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게임분과 제2차 회의에서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상 프로그래머에게만 적용되던 재량근로제를 기획과 그래픽 등 다양한 직무 종사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용노동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이에 대해 "과거 과로사 산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 관행을 다시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위험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위원회 측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며, 출시 일정에 맞춰 수개월간 야근과 철야가 일상화되는 크런치모드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발생한 넷마블 노동자 연쇄 사망 사건 등 다수의 산업재해를 낳았던 어두운 역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게임 개발 현장에서 기획과 그래픽 직군은 프로젝트 일정과 경영진의 지시에 종속되어 있어 재량근로제가 적용될 경우 사실상 무제한 노동의 합법화 통로로 악용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와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시간 단축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하며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을 공약했고 경기도가 이미 시범사업을 추진 중임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노동시간을 사실상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오세윤 위원장의 과거 발언도 근거로 제시됐다. 오 위원장은 지난 3월 26일 열린 공동요구안 중간보고회에서 "AI 툴이 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고, IT 노동자는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의 노동자 배제 문제도 지적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분과 위원 8인의 명단에는 사업주 단체, 협회장, 학계 인사만 포함되어 있을 뿐 실제 게임을 만드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 인사는 단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이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재량근로제 대상 직군 확대 추진 즉각 중단, 주 52시간제 유연화 논의에 IT·게임 노동조합 동등 참여,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기조에 부합하는 주 4.5일제 도입 방안 적극 검토를 요구했다. 위원회는 노동자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