지 않는 문이 확연히 구분되어 보이고, 칸으로 나뉜 인벤토리는 시시각각 짐 정리의 스릴을 안겨준다. Xbox 컨트롤러 기준 대부분의 조작 체계도 현대 서바이벌 호러와 유사해, 게임을 시작하는 즉시 적응할 수 있었다.
맵 디자인 또한 마찬가지다. 플레이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전 공간이 곳곳에 존재하고, 그 안에서 세이브를 하거나 창고를 이용해 인벤토리를 정리할 수 있다. '탤런트'라 불리는 특유의 육성 시스템도 엿볼 수 있었는데, 인간형 적에게 피해를 조금 덜 입거나 회복약을 가진 개수만큼 입는 피해량이 줄어드는 식의 패시브 스킬을 장착하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이런 시스템을 기반으로 '싱킹 시티2'가 보여주는 것은 크툴루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깊은 스토리, 그리고 수몰된 도시와 시체를 일으키는 벌레 '슬리더'와 같은 끔찍한 모습들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개선할 비주얼이 많지만, 보트를 타고 시내로 향하는 장면에서는 개발진이 바라는 완성본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게임 초반의 흐름을 간단히 짚어보자면, 무너져 내린 대학교 도서관에서 부활 의식이 담긴 책을 발견하는 데 성공한 캘빈은, 자신의 눈에 슬리더를 이식한 번역가 코렌틴(Corentin de Grandemange)을 만나게 된다.
그는 책 번역의 대가로 캘빈에게 한 가지 일을 부탁하는데, 바로 아캄 시내에 위치한 데빌스 리프 호텔(Devil's Reef Hotel)에서 어떤 여인을 찾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이 과정에서 수해로 잠긴 도시의 모습과 서바이벌 호러로 재탄생한 '싱킹 시티2'의 게임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다.

원작의 추리 DNA를 간직한 퍼즐들

하지만, 이번 프리뷰 데모 빌드에서는 코렌틴이 언급한 호텔까지는 갈 수 없었다. 중간에 수문을 개방해 통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 이후가 막혀있었기 때문. 대신 그 과정에 어느 교회에 도착해 그곳에 숨겨진 단서를 찾는 일련의 흐름이 체험의 주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전반적으로 서바이벌 호러의 문법을 꼼꼼히 가져왔지만, '싱킹 시티2'는 전작의 수사 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여러 단서를 모아 선으로 연결하며 해답을 찾아가던 과거의 시스템은 그대로 존재하며, 답을 얻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맵을 돌며 단서를 모아야 한다.

단서들은 종종 하나만 얻어서는 답을 절대 알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수문 개방에 필요한 레버에는 네 자리 번호로 된 자물쇠가 있는데, 그 단서가 '교회의 종탑'과 관련되어 있다는 쪽지를 옆에서 얻을 수 있다. 교회 안에서 얻는 책자에는 이 교회가 1667년에 건설되었다는 힌트가 적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자물쇠를 열 수 없다. 어딘가에는 이 교회의 종이 "완공 후 5년 뒤에 만들어졌다"는 힌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싱킹 시티2'의 퍼즐은 여러 단서를 조합해야 하나의 답이 나오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교회 안에 숨어 있는 비밀에 접근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맵 자체는 크지 않아 탐험이 복잡하거나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단서를 이리저리 조합하는 과정은 꽤나 전작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탄약 제한, 건플레이, 그리고 회피 시스템

두 번째 시연 파트는 게임의 중반부, 캘빈이 아켈리 메모리얼 병원을 방문하는 시점이다. 중반부인 만큼 권총 외에도 샷건과 토미건(기관단총)을 사용해볼 수 있었고, 인벤토리도 초반보다 꽤 널찍해진 모습이었다. 이곳에서는 병원 내부를 탐색하며 다가오는 적들을 처치하는 액션 위주의 체험이 가능했는데, 여전히 전반적으로 엉성한 비주얼과 캐릭터 애니메이션은 감안하며 플레이해야 했다.
액션 또한 마찬가지로 현대 서바이벌 호러의 문법을 매우 잘 따르고 있다. '슬리더'가 차지한 시체들은 벌떡 일어나 주인공을 향해 달려오며, 신체 일부가 부풀어 올라 "여기가 약점이지롱" 하고 친절히 알려준다. 초반 시체들은 약점 한 번에 죽일 수 있었지만, 이곳 병원의 시체들은 잠시 후 두 번째 약점이 튀어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난도가 상승한 모습을 보여준다.


현대 서바이벌 호러의 문법을 잘 따른다는 것은 곧, 제한된 탄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게임에는 '회피' 키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궁지에 몰리지 않는 이상 적당히 회피를 섞으며 지역을 탐험하는 선택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 병원은 아캄 시내와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아캄 시내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수로를 따라 각 지역을 탐험하는 형태였다면, 병원은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을 탐사하는 데 초점을 둔다. 단서를 찾고, 안전구역을 찾고, 지름길을 해제하며 진행하는 3인칭 서바이벌 호러의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오컬트 이야기, 여전히 걱정은 '완성도'

GDC 2024 당시, 개발진은 단서들을 깊이 조사하다 보면 누군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경로가 해금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체험 빌드에서 이런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크툴루 신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인 만큼 사이드 스토리 또한 매우 기대되는 작품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걱정되는 것은 전체적인 완성도다. 사양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진은 최소 사양이 RTX 4070 이상 그래픽카드라고 했지만, 3080으로도 무리 없이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캐릭터와 괴물의 움직임, 총기의 사운드, 근접 공격의 타격감 같은, 액션을 담당하는 축 전체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점이 걱정된다는 의미다.
셜록 홈즈 시리즈로 추리물에 노하우를 정립한 프로그웨어인 만큼, 흥미로운 크툴루 신화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역시나 중요한 것은 출시 시점까지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것. 출시를 예고한 올 여름,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